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는 4조$인데…"팀 쿡 물러나야" 고개드는 애플 위기론

변휘 기자 기사 입력 2025.07.1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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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사 "제품 중심 CEO 필요, 쿡 교체해야"
CNBC 크레이머 "애플 지지자들 이제는 걱정"…
증시 호황에도 주가 올해 17%↓, '세대교체' 가시화

[쿠퍼티노=AP/뉴시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6월 10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캠퍼스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에서 발표하고 있다. 2024.06.11.
[쿠퍼티노=AP/뉴시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6월 10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캠퍼스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에서 발표하고 있다. 2024.06.11.
애플을 향한 시장의 시선이 차가워지고 있다. AI(인공지능) 기술 경쟁에서 뒤처졌고 MR(혼합현실) 헤드셋 '비전프로' 등 신제품의 흥행에 실패했으며, 주력인 아이폰마저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 공급망에 타격을 입었다. 최근에는 경쟁사에 핵심 인재마저 빼앗기면서 팀 쿡 CEO(최고경영자) 체제 전환 후 14년 만의 최대 위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기술·미디어 컨설팅 기업인 라이트쉐드 파트너스는 최근 고객 대상 메모에서 2011년부터 오랫동안 애플을 지휘한 쿡 CEO의 교체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이트쉐드의 애널리스트는 월터 피에식과 조 갈론은 메모에서 "애플은 이제 물류 중심이 아닌 제품 중심의 CEO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세상이 깜짝 놀랄 만한 신제품을 선보였던 스티브 잡스와 달리 공급망 관리와 글로벌 운영 전략의 전문가였던 쿡 CEO의 리더십이 현재로서는 유효하지 않다는 진단이다.

이들은 쿡 CEO가 "AI를 간과했다"며 "AI는 세계 경제 전반의 산업을 재편할 것이고, 애플은 그 희생양 중 하나가 될 위험이 있다"고 적었다. 아울러 "쿡은 취임 당시 적합한 CEO였고 훌륭한 성과를 거뒀지만, 더 큰 파괴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 출신의 미국 CNBC 방송 간판 진행자 짐 크레이머도 애플을 공개 저격했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애플은 안타깝게도 난관에 봉착해 있다"며 "애플을 지지했던 사람들도 이제는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레이머는 에픽게임즈와의 소송에서 드러난 앱스토어 독점 규제, 아이폰을 미국에서 생산하라는 도널드 트럼프의 압박과 관세정책, AI 기술력의 부진 등을 지적하며 애플의 위기를 꾸준히 거론해왔다.

애플을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은 주가에서도 드러난다. 이날 애플의 종가는 211.14달러로 작년 말 대비 15.7% 하락했다. 같은 기간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가 20% 이상, 엔비디아가 17%가량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애플의 주가는 더욱 초라하다. 특히 AI 붐의 선두에 선 엔비디아는 이날 시가총액 4조달러를 최초로 건드렸다.

2025년 애플 주가 추이/그래픽=김지영
2025년 애플 주가 추이/그래픽=김지영
특히 최근 애플 최고위급 인사들이 잇달아 회사를 떠나면서, 팀 쿡 CEO 체제의 위기가 표면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7일에는 애플의 자체 LLM(대형언어모델) 개발을 총괄해 왔던 루밍 팡 수석엔지니어가 메타로 이직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팡은 2021년 구글에서 애플로 합류해 약 100명 규모의 파운데이션모델팀을 이끌어 왔다. 블룸버그는 "팡을 시작으로 애플의 AI 인력이 계속해서 이탈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8일에는 애플의 2인자 제프 윌리엄스 COO(최고운영책임자)가 연말 은퇴 계획을 알렸다. 윌리엄스는 1998년 애플에 입사해 아이팟과 아이폰의 초기 개발 및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잡스 사망 이후에는 애플워치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애플의 헬스 전략을 수립한 인물이다. 사실상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일원의 퇴장으로, 시장은 애플의 세대교체가 머지않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윌리엄스의 후임자로는 사비 칸 글로벌 운영 수석부사장이 지명됐다.

업계에선 올해 65세인 쿡의 뒤를 이을 새로운 애플 CEO 후보를 놓고 전망이 무성하다. 존 터너스 애플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부사장이 가장 앞섰다는 분석이다. 1975년생의 비교적 '젊은 피'로, 쿡 CEO가 사석에서 수차례 호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블룸버그는 "터너스는 사내 인망이 높지만 정치꾼이라는 평가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밖에 1969년생인 크랙 페더리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도 경쟁자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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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변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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