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AI - 산업에서 안전까지] ⑭성동형 에이투지 싱가포르 법인장 인터뷰
싱가포르 진출한 韓 대표 자율주행차량 스타트업
싱가포르 정부 전폭적 지원 업고 본격 사업 확장
동남아 최대 앱 '그랩' 손잡고 자율주행버스 운행 '코앞'
[편집자주] AI(인공지능)를 둘러싼 전 세계 패권 경쟁이 치열하다. 이재명 정부도 '모두의 AI'를 기치로 포용적이고 책임 있는 AI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전 세계에서 통용될 K-AI가 되기 위해 우린 어떤 길을 걸어야 할까. 주요국 AI 산업 현장부터 기업의 전략, 사용자의 안전까지, 지속가능한 K-AI 생태계 조성 방안을 모색해본다.
"두바이 홍수로 다 끝난 줄 알았어요. 모든 운송 시스템이 멈췄죠. 하지만 결국 아부다비 전시장에서 약 7000㎞ 떨어진 경기도 화성시 도로 위의 차량을 원격으로 운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현지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그 결과 아부다비 합작법인이 탄생했습니다."
싱가포르 최대 상업지구인 래플스 플레이스에 위치한 NIPA(정보통신산업진흥원) 싱가포르IT지원센터에서 만난 성동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Autonomous A2Z·이하 에이투지) 싱가포르 법인장은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합작법인 설립까지 있었던 '뒷이야기'를 풀었다.
에이투지는 지난해 5월 UAE 국부펀드 자회사 바야나트의 초청으로 아부다비의 스마트 및 자율주행차량 산업 전시회 '드리프트엑스'(DriftX)에 참가하게 됐다. 한국에서 자율주행 차량을 통째로 들여와 전시하는 한편 원격 운전 시연을 할 예정이었다. 에이투지에 대한 UAE 왕실의 관심은 지대했다. 그런데 폭우가 쏟아지며 항공편을 비롯한 모든 운송 시스템이 마비된 것이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다행히 행사 전날 가까스로 전시용 차량과 시연을 위한 제품들을 받을 수 있었다.
성 법인장은 "문제는 시연 전 사전 테스트였다. 배송이 너무 늦으면서 테스트 할 여유가 없었다"며 "결국 모든 직원이 달려들어 밤새 차량을 설치하고 간이 테스트를 했다"고 밝혔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에이투지는 이 전시회를 계기로 지난해 7월 바야나트와 아부다비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중동 진출의 물꼬를 터준 계기는 따로 있었다. 싱가포르 해외 법인 설립으로 기회를 얻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성 법인장은 "지난해 싱가포르 주변 국가의 다양한 기업이 참여한 전시회에서 기술을 선보일 기회가 있었는데, 이때 바야나트와 인연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에이투지는 지난해 싱가포르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싱가포르는 현지 기업의 지분이 30% 이상일 경우 싱가포르 로컬 기업으로 인정해 각종 혜택을 제공한다. 성 법인장은 "로컬 기업이 되면 아무런 제약 없이 싱가포르 정부의 국책 과제를 수주할 수 있다. 특히 정부가 각종 IR 및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한다"고 했다. 중동 진출도 그렇게 연결됐다는 설명이다.
싱가포르는 원천 기술 R&D(연구·개발)보다 능력 있는 기업이 개발한 상용화 수준의 기술을 자국 인프라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도록 투자하는 데 더 적극적이다. 성 법인장은 "싱가포르의 목표는 '자율주행의 완전한 상용화'다. 누구나 싱가포르 시장에서 성공하길 바란다"고 했다.
에이투지는 싱가포르의 대중교통 시장을 먼저 공략할 계획이다. 성 법인장은 "싱가포르 정부의 최대 고민 중 하나가 버스를 모는 대중교통 운전사의 고령화다. 운전기사를 하려는 젊은 층이 줄고 있다. 하지만 대중교통은 국가 필수 인프라다. 싱가포르 정부는 대중교통의 자율주행화가 해답이라고 보고, 우수한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하려 각종 정부 사업을 추진한다"고 했다. 에이투지는 싱가포르의 기후, 도시 환경, 교통 법규 등을 학습한 AI 기반의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만 싱가포르 시장에는 위라이드, 포니에이아이 등 쟁쟁한 중국 자율주행차량 기업이 들어와 있다. 이들의 주력 제품군은 호출 기반 도심형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인 '로보택시'다. 에이투지는 싱가포르 대중교통 시장만큼은 에이투지가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성 법인장은 "로보택시가 늘어날 경우 교통 체증이 심화하는 데다, 로보택시가 주행할 만큼 도로 상황이 안전한지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싱가포르 정부의 시각"이라고 했다.
에이투지는 우선 동남아시아 최대 애플리케이션(앱)인 '그랩'(Grab)의 싱가포르 본사에서 그랩 임직원 대상 자율주행 출퇴근 버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싱가포르 도심 공공도로에서 달리는 최초의 자율주행 버스다. 아울러 2030년 중반 개장 예정인 싱가포르 창이공항 제5터미널을 누빌 자율주행 버스 서비스 사업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성 법인장은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아시아태평양 및 중동 지역에서 한국 자율주행차가 달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에이투지가 입주한 NIPA 싱가포르IT지원센터의 염창열 센터장은 "에이투지는 굴지의 글로벌 자율주행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싱가포르에서 굵직한 성과를 내는 우수한 기업"이라며 "혁신 IT 기술을 보유한 우리 기업이 싱가포르 및 동남아시아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센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
- 사업분야모빌리티, IT∙정보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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