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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4년 전세계 QLED(퀀텀닷발광다이오드) TV 판매량은 2275만대를 기록했다. 전체 TV 시장의 QLED TV 점유율은 10.9%로, 처음으로 점유율 10%를 넘어섰다.
매년 QLED TV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제조사들은 전 조립공정을 자동화하지 못하고 있다. TV의 핵심인 퀀텀닷(QD) 필름이 얆은 탓에 스크래치나 찍힘의 우려가 있어 필름 운반이나 조립은 숙련된 기술자가 담당한다.
최근 QD 필름 조립 자동화의 가능성을 연 스타트업이 있다. 4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큐텍이 주인공이다. 이번 투자는 로드인베스트먼트가 리드하고 키움자산운용, JB우리캐피탈, 에코캐피탈, 티케인베스트먼트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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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TV 제조사가 엄지척...하반기 본격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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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LED TV는 LCD 패널과 백라이트 사이에 무기물인 QD 필름을 붙인 프리미엄 TV다. QD는 나노미터(nm) 크기의 초미세 반도체 입자다. QD에 빛을 투과하면 정밀한 색 표현이 가능하고,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섬세한 장면을 완성해준다.
QLED TV의 내부는 LCD 패널, QD 필름, 확산판, 도광판, 반사시트, 백라이트(광원) 등으로 구성된다. 큐텍은 QD 필름과 여러장의 확산판을 결합한 QD 플레이트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현재 글로벌 TV 제조사의 기술 검증을 거쳐 하반기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석민 로드인베스트먼트 전무는 "그동안 디스플레이는 발전을 했지만 TV 조립 공정은 혁신이 적었다"며 "TV 제조사들이 QD 플레이트로 공정 자동화를 시도하고, 원가절감을 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QD 필름과 확산판은 물성이 달라 결합하기가 쉽지 않은데 큐텍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며 "QLED TV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만큼 큐텍이 솔밴더(단독공급자)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을 본다"고 했다.
이 전무는 큐텍 투자 결정에 대해 △뛰어난 기술력 △기존 사업의 안정적인 매출 △TV 제조사의 QD플레이트 채택에 따른 매출 성장 △조기 IPO(기업공개) 기대감을 꼽았다.
큐텍은 LCD 패널용 광학필름을 생산하는 신화인터텍의 마케팅 본부장 출신인 김동욱 대표가 2021년 3월 설립했다. 김창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국내 최초로 하드몰드 방식의 프리즘 시트, LED TV용 복합시트 등을 개발했다.
큐텍 개요/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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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TV 제조사들도 러브콜 기대...2027년 IPO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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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텍은 이번 시리즈A 투자금으로 생산능력(CAPA)을 2배 늘리고, 8월부터 QD 플레이트 대량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미 TV 제조사와 기술검증 및 시험생산을 마친 상태다.
로드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12월 글로벌 TV 제조사가 QD 플레이트를 테스트할 때부터 투자를 검토했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은 더 높은 밸류에 투자를 하더라도 테스트 결과가 나온 뒤 투자를 결정하고 싶어했다.
이 전무는 "최근 기관들은 스타트업 투자 할 때 회수 기간이 길어지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다"며 "반면 큐텍은 기존에 TV용 광학필름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고, QD 플레이트 판매에 따른 실적 퀀텀점프로 조기 IPO가 가능하다고 봤다"고 했다.
큐텍은 지난해 70억5000만원을 매출을 올렸고, 올해 예상 매출액은 210억원이다. 이 가운데 QD 플레이트 등 신사업에서 15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이 전무는 큐텍이 2027년 상반기 상장예비심사청구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특히 큐텍의 QD 플레이트에는 환경 유해물질인 카드뮴이 들어가 있지 않다. 카드뮴은 퀀텀닷 디스플레이의 성능을 높이는 소재지만, 독성이 강한 발암물질이다. 유럽연합(EU)이 카드뮴 함유 규제를 확대함에 따라 비카드뮴 QLED TV 제조가 늘어나고 있다.
이 전무는 "비카드뮴 QLED TV를 제조하려는 중국 기업들도 큐텍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QD 플레이트에 결합하는 확산판의 수를 늘리는 기술고도화를 통해 독점적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