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박상원 천일에너지 대표는 19일 경기 포천에 위치한 자원순환 시설 포천팩토리에서 현장 공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최태범 기자"기존 폐기물 처리 시장은 위탁 구조에 의존해 처리 과정이 불투명하고 불법 투기와 매립, 정보 단절 등의 구조적 문제가 반복됐다. 특히 5톤 미만의 소규모 공사장의 생활폐기물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처리·추적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다."
박상원 천일에너지 대표는 19일 경기 포천팩토리에서 "폐기물 처리 과정의 불투명을 해소하기 위해 폐기물 수거부터 중간 처리, 에너지화까지 전 과정을 직영하고 ERP(전사적자원관리)·GPS 기반 추적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천일에너지는 △폐기물 운반 △집하 △중간처리 △최종처리 시설을 모두 보유한 기업이다. 전국 7개의 폐기물 임시보관 장소와 12개의 폐기물 중간·최종 처리시설을 운영 중이다.
자회사 '지구하다'는 상업용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와 손잡고 알스퀘어의 인테리어 사업에서 발생하는 모든 폐기물의 수거부터 처리까지 전 과정을 전담하고 있다. 알스퀘어는 이번 협업으로 연간 수천만원의 비용이 효율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
600톤 탄소 감축…나무 9만그루 1년 흡수 탄소량 맞먹어
━
포천팩토리 /사진=알스퀘어 제공박상원 대표는 이날 '폐기물 전량 자원화'를 테마로 진행한 현장 공개 행사에서 "전 과정 수직계열화와 ERP·GPS 기반 추적 시스템 구축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모델"이라며 "폐기물의 흐름을 데이터로 증명해 불법·누락 없는 자원순환 체계를 완성한다"고 강조했다.
천일에너지는 알스퀘어와의 협력을 통해 시공 현장에서 발생한 폐기물 620톤 전량을 자원화했다. 폐합성수지 247.8톤은 고형연료(SRF)로, 폐목재 185.9톤은 바이오연료(Bio-SRF)로, 폐콘크리트 185.8톤은 순환골재로 재탄생해 발전소와 건설 현장 등에 공급됐다.
이를 통해 약 600톤의 탄소 배출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이는 나무 9만 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기존 매립·소각 방식을 고려하면 업계 평균 대비 30% 이상의 온실가스 저감 효과다. 아울러 폐기물 처리 비용은 평균 5% 절감했다.
박 대표는 "폐기물을 단순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매립과 소각을 최소화하고 자원으로 다시 돌아오게 해 모든 자원을 순환시키는 것이 핵심"이라며 "폐기물의 끝이 새로운 자원의 시작으로 전환되는 모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양측의 협업에서 지구하다의 플랫폼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인테리어 현장에서 폐기물이 발생하면 플랫폼을 통해 요청이 접수되고 차량이 배차된다. 차량의 이동 경로는 GPS로 추적되고 집하장에서의 무게와 품목은 ERP와 AI(인공지능) 분석으로 자동 기록된다.
박 대표는 "어떤 쓰레기가 어디서, 언제, 어떻게 처리됐는지 전 과정이 투명하게 남아 불법 투기 등의 관행을 근본적으로 차단한다"며 "고객은 전용 앱과 ERP를 통해 견적부터 수거, 처리 이력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선제적 대응
━
우드칩 제조공정 /사진=알스퀘어 제공천일에너지의 자원순환 시설인 포천팩토리에서는 폐목재와 폐합성수지가 정밀 선별돼 폐목재는 대형 파쇄기를 거쳐 우드칩(목재조각)으로 가공되고 폐합성수지는 SRF가 된다. 폐콘크리트 등 다른 폐기물은 순환골재 등으로 분류돼 재활용된다.
가공된 우드칩은 포천팩토리 내 발전소의 연료로 사용된다. 발전소에선 스팀(열에너지)이 생산되며 이는 포천 염색산업단지 43개 염색업체에 안정적인 열에너지를 공급하는 데 활용된다. 버려진 나무와 자재가 지역 산업을 움직이는 동력원으로 쓰이는 모습이다.
천일에너지는 전국 39개 지자체와 폐목재 무상 처리 협약을 맺고 연간 109억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내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와도 손잡고 임목폐기물 무상 처리를 통해 연간 약 5000만원의 예산 절감과 함께 수익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ESG 실천 모델을 구축했다.
환경부가 내년부터 수도권에서 생활폐기물 직매립을 전면 금지할 계획을 밝힌 가운데, 천일에너지와 알스퀘어의 이번 모델은 '직매립 제로' 시대에 대응하는 선제적인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상민 알스퀘어 안전보건경영이사는 "ESG를 보여주기식이 아닌 실제 실행으로 이끈 사례를 만들었다"며 "폐기물을 자원으로 순환시키는 순간, 그것은 경제적 이익과 환경적 가치를 동시에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직매립 금지 시대에는 단속보다 흐름을 투명하게 만드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래야 처리 단가 상승과 불법 처리를 동시에 막을 수 있다"며 "단순한 폐기물 처리 기업이 아닌 AI·데이터 기반 자원 흐름을 관리하는 기후테크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