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얼어붙자 여기로 돈 몰린다…올해 세컨더리펀드 역대급 예약

고석용 기자 기사 입력 2023.06.1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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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세컨더리(구주거래)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만기를 앞둔 벤처펀드는 무리하게 포트폴리오 기업의 IPO를 추진하는 대신 세컨더리펀드에 구주를 매각해 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세컨더리펀드는 우량한 스타트업 주식을 비교적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어서다. 정부도 관련 규제를 완화해 세컨더리를 통한 벤처펀드의 중간회수를 지원하기로 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SC인베스트먼트는 최근 2000억원 규모의 'DSC세컨더리패키지인수펀드제1호'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DSC인베가 조성하는 최대 규모의 세컨더리펀드로 100% 민간 출자로 결성할 예정이다. 특정 스타트업의 구주에 투자하는 게 아닌 만기가 다가오는 벤처펀드를 통째로 인수하는 게 특징이다.

모태펀드도 5000억원 규모의 세컨더리펀드 조성을 앞두고 있다. 모태펀드는 올해 출자사업으로 LP지분유동화펀드, 일반세컨더리펀드로 3400억원, 벤처세컨더리사모펀드 1500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현재 서류심사를 끝내고 2차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모태펀드의 세컨더리펀드 출자는 10년만으로, 투자혹한기의 벤처펀드 중간회수를 지원해야한다는 취지로 부활했다.

하반기 이 같은 펀드들이 조성되면 올해 세컨더리펀드는 역대 최대 수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따. 지난해부터 세컨더리펀드의 결성금액은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전자공시에 따르면 벤처캐피탈(VC)들이 결성한 세컨더리펀드 규모는 5914억원으로 전년 동기(4941억원)보다 19.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에는 552억원 규모가 결성됐는데 하반기 DSC인베의 펀드와 모태펀드 출자 펀드들이 결성을 완료하면 6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세컨더리펀드 결성이 늘고 있는 것은 지난해부터 지속된 주식시장과 IPO시장 침체 때문이다. 만기가 도래했지만 IPO를 통한 회수가 어려워진 벤처펀드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투자유치 스타트업 중 IPO를 진행한 곳은 12곳으로 전년 동기 17곳보다 5곳 감소했다. 세컨더리펀드 운용사들은 이에 IPO를 못하는 만기 도래 벤처펀드의 주식을 20~30% 할인해서 살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VC업계 관계자는 "운용사가 펀드 만기를 연장할 수는 있지만 연장 후에는 운용보수를 받을 수도 없고 투자 레코드도 지연된다"며 "연장 이후에는 IPO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란 보장도 없어 선호하는 선택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컨더리펀드 운용사들 입장에서는 성장궤도에 오른 스타트업들을 낮은 기업가치로 투자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세컨더리 시장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혁신벤처·스타트업 자금지원 및 경쟁력 강화 방안'을 통해 현행 벤처투자촉진법에 규정된 세컨더리펀드의 20% 신주투자 의무 규정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VC업계에서 세컨더리펀드 운영의 어려움으로 제기했던 신주투자 의무 규정을 없애 펀드 결성과 투자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다.

스타트업 업계도 긍정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컨더리에 구주를 매각한 VC들은 새로운 펀드를 결성할 수 있어 벤처투자의 돈맥경화가 뚫릴 수 있다"며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펀드 일정에 맞춰 무리하게 IPO를 추진하지 않아도 돼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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