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엔젤투자리스트 최고위 과정 모집

액셀러레이터 양적 성장 둔화…'옥석 가리기' 본격화

김진현 기자 기사 입력 2025.08.21 08:00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공유하기
글자크기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창업진흥원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 등록현황/그래픽=이지혜
창업진흥원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 등록현황/그래픽=이지혜

초기 스타트업 투자·육성을 담당하는 액셀러레이터(AC·창업기획자)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익모델을 찾지 못한 곳이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한편 차별화된 전문성을 갖춘 투자사들이 자리 잡으면서 '옥석 가리기'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창업진흥원이 발표한 2025년 AC 등록 현황에 따르면 현재 활동 중인 AC는 490개사다. 지난해보다 23개 늘어났지만 증가폭은 예년에 비해 축소됐다. 연도별 순증 추이를 보면 2022년 53개, 2023년 64개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28개, 2025년 23개로 둔화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AC 증가세 둔화를 시장의 자정 작용으로 보고 있다. 각자의 강점을 앞세워 보육과 투자 역량을 강화하는 AC가 시장에 자리를 잡으면서 차별화된 전문성이 생존 조건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해 자격을 반납하거나 요건 미달로 퇴출당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순증 규모가 둔화했다고 보고 있다.

전화성 초기투자엑셀러레이터협회장은 "최근 정부뿐 아니라 민간 지원사업도 의무 투자를 전제로 하다 보니 단순 지원만 노리고 신규 진입하는 사례는 줄어든 것 같다"며 "업계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숙기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성을 살린 대표 사례로는 사회문제 해결형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엠와이소셜컴퍼니, 예비창업자 멘토링에 집중하는 앤틀러코리아가 꼽힌다. 또 동남권 스타트업 보육에 특화한 시리즈벤처스, 초기 기술기업 밀착 지원을 내세운 탭엔젤파트너스도 지역 기반 차별화 전략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밖에 카이스트 출신 동문이 설립한 케이오씨파트너스, 대기업 임원 출신이 주축이 된 킹고스프링 등도 고유한 강점을 앞세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국내 AC 시장은 2010년 프라이머 설립을 계기로 본격화했으며 정부의 규제 완화와 팁스(TIPS) 프로그램 활성화를 발판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낮은 자본금 요건(1억원)과 느슨한 전문인력 기준 탓에 역량이 부족한 AC가 난립하고 수도권 편중 등의 문제점도 나타났다. (이전기사☞스타트업 키워낼 '산파' 기운 떨어졌다…'액셀' 못 밟는 K-AC)

올해 증가세 둔화 속에서도 수도권 집중 현상은 두드러졌다. 서울 AC 수는 지난해 244개에서 올해 261개로 늘어났지만, 부산·대구는 각각 1곳씩 줄었다. 대전은 카이스트 등 대학 창업자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AC가 늘면서 같은 기간 1곳이 증가했다.

올해 AC 자격 반납 기업 가운데 더존비즈온, 대웅제약, 한세예스24파트너스 등은 경영 참여 목적 투자가 허용되지 않는 제약 때문에 등록을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인덕대학교 산학협력단, 한국생산성본부, 한국경영인증원 등은 지원사업 수행을 위해 일시적으로 등록했다가 자격을 반납했다. 이밖에 지담, 인비전아이피컨설팅, LK경영연구원 등 컨설팅 기업들도 시장 진입 장벽을 넘지 못하고 라이선스를 반납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벤처투자 촉진법(벤촉법)' 시행령 개정으로 AC 역할이 확대된 만큼 업체 수는 꾸준히 순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법적 제약으로 금지됐던 컴퍼니 빌딩 모델이 허용되면서 직접 보육하지 않은 초기 창업기업에도 경영 참여 목적 투자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자회사 설립을 통한 다양한 투자 방식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팁스 프로그램 지원이나 정부 산하 기관의 평가지표(KPI) 충족을 위해 창업기획자로 등록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신규 진입 속도가 둔화하고 업계가 자연스럽게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관련기사

이 기사 어땠나요?

이 시각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