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시장 게임체인저될 것...JV 설립 개도국·중진국 공략"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5.12.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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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권익환 샤픈고트 대표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권익환 샤픈고트 대표 /사진=샤픈고트 제공
권익환 샤픈고트 대표 /사진=샤픈고트 제공
반복되는 재난사고에도 불구하고 재난안전산업은 여전히 사후약방문식 대응에 머물러 있다. 기후 변화를 비롯해 다양한 환경적·산업적 요인으로 위험 요소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재난안전 분야의 기술 혁신과 데이터 기반 대응은 더디기만 하다.

특히 이 시장은 상당히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며 새로운 기술이 진입하기에는 허들이 굉장히 높은 특징을 보인다.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데이터 기반 재난 대응 플랫폼'을 주창하며 아무런 외부 투자유치 없이 자생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있어 주목된다.

AI(인공지능)와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아우르며 다양한 재난안전 솔루션과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는 '샤픈고트'다. 샤픈고트(SCHAFFENGOTT)는 독일어로 '창조의 신'을 뜻한다.

권익환 샤픈고트 대표는 "창조의 신이라는 이름처럼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것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담았다"며 "혁신적인 성과가 기업의 성장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스마트 소화기 '트리토나', 던지기만 하면 화재진압


/그래픽=윤선정
/그래픽=윤선정
샤픈고트는 지난해 1월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의 간판 코너인 '스타트UP스토리'에 소개된 바 있다. 당시 스마트 소화기 '트리토나'를 주축으로 하던 사업은 현재 다양한 재난안전 기기와 솔루션으로 확장됐다.

트리토나는 AI가 연동된 소화기이자 융복합 보안 시스템이다. 단순히 불을 끄는 기능을 넘어 화재 예방 및 범죄 모니터링까지 담당하는 제품이다. 겉보기에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텀블러와 비슷하며 모던한 디자인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위급 상황 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곳에 배치할 수 있도록 디자인에 중점을 뒀다. 핀을 뽑고 호스를 잡아야 하는 기존 분말형 소화기와 달리 내부에 액상 소화탄이 내장돼 있어 불이 났을 때 던지기만 하면 화재를 진압할 수 있다. 던지면 순식간에 불을 꺼 탈출로도 마련해 준다.

특히 트리토나는 화재 감지는 물론 침입 감지도 가능하다. 겉면에 부착된 고성능 열감지 센서가 실시간으로 위험 상황을 감지하며, 설치된 환경에서 수집한 센서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평소와 다른 비정상 상황이 감지되면 경고를 보낸다.

권익환 대표는 "감지 센서에 의존하는 기존 시스템과 달리 AI 알고리즘을 개발·적용함으로써 오작동을 크게 개선한 것이 장점"이라며 "지속적인 머신러닝을 통해 화재 및 연기 감지의 정밀도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B2G 시장 뚫고 B2B 공략


샤픈고트는 트리토나 외에도 △화재진화·연기배출을 위한 재난안전 시스템 '이너탭' △차량·건물용 비상탈출 유리 파쇄장치 '예가' △어둠 속 신속한 탈출을 돕는 비상조명·탈출장치 '옥타곤' △고정·휴대용 AI 연동 다목적 재난안전시스템 'M2' 등의 제품을 출시했다.

권 대표는 "샤픈고트의 사업모델은 단순히 소화기를 제조하는 회사가 아니다"며 "핵심은 AI와 IoT 기술이 적용된 다양한 하드웨어, 여러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액상소화약제 기술, 이 하드웨어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관제 시스템에 있다"고 강조했다.

샤픈고트는 시장 진입 초기 공신력 확보를 위해 B2G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권 대표는 "재난안전 시장에서 혁신 제품 수요가 있지만, 실제론 검증되지 않은 제품은 절대 도입하지 않으려는 극도로 보수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고 했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샤픈고트는 UN(국제연합)을 비롯한 국내외 1500여곳의 시장에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국내 주요 기관으로는 한국조폐공사, 한수원, 정부세종청사, 경찰청, 해군, 해양경찰청 등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B2B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권 대표는 "최근 재래시장 600개 점포에 제품을 공급했다"며 "다양한 환경에 제품이 설치될수록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이는 곧 우리의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GDIN 지원 통해 체코 JV 설립…글로벌 진출 가속


권익환 샤픈고트 대표 /사진=샤픈고트 제공
권익환 샤픈고트 대표 /사진=샤픈고트 제공
샤픈고트는 처음에는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시장 진입 전략을 수립했으나 지금은 전략을 전환해 개발도상국과 중진국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권 대표는 "개도국이나 중진국이 스마트시티와 같은 새로운 시장에 더 적극적이고 오픈 마인드로 접근하고 있다"며 "실제로 태국에서는 일개 시행사 단독으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 1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 현장을 목격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샤픈고트는 GDIN(글로벌디지털혁신네트워크)의 지원을 받아 체코기업 UTP글로벌과 현지 JV(합작법인)를 설립하고 글로벌 진출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그는 "GDIN은 기술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언어로 설명돼야 하는지를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고 했다.

권 대표는 "체코 1위 소방회사에 제품 납품을 위한 초기 견적이 들어갔고, 현지 업체 요청에 따라 커스터마이징된 디자인을 입히기 위한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은 동남아시아 진출을 위해 1년 넘게 협의중인 결실이 나올 시점"이라고 말했다.

샤픈고트는 단 한 번도 외부 투자를 받지 않고 자생적으로 성장해 왔다. 70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글로벌 재난안전 시장에서 단순히 대응·예방 기술 기업이 아닌 재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이를 보험·안전 서비스로 확장하는 인슈어테크 플랫폼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권 대표는 "UN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를 기반으로 소득과 계층에 관계없이 누구나 안전을 누릴 수 있는 재난안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커피 한두 잔의 가격으로 모두가 안전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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