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AI - 산업에서 안전까지] ⑫홍지원 예스플리즈AI 대표 인터뷰
사진 몇장만으로 맞춤상품 제공
네이버 투자 속, W컨셉, 코오롱몰, 한섬 등 고객
"한국 고유데이터로 경쟁력 살려야"
[편집자주] AI(인공지능)를 둘러싼 전 세계 패권 경쟁이 치열하다. 이재명 정부도 '모두의 AI'를 기치로 포용적이고 책임 있는 AI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전 세계에서 통용될 K-AI가 되기 위해 우린 어떤 길을 걸어야 할까. 주요국 AI 산업 현장부터 기업의 전략, 사용자의 안전까지, 지속가능한 K-AI 생태계 조성 방안을 모색해본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에서 만난 홍지원 예스플리즈AI(YesPlz AI) 대표(사진)는 "쇼핑이 불편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창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대표가 실리콘밸리에서 2018년 창업한 패션특화 멀티모달 AI(인공지능)스타트업 예스플리즈AI는 텍스트와 이미지, 스타일까지 딥러닝(심층학습)해 고객 맞춤형 쇼핑정보를 제공한다. 기존 플랫폼에서 '반팔' '체크' '롱치마' 등의 단어로 상품의 특성을 검색했다면 예스플리즈AI의 솔루션은 몇 장의 사진만으로 단시간에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을 파악한다. AI에 다양한 스타일을 학습시킨 결과다.
홍 대표는 "우리 솔루션은 쇼핑몰에 하루 몇천 건씩 신규 업데이트되는 이미지를 10초 만에 주요 속성 30~40개로 분류한다"고 했다.
그는 "소매업자에게 쇼핑하기 불편하다는 의견을 줬더니 데이터가 부족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면서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창업했다. 머신러닝(기계학습)을 전공한 남편이 주말마다 데이터 추출과 훈련을 도와줘 데모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타깃이 확실하던 그의 회사는 창업 초기인 2020년 151만달러(약 21억여원)의 투자금을 유치해 화제가 됐다. 지난해에는 네이버 D2SF로부터도 투자를 받았다. 편리한 쇼핑체험에 매료된 W컨셉, 코오롱몰, 한섬은 고객사가 됐다.
홍 대표의 일을 돕던 마이크로소프트(MS) 엔지니어 출신 남편도 결국 자연스레 회사에 합류,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맡았다. 부부는 지금도 밤낮 가리지 않고 일을 한다. 일은 많지만 AI가 발전하면서 시간과 비용을 덜었다. 그는 "과거 시간당 16달러 들던 작업이 AI를 활용하면서 10센트 미만으로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조석제 CTO 역시 "아침 9시부터 밤 12시까지 일하는 건 똑같지만, 예전엔 그 시간을 직접 코딩하는데 썼다면 이제는 AI에게 시키고 감수한다"며 "이틀씩 걸리던 리서치·디자인·스펙 개발이 20분 만에 끝난다"고 설명했다.
예스플리즈AI의 솔루션은 유통업자의 업무도 줄여준다. 그는 "'곰돌이 니트'를 영어로 직역하면 해외통관시 곰 수입품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고 '초콜릿 컬러'는 식품이라고 오해할 수 있어 상품설명을 사람이 일일이 번역해야 했다"면서 "지금은 나라별 금칙어, 규격을 설정하면 AI가 자동으로 통관에 적합하게 바꾼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한국이 AI G3(주요 3개국)를 목표로 패스트팔로어(추종자) 전략을 펼치는 것을 적극 환영했다. 그는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해외 것으로 쓰면 의도가 숨어 있거나 역사를 왜곡했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견제 측면에서라도 우리 것이 있어야 한다"며 "다만 한국이 잘하는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뷰티·K컬처 등 우리만 가진 데이터를 활용해 특화모델을 만들어야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직원 10명 중 대표를 제외한 9명이 개발자인 스타트업 대표로서 AI 인재에 대한 조언도 전했다. 그는 "경험이 많지 않더라도 AI 네이티브가 될 수 있는 인재가 중요하다"면서 "(인재를 뽑을 때) 우린 대기업은 아니지만 경험을 많이 쌓아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내세운다. 한국도 잘하는 이스포츠, K뷰티 등에 대해 배울 수 있다면 인재들이 많이 가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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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실리콘밸리(미국)=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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