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엔젤투자리스트 최고위 과정 모집

현미경·AI 품은 내시경…세포 단위 관찰로 암 조기진단 앞당긴다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5.09.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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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테크마켓]송철 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

[편집자주]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를 비롯한 4대 과학기술원이 보유한 딥테크를 한자리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는 사업화 유망기술 공동 설명회가 코엑스에서 열린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는 오는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개막하는 '스마트 에너지 플러스'(SMART ENERGY PLUS·SEP) 2025'의 특별 부대행사로 '2025 테크마켓'을 개최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카이스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4대 과기원이 공동 개최하는 이 행사는 우수 R&D(연구개발) 성과를 국내 대·중견·중소기업, 벤처·스타트업에 소개·이전해 기존 제품 및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무대에 오를 신기술을 개발한 과기원 교수들에게 직접 핵심 기술력과 산업적 가치를 들어봤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송철 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가 '초소형 현미 내시경'을 들어보이고 있다/사진=DGIST
송철 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가 '초소형 현미 내시경'을 들어보이고 있다/사진=DGIST

"일반적인 위·대장 내시경의 조기 암 발견율은 결코 100%가 아닙니다."

기존 내시경은 렌즈에 잡힌 화면을 의사가 직접 관찰하는 방식이어서, 결과는 의사의 경험과 숙련도에 크게 좌우된다. 검사 속도나 관찰 시간 차이에 따라 놓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학계에 따르면 위내시경의 조기 위암 발견율은 약 70%다. 즉, 내시경 검사를 받아도 암을 놓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세포 단위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현미경급 내시경에 AI(인공지능)이 결합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오는 10월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4대 과학기술원 공동 2025 테크마켓'에서는 송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기계전자공학과 교수팀이 자체 개발한 '공초점 내시현미경 시스템 기술', 일명 '초소형 현미 내시경'을 선보인다.


미세한 세포 변화까지 관찰


이 기술은 말 그대로 내시경 끝에 현미경을 달아 인체 내부를 세포 단위까지 관찰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기존 내시경은 우리가 쓰는 휴대폰 카메라와 같이 CCD 카메라로 내부를 사진처럼 찍는 방식이어서 표면 색이나 질감은 알 수 있지만, 암세포처럼 미세한 세포 변화를 잡아내기는 어렵다.

송 교수팀은 여기에 연구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공초점 주사 현미경' 원리를 접목했다. 레이저 빛으로 좁은 영역을 촘촘히 스캔한 뒤, 그 데이터를 픽셀 단위로 모아 고해상도 이미지를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이를 지름 1~2mm의 가느다란 프로브(관) 형태로 구현했다. 이 프로브가 인체 내부에 들어가 세포 단위 영상을 촬영하면, 광케이블을 통해 외부 장비로 전송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결과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직을 떼어 병리검사를 맡기고 며칠을 기다릴 필요 없이, 검사 현장에서 바로 암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송 교수는 "위암이나 대장암은 암세포가 깊숙이 파고들어 표면에서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초소형 현미 내시경은 의심 부위가 있으면 곧바로 세포 단위로 확인할 수 있어 기존 내시경의 한계를 보완한다"고 설명했다.


AI 결합으로 정밀성 강화


그는 이 기술에 AI를 결합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송 교수는 "내시경으로 얻은 방대한 세포 이미지를 AI가 학습하면, 세포 모양의 미세한 변화를 포착해 암일 가능성을 실시간으로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CCD 기반 내시경 영상에 AI를 적용해 암 진단 확률을 예측하는 연구는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그러나 세포 단위 이미지를 AI가 판독할 수 있다면, 조기 진단의 정밀도는 한층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려면 까다로운 의료기기 인증과 심의 절차를 거쳐야 하고, 동물 실험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 AI 의료연구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또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술을 구현할 국내 기업 파트너가 필요하다. 그러나 국내 내시경 시장은 대부분 외산 장비가 차지하고 있어 파트너가 될 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의료기기 관련 정부 R&D 과제들이 기업 주관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 데, 연구자가 적절한 파트너 기업을 만나지 못하면 성과를 시장으로 연결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 교수의 기술은 '신의료기술' 판정을 받으며 혁신성과 임상 적용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는 "의료기기 산업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선진국형 산업"이라며 "이번 테크마켓을 통해 뜻을 함께할 파트너 기업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송철 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사진=DGIST
송철 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사진=DG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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