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음식을 출력하다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1.12.13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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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과거 전투식량이라고 하면 조리가 간편하고 2~3년간 상온에서 썩지 않는 특수포장 기술로 제작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군인들이 주둔지에 설치된 3D(3차원) 프린터로 필요한 영양분이 듬뿍 들어간 식사를 출력해 먹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시계와 피부에 부착된 센서는 땀의 생화학적 성분 등을 분석해 개별 병사의 상세한 생체데이터를 얻고 국방부에선 병사들의 건강상태와 면역력에 관한 정보를 토대로 맞춤형 영양제를 넣은 3D프린터용 음식반죽을 드론(무인기)으로 공수한다. 이는 미군 식품혁신연구소가 진행 중인 R&D(연구·개발) 사례다.

알약 하나만 먹으면 밥을 먹지 않아도 되는 그런 '미래음식'에 대한 상상은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터. 그런 꿈이 이젠 현실에서 더 절실해지고 있다. 전세계 인구가 80억명에 육박하고 기후변화에 코로나19(COVID-19)까지 겹치면서 식품값이 폭등하고 일부 제3국은 식량난에 허덕인다. 지구상 모든 국가가 "식량공급이 지속가능할까"라는 물음을 본격적으로 던지기 시작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2050년 전세계 식량가격이 2배 이상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각에선 먹거리의 무기화, 즉 식량안보와 직결한 '푸드워'(Food War·식품전쟁)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같은 위기는 기존 공장화한 식량시스템의 붕괴에서 비롯됐다는 진단이다. 오랫동안 인류는 소수의 단일작물을 중심으로 기업화한 자동화체계 속에서 대량생산하는 이른바 산업형 농업을 이어왔다. 이 시스템이 전례없던 도전에 직면하면서 가동이 원활치 않게 된 것이다.

인류의 식량문제에 대한 해법은 다양하게 제시된다. 이를테면 뿌리가 깊어 가뭄에 잘 버티고 수년간 밀을 맺는 다년생 컨자밀처럼 다양한 옛 작물 중 기후변화에 잘 견디는 튼튼한 품종을 유전자(DNA) 분석으로 탐색·발굴해 키워내는 것이 대안 의 하나로 꼽힌다.

송아지가 나고 커서 우리 식탁의 스테이크로 오를 때까지 기간은 2년6개월 이상 걸리나 살아있는 동물세포를 배양해 식용고기를 만드는 '배양육'은 약 6주면 가능하다.

최근 소비가 급증한 연어는 기생충인 바다이로 골치를 앓고 있다. 양식장에서 쓰는 약품에 내성이 생겨서다. 이는 'AI(인공지능) 로봇물고기'가 처리한다. 연어 비늘의 반점과 바다이를 정확히 구분해 수술용 레이저를 쏘아 제거한다. 연어 10만 마리당 이 로봇 1대만 있으면 된다고 한다. 노르웨이 연어양식 전문기업 아크바그룹은 이 로봇을 통해 생산원가를 70% 이상 줄이고 수출량을 10% 이상 늘렸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팜 투자규모가 5년 전보다 8배 이상 늘었다. 농업은 물론 어업, 축산업 등의 분야로도 우리 젊은 스타트업들의 도전이 이어진다. 1차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이들에게 매력적인 신대륙으로 통한다. 우리는 기술력 측면에선 미국, 유럽 등에 비해 시작단계지만 효과적인 지원책을 통해 안전한 식량공급은 물론 에그테크(농업기술) 분야의 글로벌 주도권 확보라는 성장동력도 함께 얻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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