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국세청의 민간 플랫폼 스크래핑 차단 일지/그래픽=이지혜국세청이 종합소득세 신고기간인 5월에삼쩜삼, 세이브잇 등 민간 세무 플랫폼의 홈택스 접속을 지속적으로 차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무 플랫폼의 트래픽 폭주로 서버 과부하가 발생해 차단이 불가피했다는 게 국세청 입장이지만 세무 플랫폼 이용자도 일반 납세자인 만큼 홈택스 이용자와의 형평성 문제와 함께 서버 관리 등 본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7일부터 삼쩜삼 등 민간 세무 플랫폼의 홈택스 접속을 차단했다. 특히 12~14일에는 업무시간 내내 홈택스 접속을 제한해 오후 6시 이후에만 정상적인 서비스 운영이 가능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종합소득세 신고기간에도 유사한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한 세무 플랫폼 관계자는 "차단 시점이나 지속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 이용자에게 대기를 걸어두게 하고 스크래핑 차단이 풀리는 시간에 알람을 발송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서비스 운영에 큰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삼쩜삼 등 세무 플랫폼은 이용자의 동의를 받아 홈택스에 접속해 세무 데이터를 스크래핑(자동 수집)해 환급 여부 등을 조회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국세청은 이 과정에서 트래픽이 급증해 홈택스 서버에 부하가 생겼고 이에 따라 홈택스 접속을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민간 플랫폼이 등장하기 전에도 5월 종소세 신고기간엔 이용자가 몰려 홈택스 서버 부하가 발생했는데 최근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심해졌다"며 "지난해부터 민간 플랫폼과 소통채널을 마련해 일정시간 스크래핑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서버를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민간 플랫폼 이용자와 홈택스 이용자 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홈택스 이용자는 대기 없이 종소세 신고를 할 수 있지만 플랫폼 이용자는 스크래핑 차단이 풀리는 시점까지 기다렸다가 종소세 신고를 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세무 플랫폼 이용자도 홈택스처럼 일반 납세자인데 스크래핑 차단으로 인해 개인 과세 정보를 실시간으로 조회하지 못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납세자가 정부와 민간 서비스를 비교해 선택할 권리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세청이 플랫폼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스크래핑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국세청이 플랫폼에 이같은 조치에 사전에 양해를 구했다고 하지만 기업들은 동의한 적 없다"며 "초기에는 접속 유입량 조절을 요청하며 협의하는 듯 했지만 최근엔 통보 후 차단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의 홈택스 서버 관련 예산 문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당시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국세청은 홈택스 접속이 폭주하자 플랫폼 IP를 차단했다"며 서버 관련 예산을 보니 지난 10년간 홈택스 서버유지 예산이 2000억원 가까이 들어간 점을 고려하면 (증가된) 홈택스 수요를 과세당국이 처리하지 못하는 '미스 매치'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국세청은 홈택스 서버 과부하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세청 관계자는 "홈택스 노후서버 교체, 신고 프로그램 성능 테스트, 서버 자원 재분배, 인터넷 회선 증속 등 안정성 강화 조치를 취했다"며 "스크래핑의 효과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종합적인 대응 전략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과 오픈API 시스템 구축을 위한 ISP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