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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의 마중물 격인 모태펀드에 연기금·퇴직연금 등이 출자할 수 있는 '국민계정'을 신설한다. 그동안 중소벤처기업부 등 10개 부처가 19개 계정으로 모태펀드 재정을 출자해왔다. 이와 별도로 연기금·퇴직연금 전용 국민계정을 만들어 벤처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7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2026년도 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에서 "모험 투자자가 이끌어가는 벤처투자 40조 시대를 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기부에 따르면 국내 벤처투자는 지난 3분기 4조원 수준을 기록했다. 중기부는 40조원 규모로 벤처투자를 늘리기 위해 민간의 벤처투자 참여를 촉진하고 모태펀드 등 정부의 마중물 역할을 강화한다.

퇴직연금의 벤처투자를 허용하기 위해 내년 업계 및 노동부와 함께 퇴직연금 투자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연기금의 벤처투자 길을 확대해 달라는 투자업계 요구를 반영, 모태펀드에 국민계정을 신설한다. 벤처투자의 위험가중치 하향을 위한 가이드라인도 마련키로 했다. 벤처투자 자산의 위험가중치가 높아 은행의 벤처투자를 위축시킨다는 지적을 수용해서다.

모태펀드 예산은 본예산 기준 올해 1조원에서 내년 1조6000억원으로 58% 늘렸다. 모태펀드가 발굴·육성한 예비유니콘 기업에 국민성장펀드가 후속 투자하는 등 모태펀드와 국민성장펀드간 이른바 '투자 이어달리기' 체계도 마련하기로 했다. 외국인 출자자에게도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는 '글로벌 모펀드'도 싱가포르에 조성한다.

중기부는 M&A(인수합병) 등 회수시장 활성화도 나선다. 이를 위해 M&A 보증 항목에 '벤처투자조합 인수목적 SPC(특수목적법인)형 M&A 보증'을 추가하고 최대 500억원 보증키로 했다. 지금까지는 기술혁신형 M&A에 최대 200억원까지, 기업승계형 M&A는 100억원까지 각각 보증했다.

이밖에 모태펀드 출자를 받은 벤처펀드가 구주를 매입할 때 한시적으로 주목적 투자로 인정하고, 다양한 세컨더리 펀드 조성도 추진한다. 구주 매입 제한을 완화하면 기존 투자자의 엑시트(투자회수)가 원활해질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업무보고 자리에서 "벤처투자가 3분기에 4조원이고 이 추세대로면 연 16조원"이라며 "연 40조를 하려면 엄청 노력해야겠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어진 브리핑에서 "국민성장펀드 투자전략위원회에 벤처·스타트업 쪽 인물과 중기부 차관이 참여하는 여러 협의체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모태펀드-국민성장펀드의 이어달리기를 구체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기부 관계자는 "대기업 자금이 조금 더 M&A와 같은 쪽으로 벤처투자를 좀 더 할 수 있게 CVC(기업형 벤처캐피탈) 규제 완화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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