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조 가치' 테크기업들 일궜다…'네이버 D2SF' 10년의 발자취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5.05.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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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 /사진=네이버 제공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 /사진=네이버 제공
"대부분의 CVC(기업형 벤처캐피탈)는 모기업에 전략적 기여를 목표로 시작하지만 결국 재무투자 형태로 변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네이버 D2SF는 인하우스(내부)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재정적 압박에서 자유로워 장기적 관점의 전략적 투자가 가능하다."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은 13일 열린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서 "국내 CVC들은 주로 투자법인이나 투자 자회사 형태로 운영돼 재정적 자립에 대한 압박이 크다. 재무 투자로의 전환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015년 5월 출범한 네이버 D2SF는 CVC 성격을 가진 내부 조직이다. 초기 단계 기술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해 성장을 돕고, 네이버의 다양한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주력한다. 이날 행사는 네이버 D2SF 출범 10주년을 기념해 개최됐다.

네이버 D2SF는 10년간 115개 스타트업에 투자했으며, 투자의 99%가 초기 단계(시드·시리즈A)에 집중됐다. 포트폴리오의 생존율은 96%에 달한다. 이들의 누적 기업가치는 5조2000억으로, 2021년 6주년 때 추산했던 1조3000억원(70개사)에서 4배 늘었다.

투자 기업의 기술 분야는 AI(인공지능)이 절반 이상(54%)을 차지한다. 로보틱스, 모빌리티, 블록체인, 3D 등의 기술 분야에도 적극 투자해 왔다. 네이버와 구체적인 협업 아젠다를 발굴한 스타트업의 비율은 64% 수준이다.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 /사진=네이버 제공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 /사진=네이버 제공
양상환 센터장은 "네이버 D2SF의 중요한 3가지 원칙이 있다. 첫 번째는 시장을 만드는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라며 "당장 협력 접점이 없어도 우수한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다는 게 다른 CVC와의 차별점"이라고 했다.

양 센터장은 대표적인 사례로 △AI 반도체 칩을 설계한 '퓨리오사AI' △로봇 SW 기업 최초 상장사인 '클로봇 (18,900원 ▲950 +5.29%)' △AI 데이터 플랫폼 최초로 상장한 '크라우드웍스 (15,420원 ▼1,530 -9.03%)' 등을 꼽았다.

네이버 D2SF는 투자 이후에도 입주 공간과 클라우드 인프라 제공, PR·마케팅 등 다양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들의 성장을 견인해 왔다. 양 센터장은 "D2SF와 협력하는 팀들은 시드 단계에서 데스밸리를 빠르게 통과하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번째 원칙이 관계 형성의 중요성"이라며 "투자한 기업뿐만 아니라 공간에 입주한 모든 스타트업이 하나의 커뮤니티다. 135개의 스타트업이 이 공간을 활용해 제품을 개발했으며, 1200명의 전문가들이 이 공간을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가장 중요한 마지막 원칙이 '일단 쏘고 그 다음에 맞춘다(Fire then Fit)'는 것"이라며 "일반적인 CVC는 내부 필요성과 전략적 결합 가능성을 먼저 분석한 후 스타트업에 투자하지만 우리는 이와 반대로 먼저 투자한 후 시너지를 맞춘다"고 말했다.

양 센터장은 "초기 투자 시점에는 네이버와의 시너지 창출 가능성이 39% 정도로 예측됐지만 투자 후 2-3년 경과하면서 시너지 창출 확률이 60% 이상으로 크게 증가했다"며 "현재까지 220여건의 협력 아젠다가 발굴됐다"고 전했다.

네이버 D2SF는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북미로 영역을 확장해 글로벌 스타트업들과도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양 센터장은 "지난해 10월 실리콘밸리에 'D2SF US'를 설립했다. 더 큰 시장과 협력을 위해서는 더 큰 자본과 자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D2SF가 투자한 스타트업의 81%가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 중이다. 스타트업이 더 큰 시장과 협력 기회를 찾아 해외로 진출하는 것은 필연적이며 당위적인 선택"이라며 "한국과 북미 스타트업 생태계를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 D2SF는 연 2회 캠퍼스 기술창업공모전을 운영하며 창업 전 단계인 학생창업팀 발굴·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양 센터장은 "초기에 뿌린 씨앗이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네이버와 스타트업 간 협력으로 발전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AI 시대에는 독점적 데이터 확보가 가능한 영역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기존 인터넷 기반 데이터를 넘어선 새로운 형태의 데이터 확보가 가능한 기업을 중점 발굴하고 헬스케어, 리걸테크, 파이낸스 등의 영역에서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D2SF 10주년 축하 서면 메시지에서 "네이버는 기술로 출발해 기술로 성장한 기술 DNA를 갖고 있다. 그렇기에 기술을 중시하고 경쟁력 있는 기술의 가치를 알아보고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는 데 네이버가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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