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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태양광부터 AI 로봇팔까지...뉴스페이스 개척자들 한자리에

샌프란시스코(미국)=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5.10.28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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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팩토리 in 2025 테크크런치 디스럽트②]
[르포]美 최대 스타트업 콘퍼런스 '디스럽트' 개막
'우주 스타트업 쇼케이스' 무대 오른 4가지 빅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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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크런치 디스럽트 우주 스타트업 쇼케이스'가 열리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우주 스타트업 쇼케이스'가 열리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발표 자료를 보니 로봇팔, AI(인공지능) 자율시스템, 위성 정비 기술 등 여러 요소가 함께 등장하던데요. 이를 어떤 순서로 구축해 나갈 계획인가요?"

"최근 로보틱스 업계는 모든 기능을 하나의 AI 모델로 통합해 학습시키는 방향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습니다. 귀사 제품에는 AI 기술이 어느 정도까지 적용될 수 있을까요?"

2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웨스트. 우주에서 작동하는 AI 기반 로봇팔을 개발 중인 '오비털 로보틱스'의 창업자 에런 보거가 5분간의 사업 발표를 마치자 무대 위 심사위원들이 잇따라 송곳 같은 질문을 던졌다.

심사석에는 에어로스페이스의 데브라 L. 에몬스 부사장 겸 CTO(최고기술책임자), 미 제트추진연구소(JPL)의 톰 쿡 CTO 등 뉴스페이스 분야를 대표하는 주요 글로벌 기업 임원들이 자리했다.
'오비털 로보틱스'의 창업자 에런 보거가 사업모델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오비털 로보틱스'의 창업자 에런 보거가 사업모델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이날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테크크런치 디스럽트'는 북미 최대 딥테크(첨단기술) 스타트업 콘퍼런스다. 미국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로, 창업가·투자자·산업별 기술 전문가 등 약 1만여명이 참여했다. 올해 주요 화두는 '우주와 AI'다.

개장 전 오전 9시,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100m가 넘게 늘어서 있을 정도로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행사장에는 전 세계에서 모인 400여 개 스타트업이 부스를 열거나 사업모델 경연대회에 참가했다.

행사 첫날 우주를 주제로 한 무대에서는 '우주 스타트업 쇼케이스'에 최종 선정된 4개 기업이 각축을 벌였다. 오비털 로보틱스를 비롯해 △우주 위성 데이터 처리에 특화된 '리틀플레이스 랩스' △초저진동 자기부상 기술을 통해 위성의 자세·전력 제어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마그마 스페이스' △위성 간 충돌을 방지하는 궤도 센서와 자율 비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스카우트 스페이스'다.
에테르플럭스의 바이주 바트 CEO(오른쪽)가 진행자와 대화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에테르플럭스의 바이주 바트 CEO(오른쪽)가 진행자와 대화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이어 무대에는 지난 4월 5000만 달러(약 717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업계의 이목을 끈 에테르플럭스의 바이주 바트 CEO가 올랐다. 그는 2014년, 수수료 없는 주식 거래 앱 '로빈후드'를 공동 창업해 수백만 명의 이용자를 끌어모았던 미국 핀테크 업계의 스타다.

바트 CEO가 이번에 내놓은 비전은 '우주 태양광 발전'이다. 그는 지구 저궤도에 수천 기의 위성을 띄워 태양광을 수집·축적한 뒤 적외선 레이저를 통해 지상 고객에게 에너지를 전송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바트 CEO는 "태양광을 우주에서 모으면 지형이나 기후의 제약을 받지 않아 지상보다 훨씬 효율적"이라며 "에너지 풍요의 시대를 상상하면 정말 흥분된다"고 말했다.

그는 로빈후드 이후 우주 분야 창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에 대해 "로빈후드를 하며 이미 자리 잡은 산업에 뛰어들어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기존 우주항공업계는 안전을 강조하다 보니 보수적인데 실리콘밸리의 빠른 실험 문화와 충돌하지 않느냐"고 묻자 바트는 "우리는 그 두 문화를 융합하려 한다"고 답했다.

그는 "한쪽에는 위성 제조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AI·자율자동차처럼 빠른 기술 개발 속도에 익숙한 젊은 엔지니어들이 있다"며 "이 둘을 결합하면 완벽하지 않아도 빠르게 전진할 수 있는 힘이 생기고 그것이 실제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르다 스페이스 인더스트리의 윌리엄 브루이 CEO가 진행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바르다 스페이스 인더스트리의 윌리엄 브루이 CEO가 진행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우주 미세중력 환경을 활용해 지상에서는 제조가 어려운 고부가가치 의약품을 만드는 미국 스타트업 '바르다 스페이스 인더스트리'의 윌리엄 브루이 CEO의 강연도 관객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2020년 설립된 이 회사는 재진입 캡슐을 통해 궤도에서 생산한 의약 물질을 지구로 회수하는 세계 최초의 상업 실증에 성공하며 '우주 의약품 제조' 분야의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브루이 CEO는 "우리가 우주에서 만드는 건 신약 자체가 아니라 제형을 바꾸는 것"이라며 "기존 약물을 주사제, 수액, 알약, 흡입형 등 다양한 형태로 더 유효하게 만드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은 하루 평균 세 기씩 우주로 올라가고 있다"며 "머지않아 '우주에서 제조된 의약품'을 싣고 지구로 귀환하는 캡슐이 매일 떨어지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 시점이 되면 이 산업은 본격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할 것이고, 발사 비용도 더 낮아져 경제성을 확보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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