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글로벌 금리인하 추세에 이재명 정부의 벤처투자 활성화 정책이 맞물리면서 벤처·스타트업들의 투자유치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상반기 벤처투자는 5조678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5%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펀드 결성이 6조1681억원으로 19.4% 급증하면서다. 글로벌 금리인하 기조와 정부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연말부터 벤처투자 시장이 본격 해빙기에 들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벤처기업협회가 최근 발표한 '2025년 3분기 벤처기업 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올해 4분기 투자유치 전망지수는 93.0으로 전기 대비 2.2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긍정 응답이 많았다는 의미고, 낮으면 부정 응답이 많았다는 의미다.
4분기 전망지수 93.0은 올해 2분기(93.1)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높은 수치다. 벤처기업 BSI 조사는 2024년 처음 시작돼 코로나19 이후 유동성으로 인한 시장 활황기와 그 후 혹한기에 대한 데이터는 없다. 다만 2024년 조사에서는 매 분기 86 미만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는 확실히 변했다는 평가다.
실제 투자 실탄인 벤처펀드도 올해 들어 조성 규모가 커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조성된 펀드는 6조1681억원 규모로 전년동기(5조1662억원)보다 19.4%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펀드결성은 활발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6400억원 규모의 스타트업코리아펀드와 5500억원 규모의 넥스트유니콘프로젝트펀드 등 모태펀드가 중심이 되는 대형 펀드들이 본격적인 출자자 모집에 들어간 상태다. 2020~2025년 상반기(1~6월) 국내 벤처투자·펀드결성 동향/그래픽=이지혜업계는 글로벌 금리인하 추세와 새 정부 정책 방향이 벤처투자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이 지난 9월에 이어 연내 2회 금리를 더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도 연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도 시장에 풀린 유동성을 벤처투자시장에 흘러가도록 하는 데 적극적이다. 정부는 최근 '생산적 금융 대전환'의 일환으로 은행의 위험가중자산(RWA) 규제를 완화했다. 이전까지 은행이 보유한 자산을 평가할 때 비상장 벤처기업 주식 등에는 400%의 가중치를 부여하던 걸, 단기 매매목적 등 예외적 사항을 제외하면 250%의 가중치만 부여하도록 변경한 것. 이를 통해 은행권의 벤처펀드 출자를 확대한다는 취지다.
그밖에 지난 7월에는 벤처투자를 하지 않았던 중소형 연기금의 벤처펀드 출자가 시작됐고, 비상장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상장형 공모펀드인 'BDC(기업성장집합기구)' 허용 법안도 통과됐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새 정부 경제 성장전략에 맞춰 연간 벤처투자 규모를 현재의 3배 이상인 4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투자업계도 본격적인 투자 준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중기부에 따르면 상반기 벤처펀드 결성이 19.4% 늘어났지만 실제 벤처투자의 증가폭은 3.5%에 그쳤다. 탄핵과 대선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이제 투자에 적극 나설 것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벤처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투자를 하고 싶어도 대외여건 때문에 소극적이었던 경향이 있었다"며 "심리적 장벽이 제거되면서 당분간 투자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