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엔젤투자리스트 최고위 과정 모집

"투자받고 인재 찾으러" 대표명함 든 학생들, 창업의 요람으로

실리콘밸리(미국)=김소연 기자 기사 입력 2025.10.2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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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AI - 산업에서 안전까지] ⑪실리콘밸리 카이스트 인턴십 1기
'수면개선' 뉴로모먼트·'작품거래' 아르카웨이브 출격
"글로벌 소비자에 기업 알리고파"…6개월간 과제 수행
멘토 파견해 현실 조언…KIC도 IT스타트업 지원 톡톡

[편집자주] AI(인공지능)를 둘러싼 전 세계 패권 경쟁이 치열하다. 이재명 정부도 '모두의 AI'를 기치로 포용적이고 책임 있는 AI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전 세계에서 통용될 K-AI가 되기 위해 우린 어떤 길을 걸어야 할까. 주요국 AI 산업 현장부터 기업의 전략, 사용자의 안전까지, 지속가능한 K-AI 생태계 조성 방안을 모색해본다.
스탠포드 대학교가 위치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역. 날씨가 화창하다./사진=김소연 기자
스탠포드 대학교가 위치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역. 날씨가 화창하다./사진=김소연 기자

연중 화창하고 맑은 지중해성 기후인 미국 실리콘밸리는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분주한 사람들로 활기차다. 아침 일찍부터 일을 시작하고 일이 끝난 후에는 '밋업'(MEET UP) 등 사모임을 조직해 네트워크를 쌓는다. 누구나 도전하고 실패해도 재기를 꿈꿀 수 있도록 서로 돕고 응원하는 문화가 강하다. 이같은 실리콘밸리의 독특한 문화(DNA)는 퇴근 후 이뤄지는 소셜모임을 통해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아가 산학연관의 긴밀한 협력을 자양분 삼아 창업생태계가 성장한다.

실리콘밸리의 문화에 대해 한기용 새너제이주립대 교수는 "미국 사회는 관계 중심으로 돌아간다. 한국의 '정'과는 다른 개념으로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다. 일이든 채용이든 성취하고 싶으면 알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활성화된 창업생태계는 해당 국가의 미래 AI(인공지능), 디지털 혁신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실리콘밸리의 DNA를 전통문화가 강한 국가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실리콘밸리의 DNA를 옮겨올 수 없다면 실리콘밸리에 직접 가서 미래 씨앗을 심자'는 생각으로 세계 각국의 많은 기업과 학생이 모여든다.

이렇게 모여드는 IT(정보기술)스타트업에 다양한 소셜행사와 공간을 대여하며 구심점 역할을 하는 센터들도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해외 자회사 KIC(Korea Innovation Center)가 대표적이다. 일본도 KIC를 본떠 JIC(Japan Innovation Campus)를 만들어 운영한다.

(왼쪽부터) 카이스트 해외인턴십 멘토를 맡은 한기용 산호세 주립대 교수, 박주연 뉴로모먼트 CTO, 이남주 뉴로모먼트 CEO, 멘토인 장준영 크립토랩 고문, 두지언 아르카웨이브 CEO./사진=김소연 기자
(왼쪽부터) 카이스트 해외인턴십 멘토를 맡은 한기용 산호세 주립대 교수, 박주연 뉴로모먼트 CTO, 이남주 뉴로모먼트 CEO, 멘토인 장준영 크립토랩 고문, 두지언 아르카웨이브 CEO./사진=김소연 기자

국내를 대표하는 과학기술 연구 명문대학교인 KAIST(카이스트)도 같은 이유에서 실리콘밸리에 새롭게 터를 잡았다.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시에서 '카이스트 실리콘밸리 프런티어 해외 인턴십 1기'로 선정된 학생 3명과 멘토 2명을 만났다.

'스타트업 대표' 명함을 꺼내든 3명의 학생은 "한국 시장만 타깃으로 삼기엔 시장이 작아 글로벌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왔다"면서 "실리콘밸리 토양을 토대로 글로벌에서 통용되는 한국의 IT 벤처스타트업이 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카이스트에서 박사과정을 밟는 이들은 최장 6개월간 실리콘밸리에서 창업과제를 수행한다. 한국과 실리콘밸리를 오가며 투자유치, 채용 등을 수행하면서 스타트업 생태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카이스트가 배출한 1기 미국 스타트업이 될 주인공은 '뉴로모먼트'와 '아르카웨이브'다. 뉴로모먼트는 수면개선과 개인 맞춤형 인지개선을 위한 플랫폼사업을 영위한다. 아르카웨이브는 XR(가상융합) 기술 및 AI 큐레이터를 통해 공간에 적합한 예술작품을 추천받고 거래할 수 있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플랫폼이다.

이남주 뉴로모먼트 대표는 "내가 배운 지식과 경험이 누군가의 수면을 개선하고 인지능력을 높이고 나아가 뇌건강을 지킬 수 있는 도구가 되길 바란다"면서 "한국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실리콘밸리의 강점을 연결해 긍정적인 영향력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회사의 박주연 CTO(최고기술책임자) 역시 "미국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대학 연구팀과 협력해 우리 기술의 신뢰성을 임상적으로 입증하겠다"면서 "뇌건강 전반을 다루는 글로벌 뉴로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르카웨이브는 XR 기술과 AI를 기반으로 K작가와 작품을 전세계에 알린다는 목표다. 두지언 대표는 "K콘텐츠를 글로벌 무대에 선보이고 싶어 미국 시장에 세 번째 노크한다"면서 "아트와 테크를 융합해 일상 가까이에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K아트를 글로벌 무대에서 널리 알려 예술의 국경을 없애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미국 VC들의 연도별 AI 투자액/그래픽=김지영
미국 VC들의 연도별 AI 투자액/그래픽=김지영
이들이 실리콘밸리 문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멘토들도 파견됐다. 한기용 교수는 "최근 2~3년간 글로벌 진출을 위해 스타트업들이 실리콘밸리로 넘어온다"면서 "단시간에 승부를 보려는 조급함을 내려놓고 긴 호흡으로 바라보고 실리콘밸리에 형성된 한국인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한 IT스타트업 크립토랩의 고문을 맡은 장준영 멘토 역시 한국인 창업자들이 자주 겪는 실수를 지적하며 이들의 성공을 기원했다. 장 멘토는 "한국에서 오는 창업자들이 미국 법을 파편적으로 이해해서 미국은 무조건 해고가 되는 줄 아는데 그랬다간 소송당하기 십상"이라며 "직원에 대한 피드백과 기록이 남아야 해고가 가능하고 미국에서 투자를 받으면 경영권에도 간섭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작 지원 :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중심 소통활성화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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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실리콘밸리(미국)=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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