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모 쓰셨나요?" 중대재해 막는 비전AI...9조 시장 잡는다

고석용 기자 기사 입력 2025.07.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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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트렌드] 산업안전 해결사로 떠오르는 AI기술

[편집자주] 혁신은 잔잔한 물결처럼 다가오다가 어느 순간 거대한 너울로 변해 세상을 뒤덮습니다. 경제·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를 발굴하고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분석해 미래 산업을 조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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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AI 기술로 작업자의 안전모 착용 여부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세이지의 세이지세이프티 /사진=세이지 홈페이지
비전AI 기술로 작업자의 안전모 착용 여부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세이지의 세이지세이프티 /사진=세이지 홈페이지
영상이나 사진의 내용을 분석하는 비전AI(인공지능) 기술이 산업현장의 안전관리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다. 비전AI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저렴한 비용으로도 산업현장의 안전관리 수준을 높일 수 있게 돼서다. 특히 새 정부 들어 산업 재해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기업들이 비전AI에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스마트안전보건박람회'에는 비전AI 기술을 토대로 현장 위험성을 분석·관리해 재해를 예방하는 스타트업들의 솔루션들이 전시됐다. 이 같은 기술이 등장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비전AI 기술력이 고도화하면서 실효성이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화되고 새 정부가 산업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면서 관련 솔루션에 대한 수요도 커지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일 2명의 사상자를 낸 인천 계양구 맨홀 작업 사고와 관련해 관련 부처들에 "일터의 죽음을 멈출 특단의 조치를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에도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했었다.


현장 위험성 빠르고 정확하게 감지하는 AI기술


비전AI기술 기반의 산업안전 분석·관리 솔루션/그래픽=윤선정
비전AI기술 기반의 산업안전 분석·관리 솔루션/그래픽=윤선정
스타트업 웜블러드와 더플래닛세이프티는 공동 개발한 AI 기반 건설·중공업 현장 위험성 평가 솔루션 '세이프티 스냅'을 전시했다. 공정별로 안전관리자나 근로자들이 작업환경을 촬영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위험성을 식별하고 KOSHA(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기준에 따른 평가서까지 작성해주는 기술이다. 예측 정확도 98.7%로 통상적인 사람의 예측 정확도(72%)보다 높다.

조원정 웜블러드 대표는 "공정별 위험 요소를 면밀하게 차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의무를 이행했다는 걸 증명하는 솔루션"이라며 "특히 보고서를 문서로 작성하고 관리하는 방식에 비해 편리하고 솔루션 비용도 많이 들지 않아 사업주들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 세이지도 비전AI 기반의 위험 감지 솔루션 '세이지세이프티'를 개발했다. CC(폐쇠회로)TV 영상을 기반으로 화재, 연기 등 환경변화는 물론 근로자들의 쓰러짐이나 안전모 미착용 등을 감지하는 AI 솔루션이다. 가장 큰 특징은 기존 CCTV 인프라와의 손쉬운 연동이다. 세이지는 저사양 CCTV나 관제용 PC로도 정교하게 이벤트를 탐지할 수 있어 별도의 고비용 인프라 투자가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원모어시큐리티의 '원모어아이 선별관제'도 CCTV 기반 산업안전 이벤트 탐지 솔루션을 공개했다. VLM(비전-언어모델) 기반 솔루션으로 학습되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도 이상 여부를 감지하고 대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원모어시큐리티 측은 "사전에 정의되지 않은 사물이나 사람도 식별하고 설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미스릴도 비전AI를 활용한 산업재해 관리 솔루션 '가디언-알파'를 선보였다. 가디언-알파는 CCTV로 위험을 모니터링하는 데서 나아가 생산설비와 연동해 예방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안전 장비가 미흡한 근로자에게는 출입문을 열지 않거나 현장에서 위험 요소가 발견될 경우 설비를 정지하는 방식이다.


'안전 감지' 진화한 비전 AI…글로벌 시장 연평균 18%씩 성장


성장하는 AI기반 산업안전 시장 규모/이미지=그랜드리서치뷰
성장하는 AI기반 산업안전 시장 규모/이미지=그랜드리서치뷰
업계는 앞으로 산업현장에 비전AI 솔루션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VLM 등 AI 기술 고도화로 인식률 자체가 높아졌을 뿐 아니라 복잡한 환경에서도 사람처럼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되면서다. 솔루션 자체의 가격을 낮추고 저화질 CCTV에서도 상황을 식별할 수 있도록 해 도입 비용을 낮춘 것도 특징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비전AI를 포함한 AI 기반 산업안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2024년 기준 AI 기반 산업안전 시장규모가 25억7110만달러(3조5600억원)에서 2030년 67억8800만달러(9조3800억원)로 연평균(CAGR) 18.2%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새 정부의 산업안전 규제 강화 움직임이 시장을 더욱 빠르게 키우고 있다. 미스릴 관계자는 "정책 변화로 도입 문의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게 체감되고 있다"고 말했다. 웜블러드 관계자도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사고가 발생할 때의 피해가 훨씬 크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안전관리 투자 의지가 확실히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건설·산업현장이나 제조업의 AI 도입은 적극적이지 않지만 한 번 도입되기 시작하면 빠르게 확산한다"며 "시장 수요가 커지면서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기술이 좋냐에 더해 도입 비용을 경쟁사보다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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