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엔젤투자리스트 최고위 과정 모집

투자 잘 받는 창업자 따로 있다?…VC 심사역이 직접 전하는 비결

김진현 기자 기사 입력 2025.10.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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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추석은 개천절과 한글날, 주말이 이어진 '황금연휴'다.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있지만 평소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들에겐 독서로 여유를 즐길 기회이기도 하다.

올해 벤처캐피털(VC) 업계 종사자들이 잇달아 창업·투자 관련 서적을 펴냈다.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고민을 담는 동시에 실무에 도움이 될 만한 실용적 조언도 제공한다.


인문학으로 살펴본 벤처투자


네이버 D2SF 설립에 참여하고 DSC인베스트먼트에서 근무한 원수섭 씨는 6월 '인문학으로 투자하다'를 출간했다. 이 책은 VC에서 투자하며 겪은 경험과 고민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원 씨는 연세대 컴퓨터과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전자 (89,000원 ▲3,000 +3.49%) 네트워크사업부 개발자로 경력을 시작해 KT (51,200원 ▲700 +1.39%), 네이버 등을 거쳤다. 네이버 입사 전에는 직접 스타트업을 창업한 이력도 있다.

네이버에서 D2SF 설립을 추진하면서 처음 투자 업무를 접한 그는 워런 버핏, 찰리 멍거, 레이 달리오 등 투자 거장들의 서적은 물론 행동경제학의 대부로 불리는 대니얼 카너만('생각에 관한 생각들' 저자), 최인철 서울대 교수의 저서 등을 탐독하며 자신만의 관점을 찾으려 노력했다.

원 씨는 "책을 쓴 가장 큰 이유는 네이버와 DSC인베스트먼트에서의 경험을 정리하고 싶었다"라며 개인적 집필 동기를 밝혔다. 그는 "업계에서 투자 이론이나 철학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 않아 이를 강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DSC인베스트먼트 재직 시절 후배들에게 추천했던 책 리스트를 정리하고 세미나를 진행하며 정리했던 내용들을 엮어 책으로 완성했다.

특히 원 씨가 책에서 강조한 부분은 '성품'이다. 그는 "대부분 능력에 포커스를 두고 좋은 경영, 투자를 할 거라 생각하지만 경험한 바로는 현명하고 잘 참으며 구성원을 잘 이해하고 독려하는 대표들이 능력치가 뛰어난 이들보다 평균적으로 좋은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미디어에 나오는 분들은 대부분 엄청난 능력자지만 정규분포 가운데 계신 분들은 그런 분을 흉내 낼 게 아니라 '평범한 성공'에 집중해야 한다"며 "좋은 성품으로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주변을 대하는 분들이 성공하더라"고 덧붙였다. 원 씨는 DSC인베스트먼트 퇴사 이후 미국에서 지내며 책을 완성했다. 그는 조만간 국내로 돌아와 심사역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창업자와 투자자 관점 모두 담은 펀딩 가이드


이택경 매쉬업벤처스 대표는 한국벤처투자,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함께 '스타트업 투자유치'를 펴냈다. 다음 공동창업자이자 국내 대표적인 초기 투자자로 꼽히는 그는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활동하며 받은 질문과 직접 경험한 사례, 동료 투자자들과의 논의 내용을 정리해 책에 담았다.

이 책은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하는 전 과정을 단계별로 안내하는 실전 가이드북이다. 투자 유치의 의미와 준비 과정, 투자자의 의사결정 절차, 투자 이후 유의사항까지 폭넓게 다룬다.

투자자가 주로 보는 핵심 요소로는 '팀'과 '시장'을 꼽는다. 창업팀의 역량과 실행력, 꿈의 크기뿐 아니라 잠재 시장 규모, 경쟁 우위, 수익성 및 회수 가능성을 어떻게 어필할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또한 IR 자료 작성 시 필요한 10가지 핵심 항목(기업의 목적, 문제점, 해결책, 잠재 시장 규모 등)을 제시하고 기업가치 산정 방식과 지분 희석을 고려한 현실적 협상 전략도 소개한다.

책에는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의 투자 유치 경험담과 한킴 알토스벤처스 대표의 투자자 관점 인터뷰도 실렸다. 아울러 창업자와 투자자 모두가 겪는 어려움과 개선 과제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도 담겨 있어 예비 창업가와 스타트업 경영진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업 투자유치'는 2020년 한국벤처투자와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제안으로 제작됐다. 이택경 대표가 아웃스탠딩 연재 글과 블로그 강의 내용을 묶어 원고를 구성했으며 공익 목적으로 제작돼 한국벤처투자·매쉬업벤처스 홈페이지 등에서 PDF로도 열람할 수 있다. 업계에서 비공식적으로 제본해 읽히던 초판 이후 공동 제작자가 수익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개정 증보판이 올해 9월 정식 출간됐다.

이 대표는 "성공적인 투자 유치에 대한 정답을 제시할 순 없지만 투자 유치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33건 매칭 데이터로 풀어낸 팁스 전략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와 이은영 씨엔티테크 투자전략 실장은 '팁스233'을 공동 집필했다. 초기 창업 기업의 성장 마중물 역할을 하는 팁스(TIPS·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와 관련한 매칭 데이터를 분석해 선발 전략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팁스는 정부 연구개발(R&D) 자금을 민간 투자와 연계해 기술 스타트업의 빠른 성장을 돕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실제 창업자들에게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어떤 전략으로 접근해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가이드가 부족했다.

씨엔티테크는 팁스 선정 과정부터 팁스 이후 글로벌 확장까지 스타트업이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내용을 심도 있게 담았다. 시드팁스·프리팁스와 같은 사전 프로그램, 팁스 본 과정(일반형, 딥테크형) 차이점, 포스트팁스·스케일업팁스·글로벌팁스와 같은 후속 성장 전략까지 전 과정을 단계별로 구분해 설명했다. 특히 액셀러레이터로서 233개 기업의 팁스 매칭을 진행한 씨엔티테크의 연도별 팁스 분석과 공략 방법을 담겨 있다.

전 대표는 470개 기업에 투자하고 233개 기업에 팁스를 매칭한 국내 대표 액셀러레이터 기업인 씨엔티테크 대표이자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 협회장이다. 2000년 카이스트 학내벤처 1호인 에스엘투 창업을 시작으로 2003년 씨엔티테크를 설립했고 2012년부터 본격적인 액셀러레이팅 사업을 통해 국내 수많은 창업 기업을 발굴했다.

그는 "팁스를 준비하는 창업 기업뿐만 아니라 팁스를 수행한 기업 모두에게도 필독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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