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돈맥경화' 기술로 풀었다…금융사각지대 해소한 이 회사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5.12.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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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넥트 이노베이션 스쿨 참여사 인터뷰①]이해우 데일리페이 대표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해우 데일리페이 대표 /사진=최태범 기자
이해우 데일리페이 대표 /사진=최태범 기자
'티메프 사태'는 온라인 플랫폼 기반 소상공인들이 정산 문제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플랫폼이 소비자로부터 결제를 받는 구조에서 판매자는 매출이 발생했음에도 대금을 즉시 손에 쥐지 못하고 플랫폼의 정산 일정과 재무 상태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특히 금융권 심사에서 배제되기 쉬운 소상공인의 현실을 고려할 때 정산 지연은 단순히 현금흐름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생존의 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제도권 금융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여러 대안들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이 '선정산 서비스'다. 선정산은 판매가 이뤄진 직후 또는 단기간 내에 판매 대금을 먼저 지급해 주는 방식을 통해 소상공인이 플랫폼의 정산 주기나 돌발 변수와 무관하게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

다양한 선정산 서비스 기업들이 나타난 가운데 그중에서도 핀테크 스타트업 '데일리페이'는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에서 소외됐던 소상공인과 중소사업자(SME)를 대상으로 자금 유동화 솔루션을 제공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데일리페이의 AI(인공지능) 기반 선정산 서비스는 온라인 플랫폼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PC방, 마트, 프랜차이즈 편의점, 스타트업들까지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채널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해우 데일리페이 대표는 "최근 1년간 데일리페이 고객들은 매출액의 80~85% 정도를 유동화해 사업 운영에 활용했다"며 "이 유동화 서비스는 소상공인의 미래 성장과 사업 안정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고 했다.

데일리페이가 보유한 기술은 'AI 기반 소상공인 전용 신용평가 시스템'에서 차별화된다. 이해우 대표는 "기존 금융사는 대출심사 시 전년도 재무제표나 신용점수를 중점적으로 보기 때문에 현재 사업장의 상황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데일리페이는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시간 빅데이터를 분석해 상환 능력을 재평가하고 보다 빠르게 자금을 공급한다"며 "카드사, PG, 온·오프라인 커머스 등 다양한 출처에서 1억건 이상의 데이터를 수집해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시스템 개발을 마쳤다"고 덧붙였다.

데일리페이가 개발한 'R-SCB'(실시간 소상공인 전용 신용평가시스템)에는 매출, 결제, 배송, 판매자 랭킹 등 비정형 데이터까지 포함됐다. 이를 통해 예상 매출이나 예상 반품률을 산정하고 다른 사업자와 비교하는 등 신용평가모델을 고도화해 예측률을 높이고 있다.

이 대표는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송장번호 중복이나 평균 거래액 초과 승인 등을 탐지하는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까지 고도화해 활용하고 있다"며 "이러한 기술력은 금융사에게 직접 솔루션을 제공하고 위탁 운영하는 형태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선정산 업계 최초로 편의점에 서비스…'소상공인 슈퍼앱' 목표


데일리페이는 카카오뱅크 (21,850원 ▲100 +0.46%)와 한국핀테크지원센터가 공동 운영하는 '핀넥트(FIN:NECT, Finance+Connect) 이노베이션 스쿨'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을 정교화하고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액셀러레이팅 기간 동안 IR 고도화 교육과 금융사 협업 제안 교육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결과, 많은 금융사들에 협업 제안을 할 수 있었고 PoC(기술검증)를 넘어 정규 서비스로 이어지는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아울러 버티컬 이커머스를 넘어 쿠팡, W 컨셉, 29cm 같은 종합몰로 서비스를 확장했으며 오프라인으로의 진출 성과도 컸다.

이 대표는 "PC방 충전액을 연중무휴 24시간 자동 선정산하는 구조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추석 연휴 최대 14일이 걸리던 정산 주기를 해결했다"며 "특히 선정산 업계 최초로 편의점 선정산 서비스도 시작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삼성카드 (55,100원 ▲500 +0.92%)와 선정산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에 대한 솔루션 제공 및 위탁 운영을 목표로 SI(시스템 통합) 형태의 개발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내년 상반기 초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플랫폼을 통해 정산된 누적 금액은 약 1조원에 달하고 하루에 운용되는 자금규모(AUM)는 약 200억원 수준"이라며 "내년에는 올해 매출액보다 4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소 50억원에서 100억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일리페이의 궁극적인 목표는 여러 금융사들과 협업해 임베디드 형태로 다양한 금융상품들을 중개해 주고 고품질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소상공인의 원활한 자금흐름을 위한 슈퍼앱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고객이 월 1000만원을 팔다가 월 10억원을 팔고 투자유치까지 받으며 자금 문제를 해소해 우리 서비스를 졸업하는 사례를 보면서 동반 성장을 통한 상생 모델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 분야에선 아직 명확한 금융 슈퍼앱이 없다"며 "지역 금융 및 소상공인 연합회 등과 결합해 공급망 금융의 허브를 만들어 나가고, 결제받는 동시에 매출액이 즉시 정산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 서비스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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