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컴업(COMEUP) 2025'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2025년 12월 현재 대한민국 시가총액 상위 10위 안에는 벤처 출신 기업이 없습니다. 방산·로봇·우주항공 등 미래산업의 신생 기업이 시총 상위에 우뚝 선다면 우리 경제는 거대한 전환점을 맞게 될 것입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벤처 미래 비전 포럼'에서 "벤처·스타트업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심장이 되도록 정부가 필요한 무기와 탄약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벤처 30주년과 모태펀드 20주년을 맞아 글로벌 기술 경쟁이 격화되는 대전환기 속에서 한국 벤처의 미래 비전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한성숙 장관,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송병준 벤처기업협회장, 이대희 한국벤처투자 대표 등 벤처·스타트업 관계자 120여명이 참석했다.
배경훈 장관은 "국민성장펀드의 AI(인공지능) 펀드 규모를 30조원까지 확대했고 내년도 범부처 연구개발(R&D) 예산 35조5000억원도 확보했다"며 "정부가 확보한 GPU(그래픽처리장치) 역시 상당 물량을 중소·벤처기업에 배정하는 등 중기부와 함께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성숙 장관은 '벤처·스타트업, 유니콘을 넘어 K-빅테크로'를 주제로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 핵심 방향은 △고성능 GPU 등 AI 인프라 확충 △지역 첨단창업허브 구축 △실리콘밸리 수준의 보상 체계·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모험자본 체질 개선 및 선순환 생태계 조성 등이다.
한 장관은 "고성능 GPU 배정을 확대하고 기업당 최대 1000억원까지 성장 자금을 지원하는 등 스타트업의 고속 성장 트랙을 확립하겠다"며 "미국 실리콘밸리에 이어 일본 도쿄, 싱가포르, 런던 등에도 거점을 두고 글로벌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인재 확보 방안도 제안했다. 그는 "스톡옵션 등 보상체계를 글로벌 수준으로 재설계해 우수 인재가 국내 벤처에서 일할 수 있게 하겠다"며 "유니콘·데카콘 기업도 벤처정책 범위에 포함해 성장 사다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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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갈등·높아진 K-컬쳐 위상…"해외 진출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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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벤처 미래 비전 포럼에서 진행된 벤처인 자유 대담 현장/사진=남미래 기자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눔(Noom)의 정세주 대표는 특별 강연에서 미국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확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모태펀드와 팁스 등 한국의 벤처정책은 지난 30년간 세계가 주목할 만큼 발전했다"면서도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만큼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갈등과 K-컬처 인기 확산을 '한국 창업가에게 주어진 절호의 기회'로 꼽았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이미 중국 출신 임원이 배제되고 그 자리에 한국인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AI 시대에는 문화 데이터가 핵심이고, K팝·K푸드·K콘텐츠 등 K-컬처가 그 원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주 대표 발표 이후에는 벤처인 자유 대담이 이어졌다. 이기하 사제파트너스 대표를 비롯해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채명수 노타(43,750원 ▼1,450 -3.21%) 대표, 우성훈 아모지 대표, 성상엽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대표, 김슬아 컬리 대표, 김하연 나눔비타민 대표 등이 참여해 현장의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기업가치 2조원을 인정받은 리벨리온의 박성현 대표는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 전략을 묻는 질문에 "경쟁사에 엔비디아가 있다는 것은 축복"이라며 "설사 맞아 죽더라도 엔비디아에 맞아 죽겠다는 각오와 비전을 투자자에게 설명해 공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최근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노타의 채명수 대표는 상장 과정에서 창업자 지분율 규제가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 유치 과정에서 지분이 희석될 수밖에 없는데, 한국은 상장 시 일정 지분율을 요구해 부담이 크다"며 "복수의결권 제도가 도입됐지만 실제 활용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기하 대표도 "미국은 창업자 지분이 거의 없어도 상장이 가능하다"며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
한성숙 장관은 "벤처의 역사는 기술 위에서 빛났지만 그 기술을 움직인 것은 결국 벤처인의 도전 정신이었다"며 "오늘 포럼에서 얻은 현장의 속도감과 문제의식을 정책 이정표로 삼아 우리 벤처가 세계 시장을 호령할 수 있는 튼튼한 기반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중기부는 이번 포럼에서 논의된 현장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우리 벤처생태계의 한 단계 높은 성장을 뒷받침할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