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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대신 알아서 일하고, 스스로 해결...더 똑똑한 'AI 드론·공장' 온다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5.10.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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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스타크래프트 가르쳤더니...돌발상황에도 드론 알아서 협력
[2025 테크마켓]한승열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인공지능대학원 조교수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하늘을 나는 드론(무인기)이 연합해 적을 포위하거나, 공장에서 여러 대의 로봇이 '팀'을 이뤄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협력하는 모습은 더 이상 공상과학(SF)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인공지능(AI)을 훈련시키는 기법을 주로 연구해온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인공지능대학원의 한승열 조교수가 이 같은 미래를 현실로 만들 '멀티 AI 에이전트 학습 기술'(다중 에이전트 강화학습 정책 훈련 장치 및 방법)을 개발했다.

이는 간단히 말해 개별 드론, 로봇에 탑재된 AI 에이전트 간의 협동력을 높이는 훈련법이다. 예상치 못한 변수나 돌발 상황에서도 로봇이 협력 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한 것이 핵심이다.

여기서 'AI 에이전트'란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해 행동하는 AI 시스템, 강화 학습은 AI가 다양한 상황을 경험하며 스스로 행동 전략을 익히는 학습 방식을 말한다.

한 조교수는 "지금까지는 로봇 한 대를 개별적으로 제어하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앞으로는 여러 로봇이 함께 협력하며 임무를 수행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예상치 못한 변수를 이겨낼 수 있는 강인한 학습 기술이 핵심기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조교수의 연구성과는 오는 10월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4대 과학기술원 공동 2025 테크마켓'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울프팩 공격'으로 강인한 협력 전략 훈련



한승열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인공지능대학원 조교수/사진=류준영 기자
한승열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인공지능대학원 조교수/사진=류준영 기자
한 조교수 연구실은 드론과 로봇 등 여러 개체가 협력하는 복잡한 상황을 가상으로 재현해 알고리즘을 훈련한다. 흥미로운 점은 '어택(attack)'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이는 일부 에이전트를 의도적으로 교란하거나 공격해 다른 로봇들이 어떤 방식으로 협력하며 문제를 해결하는지 관찰하고 이를 학습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이 전략은 늑대 무리가 협력해 사냥하는 모습과 닮아 '울프팩 공격'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예를 들어 여러 대의 드론이 협력 임무를 수행한다고 가정하고 한 대를 의도적으로 망가뜨린다. 그러면 이 협력 구조가 쉽게 무너질 수 있는데, 나머지 드론들이 그 상황을 수습하려고 협력 전략을 세우게 된다. 이 과정에서 취약한 지점을 찾아내 예습시켜 실전에서도 견고한 협력 체계 유지하는 기술을 만드는 것이 이 기술의 목표다.

한 조교수는 "이전에는 정해진 상황에서 AI가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를 점검하는 정도였지만 이 공격 전략은 실제처럼 상황이 계속 바뀌고 예측하기 어려운 위기상황을 만들어 AI가 그 안에서 얼마나 잘 대응하는지를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연구팀이 멀티 에이전트 학습에 활용하는 건 나온 지 20년이 넘은 실시간 전략( RTS ) 게임 '스타크래프트'였다. 이 같은 전략 게임과 가상환경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멀티 에이전트 학습을 반복 실험하고 있는데 AI가 더 빠르게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학습할 수 있는 기반으로 이것만 한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한 조교수는 "알파고가 바둑이라는 게임 환경에서 학습해 인간을 뛰어넘었듯, 로봇도 가상의 게임 같은 환경에서 수천 번, 수만 번 시뮬레이션을 반복하며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학습한 알고리즘은 실제 드론이나 로봇 제어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율드론부터 스마트팩토리까지…활용 가능성 무궁무진


멀티 에이전트 학습의 대표적 활용 분야가 '자율 드론'이다. 한 조교수는 "군사 작전이나 재난 구조 현장처럼 여러 대의 드론이 동시에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 많다"며 "앞으로 민간 물류나 스마트팩토리 자동화 등 산업 현장에서도 멀티 에이전트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연구팀은 시뮬레이션에서 검증한 알고리즘을 실제 드론 실험으로 확장하고 있다. 한 조교수는 "드론뿐 아니라 공장에서 일하는 협업로봇, 스마트팩토리의 자동화 라인에서도 멀티 에이전트 학습은 핵심기술이 될 것"이라며 "아직 시장 수요는 제한적이지만 피지컬 AI와 에이전트 기반 기술이 빠르게 부상하면서 관련 산업도 급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한 조교수팀은 두 가지 핵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하나는 드론 자율제어 기술로 내년 중 시제품 테스트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다른 하나는 2028년까지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활용한 멀티 에이전트 효율화 연구다.

