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고위 임원이 자사 웹 브라우저인 사파리를 현재의 구글 검색 엔진 기반에서 AI(인공지능) 기반으로 개편하는 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AI가 결국엔 구글 같은 기존의 검색 엔진을 대체하리란 전망도 내놨다.
/AFPBBNews=뉴스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의 에디 큐 서비스 담당 수석 부사장은 미국 법무부가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검색시장 반독점 소송의 일환으로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출석해 이같이 증언했다. 지난해 미국 법원은 구글이 검색시장을 독점하고 있다고 판결했으며 현재는 어떤 조치를 내릴지 판단하는 과정에 있다.
큐 부사장은 "오픈AI, 퍼플렉시티, 앤트로픽 같은 생성형 AI 업체들이 결국 알파벳의 구글 같은 기존 검색 엔진을 대체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애플은 향후 이런 옵션을 사파리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을 리스트에 추가하겠지만 아마도 기본 설정이 되진 않을 것"이라며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퍼플렉시티와는 접촉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사파리는 아이폰과 맥 등 애플 기기의 대표 웹 브라우저이며 구글이 기본 검색 엔진으로 설정돼 있다. 전 세계 애플 기기 이용자는 20억명 이상으로 이들이 구글로 검색을 유도하는 효과는 막대하다. 애플은 2007년 아이폰 첫 출시 때부터 구글을 사파리의 기본 검색 엔진으로 채택했고 이를 기반으로 구글은 검색 시장에서 지배력을 공고히 해왔다. 구글은 이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애플에 막대한 대가를 지불하는데, 2022년엔 그 금액이 연간 200억달러(약 28조원)에 달했다.
큐 부사장은 이미 검색에서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사파리 검색이 2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면서 "사용자들이 AI 검색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가 등장하기 전에는 괜찮은 선택지가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오늘날에는 문제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새로운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훨씬 더 큰 가능성이 생겼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향후 애플이 검색 엔진을 AI 중심으로 개편하는 건 사용자의 검색 경험과 검색 시장 전반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중대한 사건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시장 반응도 격렬했다.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지배가 깨질 수 있단 우려가 커지면서 간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주가는 7.3% 폭락했다. 애플도 구글과 파트너십 종료 땐 단기적으로 수입에 타격이 있으리란 전망에 1.1%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