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스페이스, 독자 개발 상업 로켓 '한빛-나노' 첫 발사 시도 (종합)
이륙 성공…'비행 이상'으로 지상 낙하 후 폭발
우주업계 "실패 당연해…더 많이 시도해야"
우리나라 우주 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 (10,710원 ▼4,290 -28.60%)가 시도한 첫 상업 로켓 발사는 목표 궤도에 도달하지 못한 채 '실패'로 끝났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더 많은 실패를 쌓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노스페이스는 23일 오전 10시13분43초경(한국시간) 발사체 '한빛-나노' 가 발사 약 30초 후 지상 낙하했다고 밝혔다. 한빛-나노는 지면과 충돌해 그 자리에서 폭발했다.
앞서 한빛-나노는 이날 오전 10시 13분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당초 10시 정각에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현지 기상 상황으로 인해 13분 지연됐다. 이어 카운트다운 후 정상 이륙에 성공, 계획대로 수직 비행 궤적에 올랐지만 곧이어 발사체를 둘러싼 거대한 화염이 생중계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노스페이스는 "1단 정상 점화 후 계획된 비행 구간을 수행했지만, 비행 중 기체 이상이 감지돼 지상 안전 구역 내로 낙하했다"며 발사 약 한 시간 후인 오전 11시25분경 공식적으로 밝혔다.
정확한 이상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동 비행종단 시스템'(AFTS)이 작동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자동 비행종단 시스템은 발사체가 비행 시 이상을 감지했을 때 자동으로 비행 중단(자폭) 명령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발사장 주변 민가로 추락하는 등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안전시설로 비행해 낙하한다.
이노스페이스 관계자는 "구체적인 발사 종료 원인은 브라질 공군과 함께 확인 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잘 나가는' 스페이스X도 여러 차례 실패…실망은 이르다
한빛-나노는 이노스페이스가 독자 개발한 소형 발사체다. 국내 민간 기업 최초로 고객사 위성을 고도 300㎞, 경사각 40도의 지구 저궤도에 투입할 예정이었다.
비록 대기권을 벗어나 목표 궤도에 이르는 데는 '실패'했지만, 이번 첫 시도를 통해 증명에 성공한 기술도 있다. 먼저 한빛-나노는 발사대를 벗어나 '수직이륙'하는 데 성공했다. 이전 사례 중에는 발사대를 벗어나지 못한 채 그대로 폭발한 경우도 있다. 2016년 스페이스X의 '팰컨9'는 발사대에 기립해 연료를 주입하던 중 탱크 이상으로 폭발했다.
또 이노스페이스가 세계 최초로 발사체에 적용한 25톤(t)급 하이브리드 엔진도 이번 시도에서 정상 작동했다. 하이브리드 엔진은 고체 연료와 액체 산화제를 동시에 사용한 엔진을 말한다. 한빛-나노 1단이 정상 점화됐다는 건 엔진이 설계대로 작동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우주 정책의 최상위 의결기구인 국가우주위원회 부위원장인 방효충 KAIST(카이스트) 교수는 "내년 1조5000억달러 규모 IPO(상장)를 앞둔 스페이스X조차도 첫 발사는 3번 내리 실패했다. 그때 좌절해서 도전을 멈췄다면 지금의 스타링크도, 스타십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방 교수는 "발사체는 고도의 기술이어서 언제나 실패와 성공이 공존한다. 누리호가 성공한 건 그 뒤에 엄청난 사전 검토와 연구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수많은 실패가 쌓일수록 발사체의 신뢰도가 높아진다. 이제 시작일 뿐인 연구자들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야 할 때"라고 했다.
이노스페이스
- 사업분야항공∙우주∙국방
- 활용기술기타
- 업력***
- 투자단계***
- 대표상품***
이노스페이스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재발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노스페이스' 기업 주요 기사
- 기사 이미지 이노스페이스, 글로벌 수준 환경·안전 경영체계 구축…ISO 인증 완료
- 기사 이미지 국내 첫 상업용 로켓, 발사 연기…내달 17일 브라질서 시도
- 기사 이미지 이노스페이스 첫 상업 발사체 '한빛-나노' 23일 우주로 쏘아 올린다
관련기사
- 기자 사진 박건희 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