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벤처·스타트업 투자흐름을 쫓아가면 미래산업과 기업들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 주간 발생한 벤처·스타트업 투자건수 중 가장 주목받은 사례를 집중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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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내 현대重 자동차 조립 로봇자동차 산업은 산업용 로봇을 가장 많이 쓰는 분야 중 하나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생산 공장에 도입된 로봇이 100만대를 넘어섰다. 전체 산업용 로봇의 3분의 1 수준이다. 특히 한국은 산업용 로봇 밀도 1위 국가로, 노동자 4명당 1대꼴로 로봇이 배치될 정도다.
하지만 로봇이 많다고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는 건 아니다. 복잡한 공정에서 수백대의 로봇이 충돌 없이 움직이기 위해선 사람이 각 로봇의 역할과 경로를 일일이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만 통상적으로 수개월이 걸린다.
이런 복잡한 설계 과정을 AI로 자동화해 산업용 로봇의 '교통정리' 솔루션을 개발한 스타트업이 있다. 현대차(199,000원 ▼2,500 -1.24%)에서 분사한 로아이는 설립 3개월 만에 14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투자에는 퓨처플레이, 슈미트, 마크앤컴퍼니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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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서 분사…車 제조로봇 설계 10년 전문가가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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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아이 개요/그래픽=이지혜로아이는 현대자동차 제조솔루션본부에서 분사한 기술 기반 기업이다. 홍석의 대표는 약 10년간 현대차에서 근무하며 AI 기반 다중로봇 오프라인 프로그래밍(OLP) 프로토타입 기술을 개발하는 등 디지털전환(DX), AI 제조기술 개발, 신차개발생산기술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전아람 퓨처플레이 수석심사역은 "홍석의 대표는 자동차 제조공정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단순한 로봇 제어를 넘어 전체 공정을 아우르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는 창업팀"이라고 평가했다.
로아이의 핵심 제품인 셀로는 제조공정의 설계부터 로봇 제어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통합 플랫폼이다. 특히 셀로의 핵심 기술인 '연속 동작 최적화'는 협소한 제조공정 공간에서 로봇이 충돌 없이 연속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경로를 자동 생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웹 기반의 '셀로 워크스페이스'에서 3D 환경으로 공장을 설계하고 생산 과정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전 심사역은 "과거엔 엔지니어가 직접 로봇의 동작을 시뮬레이션하며 조정해야 했지만 셀로는 제품 정보만 입력하면 수백대의 로봇도 자동 배치 및 제어가 가능하다"며 "셀로 도입 결과 3개월이나 걸리던 이 기간이 90% 가량 감소하는 성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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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동차 산업에 진출…'원클릭팩토리' 실현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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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아이의 산업용 AI 로보틱스 솔루션 셀로 워크스페이스 이미지/사진제공=로아이셀로의 상용화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로아이는 지난해 현대차 울산 제네시스 전기차 공장과 현대차 싱가포르 법인에서 셀로를 활용한 PoC(개념 검증)를 완료했다. 올해부터는 현대차의 특정 공정에 셀로만으로 자동화 작업을 수행하는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전 심사역은 "사내벤처 출신이라 현대차를 첫 고객으로 확보했고 이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일본 등 해외 완성차 업체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동차 산업은 전 세계 자동화 수요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시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로아이는 이번 투자 유치를 바탕으로 △2025년 하반기 셀로 워크스페이스 베타 버전 출시 △AI 및 로보틱스 분야 핵심 인재 채용 △국내외 제조사와의 AI 자동화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또 완전 자율생산을 실증할 테스트베드 공장 구축에도 착수해 기술 고도화와 실증 역량을 함께 확보할 예정이다.
전 심사역은 "로아이는 기업에게 투자 대비 효율성이 가장 높은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클릭 한 번으로 공정을 완성하는 '원클릭 팩토리'를 실현하는 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