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빠르게 늙는 한국과 보건의료·헬스케어 산업

윤지환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기사 입력 2021.11.0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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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칼럼]

대한민국이 급속도로 늙어가고 있다.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비중이 7~14%면 '고령화사회', 14~20%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구분하는데 우리나라는 202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독일, 일본 등 주요 고령국가들이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에 진입하는데 평균 45년 소요됐고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데는 약 30년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사회에 접어든 지 17년 만에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불과 8년 만에 다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빠르게 늙어가는 대한민국에 국민들이 질병 걱정 없이 건강하고 오래살 수 있으려면 공중 보건의료와 헬스케어산업에 대한 관심이 시급하다. 특히 다음의 3가지 이유로 보건의료와 헬스케어산업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첫째, 고용유발효과와 경제효과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제조업의 고용유발계수(10억원의 재화산출 시 직간접으로 창출되는 고용자 수를 의미)는 4.68명인 데 반해 보건·헬스케어산업은 10.22명으로 2배 이상이다. 일례로 미국 보스턴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는 대학과 병원을 중심으로 인재, 자본, 기업이 집중돼 있는데 관련 투자와 종사자가 모여들어 10년 만에 약 1000개 기업과 7만4000개 넘는 일자리로 2조달러(약 2348조원) 이상 경제적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한국경제연구원은 분석했다. 헬스케어 관련 스타트업의 창업과 이에 대한 투자도 활발해 2021년 현재 관련 분야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이 전세계에서 68개사에 달한다.

둘째, IT(정보기술)산업을 비롯한 문화관광 등 다른 산업과 융복합 발전 가능성이 높다. 한국보건산업진흥회에 따르면 보건의료와 헬스케어산업은 여러 산업의 성장을 유발하는 고부가가치 미래산업이다. 자국 의료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고 해외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외국인 환자 증가는 교통, 숙박, 휴양, 레저, 관광 등의 관련 산업도 동반 성장하게 한다. 대한내과학회학술지와 한국보건산업진흥회의 2020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술은 주요 선진국 수준이며, 특히 암과 장기이식 및 피부·성형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내 외국인 환자 수도 2009년 약 6만명에서 코로나19(COVID-19) 발생 이전인 2019년 49만명으로 의료관광산업은 크게 성장했다. 복수의 외래 및 입원진료를 포함한 연간 환자 수로 계산하면 107만명에 달할 정도다.

셋째, 의료데이터 기반 디지털 혁신을 촉진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의료는 ICT(정보통신기술)와 결합해 스마트 의료로 진화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핵심요소인 데이터 활용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해 데이터3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고 올해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 증진과 의료서비스 혁신을 위한 의료데이터 통합 및 활용을 위한 '마이헬스웨이' 구축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웨어러블 기기 등을 통한 개인의 의료데이터 수집·분석이 본격화했고, ICT(정보통신기술)와 AI(인공지능) 기술 등을 활용해 병원의 복잡한 업무를 자동화·지능화하는 스마트화가 진행 중이다. 이 같은 디지털헬스케어산업의 전세계 시장규모는 2019년 840억달러(약 98조6160억원)에서 연평균 약 15% 성장해 2026년에는 2210억달러(약 259조454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보건의료와 헬스케어산업은 국민의 건강증진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다. 더구나 고용유발효과가 우수하고 다른 산업과의 융복합 발전 가능성이 높으며 디지털 혁신을 유발하는 역할을 한다. 보건의료와 헬스케어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윤지환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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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윤지환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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