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 스타트업 '일잘러'가 국회에 간다면

김성휘 기자 기사 입력 2024.03.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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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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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한 달 앞둔 11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관위에 홍보현수막이 설치되고 있다. (공동취재) 2024.3.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한 달 앞둔 11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관위에 홍보현수막이 설치되고 있다. (공동취재) 2024.3.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조코위'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019년 30대 기업인을 교육문화부 장관에 깜짝 발탁했다. 차량호출 서비스 '고젝'의 나딤 마카림 창업주다. 1984년생인 그는 26세이던 2010년 오토바이 호출 서비스 고젝을 설립, 인도네시아의 대표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으로 키웠다.

나딤 마카림은 CEO(최고경영자) 직을 내려놓고 내각에 합류했다. 그는 2021년 인도네시아 정부조직 개편 후 교육문화연구기술부 장관으로 재임중이다.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고젝은 전자상거래 기업 토코피디아와 합병, '고투'(GOTO) 그룹으로 동남아 플랫폼 경제를 이끈다.

경제인의 정계진출을 보는 시선은 제각각일 수 있다. 하지만 창의, 도전, 혁신과 같은 스타트업 정신이 경제를 넘어 정치·사회 각 분야를 자극하는 것은 분명하다. 허름한 차고에서 친구들끼리 시작한 스타트업이 '빅테크'로 성장, 미국과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걸 볼 수 있다.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4·10 총선을 앞두고 스타트업 출신의 정치 참여가 활발하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스마트팜 기업 네토그린의 임형준 대표, 사회적기업 패밀리파머스 심성훈 대표, 최수진 파노로스바이오사이언스 전 대표 등을 영입했다. 앞서 에듀테크 기업 자란다를 창업한 장서정 대표를 비상대책위원에 임명했다.

워킹맘과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합류로 다양성 확보를 노린 셈이다. 새 영입인사는 아니지만 한무경 의원(전 여성기업협회 회장), 이준배 전 세종시 부시장(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초대 회장) 등도 총선을 뛴다.

더불어민주당은 IT와 과학기술에 좀더 무게를 실었다. 모빌리티 기업 새솔테크의 이재성 고문(전 엔씨소프트 전무), 여성 우주과학자 황정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박사, 신용한 전 맥스창업투자 대표 등이다. 조국혁신당은 구글 출신 이해민 오픈서베이 최고제품책임자(CPO)를 영입인재 2호로 발표했다. 조국혁신당은 이씨가 구글에서 15년 이상 일한 IT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벤처업계는 정치에 관여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하면서도 국회·정부의 정책 활동을 기대하는 데는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벤처캐피탈(VC)협회, AC협회 등은 퇴직연금의 벤처펀드 투자 허용 등 제도 개선을 잇따라 건의했다. 스타트업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인구소멸과 지역 일자리 고갈 위기를 지역 창업(로컬 스타트업) 활성화로 극복하자고 제안한다.

그런데 총선을 한 달 남긴 지금 스타트업 출신 정치 도전자들이 이름값에 걸맞은 행보를 보였는지는 의문이다. 참신하다는 이미지만 소비되고 실질적 변화를 끌어내지 못하면 스타트업다운 혁신 DNA를 정치에 불어넣을 기회를 놓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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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에 영입될 정도면 누가 봐도 '일잘러'(일 잘하는 사람)라 할 수 있다. 이들이 선거 기간만 반짝 빛나는 '샛별'이 아니라 오래도록 정책 변화를 이끄는 '길잡이별'(북극성)이 되길 기대한다. 정쟁이 아니라 정책의 경기장에서 선의의 대결을 펼쳐야 한다는 점은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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