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올려도 투자유치 막막…돈맥경화에 스타트업 '발동동'

남미래 기자 기사 입력 2022.12.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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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마른 스타트업들 몸값 낮춰 자금조달 안간힘

벤처투자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적자 스타트업은 물론 수익을 내는 스타트업들마저도 자금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투자 유치가 여의치 않자 돈줄이 마른 스타트업들은 기존보다 몸값(기업가치)을 낮춰 투자를 받는 다운라운드(down round)도 마다하지 않는 분위기다.

9일 벤처캐피탈(VC)업계에 따르면 해빗팩토리는 7월부터 진행한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유치를 유보했다.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등 기존 투자자들이 약 100억원 규모로 후속 투자 의사를 밝혔으나 신규 투자자의 참여가 저조해 목표금액을 달성하는데 실패해서다.

신규 투자자와 해빗팩토리 간 기업가치에 대한 의견 차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빗팩토리는 올해 7월부터 월간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섰다. 내년 연간 흑자전환 가능성이 커진 만큼 눈높이를 낮출 수 없다는 회사 측과 달리, 신규 투자자들은 1000억원의 기업가치를 부담스러워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빗팩토리 관계자는 "신규투자자와 밸류 판단이 맞지 않아 목표금액인 300억원을 다 채우지 못했다"며 "내년쯤이면 연간 흑자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굳이 눈높이를 낮춰 자금을 조달해야 할 만큼 급하지 않다"고 말했다.

여성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도 5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를 검토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자금조달 규모를 축소해 브릿지 투자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블리에 투자한 VC 한 관계자는 "이번에는 기존 투자자 위주로 참여해 투자유치 금액인 500억원보다는 낮은 금액을 유치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근 VC업계는 후속 투자보다 초기 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후속 투자는 투자금액 단위가 크지만 시장이 위축되면서 자금 회수(엑시트)는 불투명해서다.

한 VC 관계자는 "시리즈C 단계 이상 투자는 기업공개(IPO)를 통한 엑시트도 고려해야 하는데 악화된 IPO 시장의 회복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며 "시리즈C 딜 하나에 투자하느니 시리즈A, B 단계 여러 기업에 투자하는 편이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아예 몸값을 낮춰서라도 투자를 유치하는 사례들도 잇따르고 있다. 한때 기업가치 5000억원까지 거론되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는 LG유플러스 (9,780원 ▲30 +0.31%)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거래가 완료되면 LG유플러스는 왓챠가 발행하는 400억원 규모의 신주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른다. 명품 플랫폼 발란도 기업가치 8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눈높이를 대폭 낮춰서야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당초 1000억원의 자금을 모으려고 했으나 250억원을 조달하는 데 그쳤다.

또 다른 VC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직전 투자금액보다 기업가치가 낮아지면 기업의 평판이 훼손됐는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그동안 스타트업들이 고평가됐었고 조정을 받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제는 눈높이를 낮추는 게 추가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재조정받는 건 글로벌 시장도 마찬가지다. 올 초 390억 달러의 기업가치로 평가됐던 식료품 구매 대행 스타트업 인스타카트는 지난 7월 150억 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글로벌 온라인 결제기업 스트라이프도 내부적으로 기업가치를 950억 달러에서 지난 7월 740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스트라이프는 지난해 시리즈H 단계에서 6억 달러를 투자받으며 세상에서 가장 비싼 스타트업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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