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보다 뜨거운 중국 생명공학…"딥시크 모먼트 맞았다"

윤세미 기자 기사 입력 2025.06.1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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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생명공학(바이오테크) 기업들이 4년간 이어진 긴 침체를 끝내고 올해 아시아 증시에서 가장 뜨거운 주식으로 떠올랐다. 중국이 개발한 신약을 두고 서방 기업들의 라이선스 계약이 줄을 잇는 가운데 중국 생명공학 업계가 '딥시크 모먼트'를 맞이했단 평가가 나온다.

2023년 4월25일(현지시간) 중국 북부 허베이성의 한 보건센터에서 아이가 백신을 맞고 있다./AFPBBNews=뉴스1
2023년 4월25일(현지시간) 중국 북부 허베이성의 한 보건센터에서 아이가 백신을 맞고 있다./AFPBBNews=뉴스1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항셍 바이오테크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60% 넘게 뛰었다. 이런 추세는 올해 '딥시크 충격' 이후 랠리에 올라탄 중국 기술주를 능가한다. 항셍테크 지수는 올해 1월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오픈AI의 챗GPT에 견줄 만한 AI 모델을 선보인 뒤 17% 상승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기술주와 함께 생명공학 주식이 주목을 받는 건 중국이 글로벌 혁신의 중심지가 되고 있단 또 다른 징표라고 짚었다. 엑솜자산운용의 이치 리우 선임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생명공학은 더 이상 신흥 단계가 아니다"라며 "10년 전과 달리 이제는 세계 제약 혁신을 재편하는 파괴적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도 수준급이고 경제성도 충분하며 신약 후보 물질들이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신약 시장에서 중국의 존재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자료제공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신약에 대한 대형 라이선스 계약은 역대 최대 규모로, 혁신 신약 중 중국 비중은 28%에 달했다. 올해에도 이런 흐름은 이어진다. 지난달 19일 미국 화이자는 중국 3S바이오의 실험용 항암제에 대해 12억5000만달러(약 1조7000억원)를 지불하고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2주 뒤엔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MS)가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중국 바이오테우스가 발굴한 항암제에 대해 최대 111억달러 규모로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항셍 바이오테크 지수 올해 추이/그래픽=윤선정
항셍 바이오테크 지수 올해 추이/그래픽=윤선정
항셍 바이오테크 지수 올해 추이/사진=인베스팅닷컴
항셍 바이오테크 지수 올해 추이/사진=인베스팅닷컴
관련주는 날개를 달았다. 화이자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3S바이오는 270% 가까이 폭등했고, 항체 의약품을 개발하는 레미젠 역시 다국적 기업으로부터 라이선스 계약을 제안받았단 소식에 270% 치솟았다. 생명공학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기업공개(IPO) 추세에서도 드러난다. 항암제를 개발하는 듀얼리티 바이오테라퓨틱스는 4월15일 상장 후 196% 뛰었다.

홍콩 소재 픽텟자산운용의 동 첸 수석 전략가는 중국 생명공학 기업들이 "그들만의 딥시크 모먼트를 맞이하고 있다"면서 "여전히 상승 여력은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에선 랠리가 과도해지고 있단 지적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이선 취 애널리스트는 이달 보고서에서 "약세론자들은 어느 지점에서 이익 실현을 계획하고 있고, 일부 투자자들은 최근 주목받는 기업들보다 안정적인 배당금 지급이나 꾸준한 수익 성장을 갖춘 제약사들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 일부 투자자들은 최근 라이선스 계약은 일회성이기 때문에 계약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을 몇 배씩 높게 책정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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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윤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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