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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욱 라이드플럭스 부대표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는 매일 특이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한 대가 돌아다닌다. 이 차가 다른 이유는 '운전석에 아무도 없어서'다. 스타트업 라이드플럭스가 국토교통부에서 임시운행허가를 받아 운행하는 차량이다. 이전까지 자율주행차는 돌발상황 대비를 위한 운전석 안전요원이 필요하지만, 이 차는 운전석이 비어 있다. 국내 유일의 레벨4 자율주행차다.
정하욱 라이드플럭스 부대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운전석이 존재하는 자동차의 운전석에 사람이 타지 않은 채로 레벨4 자율주행을 시험 운행할 수 있는 무인허가를 받았다"며 "아직 국내에서 유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증 결과가 쌓이는 대로 유관 부처와 협의해 공개 서비스로 전환하고 상용화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드플럭스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서울 상암 자율주행 외에 △서울 서대문구 △부산 오시리아△세종 정부세종청사 △제주 제주시청 등 4곳에서는 안전요원이 탑승한 레벨3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호남, 충청, 제주 등에서는 화물트럭 자율주행 서비스도 운영한다. 일반적인 승합차·버스·트럭에 센서와 컴퓨터를 장착해 자율주행차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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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무인 달성해…운수업계 구인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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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에 아무도 없이 운행 중인 라이드플럭스의 자율주행차 /영상=라이드플럭스 제공운전석에 아무도 없이 운행 중인 라이드플럭스의 자율주행차 /사진=라이드플럭스 제공라이드플럭스는 이 같은 자율주행 솔루션을 여객 운송, 화물·물류 특수목적 차량 운행 등 운수업계에 공급하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아직 개발 단계지만 레벨 5단계의 '완전 무인'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되면 운수업계를 중심으로 수요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부대표는 "운수업계는 운전기사 고령화와 구인난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며 "운수업계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율주행 솔루션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는 이슈는 기존 운전 노동자들과의 갈등이다. 다만 정 부대표는 소프트랜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 부대표는 "운수업계가 구인난이 심해지면서 노선을 줄여가는 상황"이라며 "일단 격오지의 대중교통 노선이나 화물기사들이 기피하는 시간·코스 등에 먼저 투입해 이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접근하려 한다"고 말했다.
라이드플럭스는 내년이면 완전 무인화를 기술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상암에서 시범운행 중인 레벨4 자율주행이 라이드플럭스에게 중요한 이유다. 정 부대표는 "내년 중 좁은 지역 내에서라도 로봇택시 형태의 서비스를 시범운영해보는 게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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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세 거세지만…한국 시장 선점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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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드플럭스 개요/그래픽=이지혜올해 자율주행 산업이 더 주목받은 이유는 아마존, 웨이모, 테슬라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달아 로보택시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로보택시 시대가 열릴 거란 기대와 동시에, 이들의 한국 시장 침투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거대언어모델(LLM) 시장처럼 1~2위 사업자들이 전세계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지 않겠냐는 우려다.
이에 대해 정 부대표는 "모빌리티 시장은 지역적인 특수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익숙한 운전자가 외국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자율주행 서비스를 하기 위해선 현지에서 많은 테스트와 검증을 거쳐 통계적으로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 부대표는 "해외 기업들의 공세가 거세지만 한국을 포함해 일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술 개발 중"이라고 강조했다.
라이드플럭스 내부에서는 '우리가 자율주행 업계의 딥시크가 되자'는 말이 나온다. 적은 자본으로 오픈AI급 기술을 개발한 딥시크처럼, 웨이모의 투자유치금(110억달러·한화 약 16조원)에 비해 1%도 안 되는 투자금을 기반으로 웨이모급 기술을 개발하자는 얘기다.
정 부대표는 "안전한 자율주행 기술을 만들고 기술 신뢰성을 높이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가장 믿을 수 있는 자율주행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