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막는 소형 반도체,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 개발

박건희 기자 기사 입력 2024.02.2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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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최양규·류승탁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

연구팀이 개발한 보안용 암호 반도체 소자의 개념도. 단일 트랜지스터를 기반으로 해 난수 발생에 드는 전력 소모량과 기기에서 차지하는 면적을 기존보다 수 천 배 이상 줄였다. /사진=KAIST
연구팀이 개발한 보안용 암호 반도체 소자의 개념도. 단일 트랜지스터를 기반으로 해 난수 발생에 드는 전력 소모량과 기기에서 차지하는 면적을 기존보다 수 천 배 이상 줄였다. /사진=KAIST


국내 연구진이 해킹을 막는 보안용 암호 반도체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현존하는 반도체 설비만으로 낮은 비용을 들여 대량생산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최양규·류승탁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보안용 암호반도체 '크립토리스토(cryptoristor)'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트랜지스터(소자) 하나로만 구성된 난수발생기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2월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보안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난수발생기'다. 난수발생기는 무작위로 0과 1을 출력해 정보를 암호화 또는 복호화 하는데 사용한다. 이를 통해 해킹 시도를 차단할 수 있다.

난수발생기는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보안 칩인 AES(Advanced Encryption Standard)의 핵심 요소다. AES 보안 칩 전체 면적의 75%, 에너지 소모에선 85% 이상을 차지한다. 보안칩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저전력에서도 구동 가능한 소형 난수발생기를 먼저 개발해야하는 이유다. 특히 모바일 사물인터넷(IoT) 환경에서 유용하게 활용하려면 저전력·초소형 난수발생기가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단일 트랜지스터를 기반으로 해 전력 소모량과 기기 내에서 차지하는 면적을 기존보다 수 천 배 이상 줄인 작은 보안용 암호반도체 '크립토리스토(cryptoristor)'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크립토리스토는 무작위로 전압을 출력해 0과 1을 예측 불가능하게 내보낸다. 0과 1이 무작위로 나오기 때문에 매번 두 수의 배열이 다르다. 해커가 암호화된 데이터의 알고리즘을 파악하려고 해도 수의 배열이 매번 달라 예측 자체가 어렵다.

연구팀은 "국내외적으로 유사 특허가 단 한 건도 없고 연구로도 구현한 사례가 없는 세계 최초의 시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랜지스터 자체는 기존 논리 연산용, 메모리용 트랜지스터와 동일한 구조이기 때문에 현존하는 반도체 설비를 이용해 100% 양산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저비용으로 빠르게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김승일 KAIST 박사 과정생은 "기존 연구 대비 에너지, 집적도, 비용 측면에서 탁월한 장점을 갖고 있어 특히 IoT 기기 환경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 국가반도체연구실지원핵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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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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