그는 "멀티 에이전트 학습은 단순한 로봇 제어 기술을 넘어 협업과 상호작용 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바꿀 것"이라며 "국내 기술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산업계와 연결할 새로운 응용 분야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똑똑한 스마트팩토리 온다...초경량·고성능 K-온디바이스AI
[2025 테크마켓]이슬기 울산과학기술원(UNIST) 컴퓨터공학과 조교수

이슬기 울산과학기술원(UNIST) 컴퓨터공학과 조교수/사진=류준영 기자
이슬기 울산과학기술원(UNIST) 컴퓨터공학과 조교수/사진=류준영 기자
"스마트팩토리 구현에 온디바이스AI(인공지능)는 필수입니다."

이슬기 울산과학기술원(UNIST) 컴퓨터공학과 조교수는 지난 10여년간 '온디바이스AI' 기술을 꾸준히 연구해온 전문가다. 온디바이스AI란 연산 능력이 제한된 작은 기기 자체에 AI모델을 탑재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즉각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현재 대부분의 AI 서비스는 스마트폰이나 기기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로 보내 연산한 뒤 결과를 다시 기기로 전송받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 연결이 필수적이고, 서버 운영 비용과 처리 지연도 발생한다. 반면 온디바이스AI는 연산 과정이 기기 자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네트워크 환경에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동작하며 민감한 데이터를 외부 서버로 보내지 않아 보안성과 개인정보보호 측면에서도 강점을 지닌다.

오는 10월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4대 과학기술원 공동 2025 테크마켓'에서 이 조교수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온디바이스AI 기술을 공개한다. 스마트팩토리 현장에 적용한 사례, 초소형 기기를 위한 경량화 모델 설계 기술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 조교수는 먼저 온디바이스AI가 필요한 이유를 강조했다. 그는 "자동차, 로봇,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처럼 현장에서 즉시 판단이 필요한 장치는 연산 능력이 제한돼 있다"며 "이들 기기가 자체적으로 AI를 구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온디바이스AI의 장점을 3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데이터를 외부 서버로 전송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 정보나 산업 기밀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둘째,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셋째, 서버 비용과 네트워크 지연을 줄여 산업 현장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스스로 고장 진단을 수행한다면 수많은 차량의 데이터가 서버로 몰리지 않아도 되고 각 차량에 특화된 맞춤형 진단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조교수의 연구범위는 자동차를 넘어 의료기기, 제조 설비, 우주 탐사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 그는 "몸속에 삽입되는 의료용 기기나 웨어러블 기기는 통신 장애가 발생하면 위험할 수 있다"며 "이런 기기 내부에 AI가 바로 신호를 분석하면 훨씬 안전하고 신뢰성 있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장 밸브나 펌프 같은 공장 장비 내부에 초소형 칩을 넣어 압력이나 유량 변화를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이상 징후를 선별하면 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조교수는 최근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과 협력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그는 "달이나 다른 행성 탐사에서는 지구에서 명령을 보내 착륙 위치를 정하기 어렵다"며 "탐사선이 자체적으로 카메라 영상을 분석해 안전한 착륙 지점을 실시간으로 판단하도록 하는 기술을 시범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우주뿐 아니라 드론이나 군사 장비 같은 국방 분야에서도 온디바이스AI의 필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온디바이스AI가 풀어야 할 최대 과제는 '제한된 하드웨어 자원'이다. 이 조교수는 "AI모델은 점점 커지고, 기기 자체는 점점 작아지고 있다"며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해선 AI모델을 효율적으로 압축하고 최적화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 조교수 연구팀은 모델 경량화와 알고리즘 최적화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신경망 모델을 수학적으로 줄이고, 기기 내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치해 연산 지연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조교수는 온디바이스AI의 발전 속도가 앞으로 2~3년 안에 더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스마트폰, 자율주행차, 로봇 같은 고급 기기에는 AI 연산 전용 칩인 MPU(Machine Processing Unit)가 표준으로 탑재될 것"이라며 "기존 CPU가 일반 프로그램을 처리하고, MPU가 AI를 전담하는 구조가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생성형 AI와 대규모 언어모델도 머지않아 기기에서 직접 실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가벼운 GPT 모델이 등장해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에 탑재되면 번역, 요약, 음성 비서 기능을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고품질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조교수는 장기적으로 창업도 구상하고 있다. 그는 "누구나 데이터를 준비하기만 하면 원하는 디바이스에 AI를 자동으로 탑재할 수 있는 엔드투엔드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며 "모델 탐색부터 학습, 컴파일, 배포까지 한 번에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선보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AI에이전트 학습기술·초경량 온디바이스AI, 성장 잠재력 높아"
AI·빅데이터 기반 사업화 유망성 탐색 플랫폼 '아폴로'로 분석해보니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분석을 표현한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 분석을 표현한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
"두 기술 모두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지만, 제조업은 물론 군사·재난 등 사회 전반에서 새로운 기회를 열 수 있는 차세대 AI 핵심 기술로 자리잡을 것이다."

