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혁신은 잔잔한 물결처럼 다가오다가 어느 순간 거대한 너울로 변해 세상을 뒤덮습니다. 경제·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를 발굴하고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분석해 미래 산업을 조망합니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국내 AI검색 스타트업들/그래픽=이지혜AI(인공지능)을 활용한 검색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면서 글로벌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위상이 조금씩 흔들리는 모양새다. 국내에서도 오픈리서치, 라이너, 뤼튼테크놀로지스 등 스타트업들이 특화된 AI 검색 서비스로 이용자를 빠르게 늘려나가고 있어 네이버, 다음 등 포털과 구글 중심의 검색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 오픈리서치가 지난 3월 출시한 AI 검색 솔루션 'oo.ai'는 지난달 출시 2개월여만에 MAU(월간활성사용자) 200만명을 넘어서는 성과를 기록했다. 검색어를 입력하면 AI가 웹 문서를 분석해 답변을 요약·제공하는 솔루션이다. 사용자환경을 대화형 대신 기존 검색솔루션과 유사하게 구성하고 빠르고 간결한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AI 검색 솔루션 라이너도 최근 누적 가입자 수 110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사용자 95% 이상이 미국, 캐나다 등 해외 사용자다. 라이너는 정확도가 높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 특화한 AI 검색 솔루션이다. 라이너가 당초 웹페이지에서 사용자가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부분을 메모하던 솔루션에서 시작한 만큼, 이 데이터를 쌓아 정확도를 높였다.
뤼튼테크놀로지스가 운영하는 뤼튼도 최근 웹페이지·앱 통합 MAU 800만여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MAU 500만명을 기록한 후 1.5배 이상 성장했다. 뤼튼은 글·이미지 창작이나 일상 업무 지원하는 데 특화된 AI 솔루션이다. 기존 검색·포털이 제공하던 '실시간 검색어 순위' 등을 제공하면서 AI 검색 수요도 공략하고 있다.
스타트업들의 AI 검색 솔루션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건 이들이 기존 검색 솔루션들의 번거로움을 해소하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이나 네이버 등 기존 검색 솔루션은 정보를 얻기 위해선 검색어를 입력한 후 사용자들이 일일이 제시된 웹페이지에 들어가 정보를 획득해야 했다. 반면 AI 검색 솔루션들은 이런 절차를 AI에 맡겨 검색 시간을 단축시키고 편리성도 높였다. 사람을 대신해서 검색을 하고, 자료를 요약해주는 AI/ 일러스트=챗GPT이미 해외에선 AI 검색 솔루션 스타트업들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SK텔레콤, 삼성전자가 투자한 퍼플렉시티다. 퍼플렉시티는 최근 투자유치 라운드에서 140억달러(20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중국 바이두 출신들이 2023년 설립한 젠스파크(Genspark)도 5억3000만달러(7300억원)의 기업가치를 기록했다.
AI 검색 솔루션 활용이 늘면서 구글의 검색 점유율은 하락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탯카운터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구글의 전 세계 검색 점유율은 89.7%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90% 아래로 떨어졌다. 2년 전 93%, 1년 전 91%에서 지속적인 하락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도 자신의 X에 구글의 점유율 감소 소식을 전하며 "AI는 검색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추세가 빨라지면서 기존 검색 솔루션들도 AI 검색 기능을 도입하고 있다. 구글은 올해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제미나이 2.5를 활용한 새로운 검색 기능인 'AI 모드'를 공개했다. 네이버(NAVER(243,500원 ▲37,000 +17.92%)) 역시 지난 3월 검색 결과를 AI가 요약해 상단에 보여주는 'AI 브리핑' 서비스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 등 빅테크의 AI 검색 기능 도입, 퍼플렉시티 같은 해외 AI 검색 솔루션 유입 등으로 국내 AI 검색 시장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빅테크나 해외기업이 가지지 못한 디테일한 특화 서비스 등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면 성장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