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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영 피노바이오 대표
"올해 2년 전 IPO(기업공개) 철회 당시 지적받았던 핵심 과제를 모두 해결했습니다. 내년 초 IPO 신청을 통해 연구개발(R&D) 성과가 기업가치로 반영되도록 하겠습니다."
항체-약물 접합체(ADC) 플랫폼 기반 항암신약 개발 기업 피노바이오의 정두영 대표가 코스닥 IPO 재도전을 앞두고 "글로벌 경쟁 우위와 함께 인체 검증이라는 마지막 숙제를 풀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2017년 설립된 피노바이오는 독자 개발한 ADC 플랫폼 'PIONT-ADC'를 보유하고 있다. ADC는 효능이 높지만 내성과 독성 부작용이 상존하는데, 피노바이오는 독자적인 이중 효소절단형 링커를 개발해 안정성을 높였다. 현재 임상 단계 표적항암제 NTX-301, ADC용 토포아이소머레이즈(Topoisomerase), 저해제 페이로드(Payload) PBX-7016, ITGB6 단백질을 타깃하는 PBX-004 등을 보유하고 있다.
피노바이오는 2023년 IPO 추진 당시 임상 데이터 및 라이선스 아웃 실적 부족 지적을 받았다. 이는 ADC 플랫폼 기술이 인체에서 어떤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검증 데이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 10월 셀트리온에 해당 플랫폼을 기술 이전했고, 그 결과 PBX-7016이 셀트리온의 임상 단계 ADC 후보물질인 CT-P70, 71, 73 등 3개 프로그램에 성공적으로 적용됐다. 이 프로그램들은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고 지난 7월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 정 대표는 " 내년 중 임상 데이터가 발표될 경우 ADC 플랫폼의 인체 검증이 끝났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피노바이오 개요/그래픽=김지영
정 대표는 피노바이오가 페이로드 기술력에서 글로벌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페이로드는 ADC의 효능과 안전성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피노바이오의 PBX-004는 동물 모델에서 화이자(Pfizer)와 씨젠(Seagen)이 개발 중인 'SGN-B6A'와 동등 이상의 종양퇴행효능(Tumor Regression Efficacy)을 보였고, 영장류 독성 시험에서는 SGN-B6A보다 2.5배 이상 높은 용량에서도 부작용 없이 개선된 안전성을 확보했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10월 22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분자 표적 및 암 치료요법 2025'에서 공개됐다.
정 대표는 "PBX-004를 포함한 파이프라인에 대해 복수의 기업과 라이선스 아웃 논의를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발굴한 항체를 팔기 때문에 기존 셀트리온 계약과 비교해 규모가 훨씬 크고, 올해 100억원 대 기술료 매출 발생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ADC 신약 엔허투의 성공 이후 글로벌 기업들이 새로운 ADC 개발을 추진했으나 기대 만큼 성능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피노바이오는 안전성과 효력이 모두 우수하며 특허 문제까지 해결한 페이로드를 보유하고 있어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피노바이오는 IPO를 위해 경영 및 R&D 조직도 강화했다. 최성구 전 일동제약 사장을 CMO(최고의학책임자)로 영입하고, 항체 개발팀 및 임상팀 충원을 통해 ADC 타깃 개발부터 항체 발굴, 비임상, 임상까지 자체적인 능력을 갖추는 데 중점을 뒀다.
정 대표는 피노바이오의 특허 관리 경쟁력을 그룹의 주요 강점으로 부각했다. 회사는 한국특허전략개발원(KISTA ) 등과 IP-R&D 정부 과제를 수행하며 특허 관리 경쟁력을 강화했다. 그는 "연구개발 초기부터 FTO(자유실시보장) 분석을 진행해 남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고 기술 독창성을 높이는 IP 전략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피노바이오는 최근 1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기존 투자자인 KB인베스트먼트, 유니온투자파트너스, BNH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신규 투자자로 미래에셋캐피탈이 참여했다. 투자금은 PBX-004의 추가 비임상 및 임상개발에 사용될 예정이다.
정 대표는 "기존 투자사들이 추가 참여한 이유는 피노바이오의 기술력을 확신하기 때문"이라며 "기술력과 개발 노력에 대한 시장의 확신을 얻은 만큼 이르면 내년 초 IPO를 재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