AI·빅데이터 기반 사업화 유망성 탐색 플랫폼 '아폴로(Apollo)'가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대표 기술 2건을 분석한 결과다. 이들 기술은 오는 10월 16일 서울 코엑스 A홀에서 열리는 '2025 테크마켓'에서 공개된다. 이 행사는 국내 4대 과학기술원(KAIST·GIST·DGIST·UNIST)이 보유한 첨단 기술을 한자리에 모아 선보이는 자리다.

기술 분석은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의뢰해 진행됐다. KISTI의 아폴로 플랫폼은 공공 연구개발(R&D) 성과를 AI와 빅데이터로 분석해 사업화 성공 가능성을 사전에 검증하는 도구다.

첫 번째 기술은 이슬기 UNIST 컴퓨터공학과 조교수팀이 개발한 '온-디바이스 생성형 AI 시스템'이다. 기존 AI가 작동하려면 서버나 클라우드에 연결되어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네트워크가 불안정하거나 관련 자원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반면 온-디바이스 학습은 기기 자체가 무엇을, 언제, 어떻게 학습할지 스스로 결정하는 기술이다. 다시 말해,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자율주행차, 스마트팩토리, IoT(사물인터넷) 기기 등에서 사용자가 처한 환경을 즉시 반영해 현장에서 바로 적응하는 AI다.

아폴로는 이 기술의 장점으로 △새로운 환경에 대한 빠른 적응 △서버 의존도 감소 △자원 효율성 극대화 △지능적 판단 능력 확보 등을 꼽았다. 현재 이와 관련한 국내 시장은 약 22억원 규모로, 연평균 성장률은 4.37%로 크지 않지만 영업이익률은 9.88%로 인터넷·온라인 교육 콘텐츠, 데이터베이스 산업군을 크게 웃돈다. 따라서 수익성 측면에서는 앞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현재 이 시장은 지엔비, 채움, 프로그미디어랩 등 소수의 비상장 중소기업이 주도하고 있으며, 업력이 10~15년 된 기업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아폴로의 수요기업 예측 결과, 서울·경기·충남 지역의 제조업 및 정보통신업, 특히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이 주요 수요처로 꼽혔다. 잠재 수요기업으로는 △볼시스 △트레디오 △한국전자기술 등이 뽑혔다.

두 번째 기술은 한승열 UNIST 인공지능대학원 조교수팀이 개발한 '다중 에이전트 강화학습 정책 훈련 장치 및 방법'이다. 일명 목적지향 강화학습으로 불리는 이 기술은 여러 대의 드론(무인기)이나 로봇이 팀을 이뤄 협력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센서 오류, 악천후, 통신 장애, 해킹과 같은 돌발 변수에도 대응할 수 있어, 단일 기기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수준을 넘어 안정적이고 신뢰성 높은 군집 제어를 가능하게 한다.

아폴로는 이 기술이 △자율 드론 군집 제어 △스마트 제조 협업 로봇 △군사 및 재난 대응 로봇 등 다중 에이전트 기반의 다양한 실용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으며, 향후 안전성과 신뢰성을 보장하는 필수 기술로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술과 관련된 국내 '자율 드론 군집 제어' 시장은 557억원 정도다. 연평균 성장률은 3.96% 수준으로 크지 않다 . 하지만 군사·상업용 글로벌 드론 통신 시장은 연평균 6.7~11.4% 성장이 예상돼 성장성과 더불어 글로벌 확장 가능성이 주목된다.

현재 국내 시장은 네오티스, 에이이코리아, 자람테크놀로지 등 16개 안팎의 기업이 경쟁하는 구조이며, 대부분이 비상장 중소기업이다. 아폴로는 수요기업 후보로 무스마, 에바 등을 꼽았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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