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신동운 IBK벤처투자 대표이사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지금 시장은 모두가 AI(인공지능)를 외치지만 펀드 회수 시점인 5년 뒤에는 어떤 영역이 제2의 AI가 될지 모릅니다. 성장가도를 달리는 기업뿐만 아니라 현재 머물러 있는 기업과 산업에도 눈을 돌려 새로운 패러다임을 빨리 캐치해야 합니다."
올해 2월 IBK벤처투자 사령탑에 오른 신동운 대표의 경영 화두는 '외형 성장'과 '다변화'다. 최근 유니콘팩토리와 만난 신 대표는 출범 3년 차를 맞은 회사의 투자 영토를 넓히는 데 사활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시장 유행에 휩쓸리기보다 직접 기업을 운영해 본 '경영자형 심사역'으로서의 내공을 발휘해, IBK벤처투자만의 색깔을 시장에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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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VC·PE 경험…문피아 '밸류업' 이끈 사령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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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대표는 투자업계에서 보기 드문 '현장형 전략가'로 통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약 7년간 근무한 뒤 2007년 한화기술금융을 시작으로 투자업계에 뛰어들었다. 이후 SBI인베스트먼트(638원 ▲17 +2.74%), 에스투엘파트너스 등을 거치며 20년 넘게 CRC(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펀드부터 신기술사업투자조합, PEF(사모펀드)까지 다양한 펀드를 운용한 경험을 갖고 있다.
심사역 시절 교통시스템(ITS) 기업 세인시스템에 50억원을 투자해 약 2배를 회수했고, 바디프랜드에도 220억원을 집행해 1.7배 수준의 성과를 냈다. 대표적인 성과는 2016년 문피아 투자다. 당시 290억원을 투입해 1300억원 이상을 회수하며 4배가 넘는 수익을 기록했다.
비결은 단순한 자금 공급을 넘어선 '직접 경영'에 있었다. 그는 재무적 투자자(FI)에 머물지 않고 직접 대표이사를 맡아 5년간 경영 전면에 나섰다. 네이버·카카오와 정면으로 싸우는 대신 신인 작가 등용문 역할에 집중하며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매출은 12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인력은 20명대에서 120명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그는 "투자한 회사에 경영인으로 직접 참여했던 5년의 경험은 회사 경영과 투자 업무 노하우를 한층 끌어올린 소중한 시간이었다"라며 "초기기업을 성장시켜본 경험을 살려 VC 대표로서 IBK벤처투자의 성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IBK벤처투자는 출범 3년 만에 블라인드 펀드 7개 등을 결성하며 운용자산(AUM) 2800억원을 확보했다. 다만 신생 VC 특성상 상당수 펀드를 공동 운용(Co-GP) 방식으로 조성해왔다. 신 대표는 "단독 GP 도전을 위해 트랙레코드 확보가 필요한 만큼 당분간 Co-GP 전략은 유지하면서 프로젝트 펀드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단독 펀드 결성이 가능한 운용사로 나아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올해는 총 2500억원 규모 펀드 결성을 목표로 삼았다. 지난 4월 42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펀드 결성을 마친 상태이며, 추후 프로젝트 펀드 2개 정도를 추가 결성하고 블라인드 펀드를 모아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하반기부터는 회수 실적도 점진적으로 가시화될 전망이다. 엑시트 가능성이 높은 포트폴리오가 다수 대기 중이며, 최근 투자한 유니콘 기업 업스테이지 역시 비교적 빠른 회수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트랙레코드(펀드 운용 성과)를 축적해 단독 GP 도전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IBK벤처투자 개요/그래픽=임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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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서 K-콘텐츠까지…'창공' 시너지로 투자 영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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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운 IBK벤처투자 대표이사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투자 영역도 대폭 확장한다. 기존의 딥테크위주에서 벗어나 방산, 에너지, 문화 콘텐츠 분야로 눈을 돌린다. 특히 'K-컬처 펀드'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급성장 중인 숏폼 드라마(마이크로 드라마) 등 새로운 영역을 선도할 한국 기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IBK금융그룹의 창업 육성 플랫폼 '창공(創工)'과의 시너지 극대화에도 집중한다. 올해 전체 투자 목표액 1250억원 가운데 40% 이상을 설립 5년 미만의 초기 스타트업에 배정할 계획이다. 데스밸리 극복에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에 창공 펀드로 1차 마중물을 대고, 올해 선정된 팁스(TIPS) 운용사 자격을 활용해 R&D(연구개발) 자금을 연계할 방침이다.
IBK벤처투자가 투자한 기업이 성장하면 IBK캐피탈의 2차 투자 등으로 스케일업을 지원하고, IBK투자증권이 주관사가 돼 기업공개(IPO)를 돕는 방식으로 계열사 간 협업과 '생산적 금융'의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체계도 확립했다. 반기별 현금잔액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해 기업의 자금 흐름을 상시 모니터링한다. 위기 신호를 빠르게 감지해 추가 펀딩이나 경영 지원에 나서기 위함이다.
신 대표는 외형 성장과 함께 내실을 다지기 위한 내부 역량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심사 인력을 12명에서 14명으로 늘리고 조직을 3개 팀으로 개편해 초기와 중기 투자, 바이오·콘텐츠 분야 투자 등 전문성을 세분화했다. 올해와 내년에는 심사역 10명 가량을 추가로 충원할 계획이다.
심사역 출신인 그는 '소신 있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투자 심사 시 IR 단계부터 많은 인력을 참여시키고, 직급에 얽매이지 않는 난상토론을 장려하도록 기업 문화를 바꿨다. 그는 "투심 단계에서 심사역이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다"라며 "모르는 것이 있다면 당황하거나 부끄러워하지 말고 회사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자유롭게 질문하라고 주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