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심사역 채용 쉽지 않은 은행권…"금산분리 규제 완화 우선"

이창명 기자 기사 입력 2025.12.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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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 루나미엘레 그랜드볼룸에서 성장지향형 기업생태계 구축을 위한 혁신 전략을 주제로 열린 제2차 기업성장포럼에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왼쪽부터),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참석해 있다. 2025.11.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 루나미엘레 그랜드볼룸에서 성장지향형 기업생태계 구축을 위한 혁신 전략을 주제로 열린 제2차 기업성장포럼에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왼쪽부터),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참석해 있다. 2025.11.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에 맞춰 은행권이 기술금용 인력 채용에 나서고 있다. 각 금융그룹마다 80조~100조원의 생산적금융 계획을 세운만큼 자금을 투입할 기업을 골라낼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다. 하지만 업계에선 은행이 직접 심사해 투자에 나서기보단 기업형벤처캐피탈(CVC)에 대한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서둘러 간접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달부터 전략영업부에 기술금융 인력 채용 공고를 내고 최종 선발을 앞두고 있다. 이달 안에 최종 면접이 이뤄질 예정이다.

기술금융 채용인원 자격조건은 자연계열 박사·변리사·기술사·기술신용평가사 1급 보유한 자이거나 연구소 경력 3년 이상 연구원, 2년 이상 기술평가종사업무 경력자, 3년 이상 기술거래서 경력자로 한정할 정도로 자격요건이 까다롭다. 선발된 인원은 신한은행에서 중소기업 기술신용평가(TCB) 및 검수, 기술가치평가(IP), 기술평가 모형 및 전산개발 담당 업무를 맡는다.

신한은행의 기술금융 채용은 생산적금융 강화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CVC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지만 그 이전에 은행 자체적으로 심사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다.

CVC는 기업이 출자한 벤처캐피탈이다. 기술이나 기업 분석이 가능한 인력을 갖춘 기업들이 CVC를 만들고, 자금이 풍부한 은행이 투자금을 보태는 방식이다. 해외에선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의 VC지만 국내에선 이같은 형태의 CVC는 금산분리 원칙에 가로막혀 있다.

CVC 규제 완화없이 생산적 금융이 이뤄질 경우 은행이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을 보는 안목을 갖추기 위해 직접 전문 심사역을 채용하고 투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같은 형태는 은행권 내부에서도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우선 국내 시장에서 벤처스타트업 전문 심사역이 가능한 인재 자체가 드문 데다 전문 심사역들도 은행보다는 대부분 기술 벤처캐피탈 시장에서 자기 몸값을 키울 기회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벤처스타트업 시장에선 심사역들이 투자가치가 있는 기술이나 스타트업을 찾으면 외부로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독점 관리하는 분위기다. 본인이 투자할 기술이나 스타트업을 통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은행에선 심사역이 알아낸 정보를 독점할 수 없고, 내부 보고와 정보공유가 불가피해 전문 심사역들이 선호할 수없는 환경이란 설명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와 같이 은행이 직접 심사역을 채용하는 투자가 오래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또 심사역이 일하던 벤처캐피탈 생태계와 은행의 조직문화 등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인재 채용부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 기자 사진 이창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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