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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도시서 AI 도시로"…리바이스 가문 시장의 '샌프란 리빌딩'

샌프란시스코(미국)=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5.10.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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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팩토리 in 2025 테크크런치 디스럽트⑭]
다니엘 로렌스 루리 샌프란시스코 시장 기조 발표
AI·복지·도시재생…'첨단기술 테스트베드 전략'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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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로렌스 루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사진=류준영 기자
다니엘 로렌스 루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사진=류준영 기자

"혁신은 여전히 샌프란시스코의 심장이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웨스트에서 열린 글로벌 스타트업·기술 콘퍼런스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무대에서 다니엘 로렌스 루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단호한 어조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오픈AI, 앤트로픽, 데이타브릭스, 스케일AI 같은 첨단기술 기업이 모두 샌프란시스코의 실리콘밸리 등을 본거지로 삼고 있다"며 "이들의 존재는 단순한 경제적 성취를 넘어 샌프란시스코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루리 시장은 올해 1월 샌프란시스코의 제46대 시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미국 패션 브랜드 리바이스(Levi's) 창업가문 출신으로, 부유한 배경에 안주하지 않고 사회문제 해결에 나선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2005년에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빈곤문제 해소를 위해 비영리단체 '티핑포인트 커뮤니티'를 설립했다. 이 단체는 매년 수천만 달러 규모의 민간 기부금을 운영하며 홈리스(노숙인) 지원, 저소득층 교육, 일자리 창출, 가족 복지 등 다양한 사회사업을 펼치고 있다. 루리 시장은 약 15년간 이 단체의 CEO(최고경영자)로 활동하며 공공과 민간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왔고 도시의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루리 시장이 언급한 4개 기업은 현재 AI 혁신의 중심에 서 있다. '오픈AI'는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ChatGPT)'를 통해 전 세계 기술 패러다임을 바꿔 놓았고, '앤트로픽'은 오픈AI 출신 연구자들이 설립해 '클로드(Claude)' 시리즈를 운영하며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대화형 AI 모델을 개발 중이다. '데이타브릭스'는 기업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AI로 통합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을 제공하고, '스케일AI'는 자율주행차와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 라벨링 및 모델 평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루리 시장은 "다른 도시들은 이런 기업 하나만 있어도 부러워할 것"이라며 "이들의 성장이 샌프란시스코 경제와 기술 생태계 회복의 핵심 동력"이라고 평가했다.


"AI 도시로의 전환"… 규제는 단순하게, 복지는 두텁게


그는 "샌프란시스코는 이들 기업을 위해 모든 문을 열어뒀다"며 "AI 혁신기업 유치를 통해 도시 경제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우선 "복잡한 세금 제도를 단순화하고, 복지는 더욱 촘촘히 설계하겠다"고 덧붙였다. 루리 시장은 "그간 세제가 너무 복잡해 캘리포니아 내 다른 도시보다 불리했다"며 "앞으로는 기업들이 보다 공정하고 단순한 세제 아래에서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다니엘 로렌스 루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사진=류준영 기자
다니엘 로렌스 루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사진=류준영 기자


'마약 도시' 오명 벗겠다… 복지·치유 인프라 확충


그러나 샌프란시스코가 직면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노숙자와 마약 중독자 문제가 심화되며 도시 전체가 '마약 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이는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샌프란시스코 입성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루리 시장은 "샌프란시스코의 노숙 위기는 40년 넘게 이어져 왔지만 지금은 펜타닐 중독이 도시의 가장 큰 위협"이라며 대응책을 제시했다. 그는 "공공복지와 정신건강 치료 인프라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며 "민관 협력 프로그램 '브레이킹 더 사이클'을 통해 400개의 약물·정신건강 치료 병상을 새로 확보하고, 민간 자금 5000만달러(약 711억원)를 유치했다"고 설명했다.

또 "뉴욕의 모델을 참고해 '다운타운개발공사'를 설립, 거리 청소·유니언스퀘어 미화·소매상 복귀 등을 추진한 결과 도심이 다시 활력을 되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첨단기술의 테스트베드…"미래는 이 도시에서 시작된다"


루리 시장은 샌프란시스코를 첨단기술의 '테스트베드'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자율주행차, AI, 헬스케어 등 첨단기술의 상용화 실험을 이곳에서 펼치길 바란다"며 "웨이모 같은 자율주행택시 기업이 보여주 듯, 샌프란시스코는 늘 혁신기술을 가장 먼저 경험하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와 창업가들이 이 같은 모습을 보고 다시 돌아와야 도시의 진정한 부활이 완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 자율주행 택시 웨이모/사진=류준영 기자
구글 자율주행 택시 웨이모/사진=류준영 기자


'가족 주거지 조성' 미래 세대를 위한 주거 혁신


AI 산업의 급성장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의 임대료는 미국 주요 도시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루리 시장은 이에 대한 근본적 해법으로 '가족 주거지 조성'을 제시했다. 그는 "도심과 주요 교통로 주변의 용적률을 높이는 대신 지역 고유의 주거 특성은 유지하겠다"며 "청년 세대와 중산층이 살 수 있는 주택을 늘려 다음 세대가 이 도시에서 일하고 살며 머물 수 있는 기반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루리 시장은 마지막으로 "이제 투자자와 창업가들이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와야 할 때"라며 "우리는 결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며 더 강하고, 더 포용적인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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