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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쩐의 전쟁', 한국은 돈없어 '쩔쩔'…자율주행 투자도 막혔다

송지유 부장, 김진현 기자 기사 입력 2025.10.2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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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속도 못내는 K-자율주행①]
22년 3431억→23년 2759억→24년 2305억' 투자 감소세
AI·로봇·반도체 등 투자 급증한 다른 딥테크 분야와 대조

[편집자주] 미국과 중국은 자율주행 상용화를 가속화하며 도로 위에서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기술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규제와 투자 등 복합적인 한계로 인해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우리는 어디까지 왔고 무엇을 놓치고 있을까. 한국 자율주행이 '악셀'을 밟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현주소를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한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들은 제대로 투자를 받지 못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 속 차량은 자율주행차량 아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들은 제대로 투자를 받지 못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 속 차량은 자율주행차량 아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에서 치열한 '쩐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는데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들은 제대로 투자를 받지 못해 경쟁에 뒤처지고 있다. 자율주행은 기술 개발부터 데이터 축적까지 모든 영역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투자 보릿고개에 갇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것이다.

29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최근 5년간 국내 딥테크 벤처투자 현황을 분석해보니 지난해 자율주행을 필두로 한 미래형 모빌리티 부문 투자액은 2305억원으로 전년 대비 16.5% 감소했다. 2020년 671억원이던 미래형 모빌리티 벤처투자 규모가 2022년 3431억원까지 늘었지만 2023년 2759억원으로 줄더니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쪼그라들었다.


'투자가뭄' 자율주행, 인력도 줄인다


주요 딥테크 벤처투자 추이/그래픽=김다나
주요 딥테크 벤처투자 추이/그래픽=김다나
이는 AI(인공지능)·시스템반도체·로봇 등 다른 부문 투자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AI 부문 벤처투자액은 9694억원으로 전년 5536억원 대비 75.1% 급증했다. 시스템반도체 관련 투자도 2023년 4033억원에서 2024년 6441억원으로 59.7% 늘었다. 2022년 1000억원에도 못 비쳤던 로봇 부문 투자는 3000억원을 넘어서며 3배 이상 확대됐다.

올 들어서도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가운데 굵직한 투자를 받은 사례가 거의 없다. 모빌테크·뉴빌리티 등 일부 업체들이 자금을 유치했지만 각각 30억원 수준이다. 스트라드비젼·비트센싱·오토노머스에이투지·라이드플럭스 등 업계 대표기업들이 지난해 200억~400억원대 자금을 확보한 것에서 투자 시계가 멈춰 있다.

투자 가뭄이 이어지면서 R&D(연구개발)·PoC( 기술실증)는 고사하고 인재 유치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일부 업체는 당장 비용이 많이 드는 인건비 줄이기부터 나섰다. 유니콘팩토리의 스타트업 정보 플랫폼 데이터랩에 따르면 자율주행 시스템 업체인 A사의 직원수는 지난해 10월 164명에서 올해 8월 현재 63명으로 60% 이상 줄었다. 자율주행 데이터 서비스를 하는 B사도 지난해 말 230명이던 직원을 올 8월 기준 80명으로 65% 감원했다. A사는 2022년, B사는 2023년 각각 마지막 투자를 받았다.


'K-자율주행'에 돈 안 몰리는 이유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투자유치 현황/그래픽=김지영
자율주행 스타트업 투자유치 현황/그래픽=김지영
자율주행 업체들이 벤처투자 시장에서 소외되는 가장 큰 이유는 기대에 비해 기술레벨이 4~5단계에 이르지 못하는 등 성과가 나지 않아 상용화까지 요원하다는 우려가 깔려 있어서다. 한 VC(벤처캐피탈) 대표는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제도가 2016년에 시작돼 이제 10년이 지났지만 허가를 받은 차량 수가 아직 500대도 안된다"며 "투자자 입장에선 자율주행 기술투자를 돈을 벌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기업가치와 실적 간 괴리가 큰 것도 걸림돌이다. 또 다른 VC 임원은 "지난해 자율주행 관련 투자 몇 건을 검토했는데 상용화까지 까마득한데 수천억원대 평가를 받아 놓은 곳들이 많아 그냥 접었다"며 "실증 단계에서 말도 안되게 높은 값을 부르니 더욱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족한 자금이 경쟁력 악화, 투자 위축 등 악순환을 부른다는 해석도 있다. 구글 '웨이모'와 테슬라 '로보택시', 바이두 '아폴로고' 등이 자금을 쏟아 부으며 기술과 주행, 서비스 등 경쟁에서 치고 나가면서 한국과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자율주행 업계 관계자는 "자금줄이 막혀 옴짝달싹 못하니 IPO(기업공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도 증시 문턱 넘기가 쉽지 않다"며 "포니AI, 위라이드 등 중국 자율주행 업체들은 이미 나스닥에 상장했고 최근엔 홍콩 상장까지 추진하고 있어 자금 측면에서 경쟁이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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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을 마친 뒤 충전 중인 구글 웨이모 차량들/AFPBBNews=뉴스1
자율주행을 마친 뒤 충전 중인 구글 웨이모 차량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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