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K-스타트업의 CES 필살기

김성휘 기자 기사 입력 2025.12.27 11:00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공유하기
글자크기

[우리가 보는 세상]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LG전자가 내달 6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6에서 ‘AI 기반 차량용 솔루션’을 선보인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은 음식을 픽업할 때 수어를 사용하면 AI가 수어의 뜻을 해석해 디스플레이에 자막을 띄우는 모습. (LG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LG전자가 내달 6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6에서 ‘AI 기반 차량용 솔루션’을 선보인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은 음식을 픽업할 때 수어를 사용하면 AI가 수어의 뜻을 해석해 디스플레이에 자막을 띄우는 모습. (LG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자리에 앉아만 있지 마세요."

해마다 1월이면 적잖은 국내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향한다. 이때 열리는 CES는 기술과 산업, 정책과 자본이 융합되는 거대한 마켓이다. CES 주관사 CTA의 게리 샤피로 CEO가 "소비자 가전쇼가 아니라 CES로 불러달라"고 말한 이유도 여기 있다. 출발은 '소비자 가전·전자 쇼(Consumer Electronics Show)'였지만 더 이상 가전제품 전시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자신감이자 노련한 마케팅 전략이다.

1967년 태동한 CES는 해를 거듭할수록 몸집을 키워 이제는 라스베이거스 중심가 여러 전시장에서 동시다발 열린다. 처음 참석한다면 어디가 어딘지 찾아다니다 지칠 수 있다. 그 넓고 복잡한 CES 한가운데 벤처·스타트업을 위한 공간 '유레카파크'가 있다. 유레카파크는 언제나 문이 열려 있는 것은 아니다. 주목할 만한 최신 기술이 있어야 한다. 기업당 생애 두 번만 참여할 수 있다.

물론 CES 참가 티켓이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건 아니다. 혁신상 수상 기업이라도 후속투자는 만만하지 않고, 스케일업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잖다. 그렇다고 "한 번 다녀왔다"는 경험으로 만족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기회다. 2025년 기준 포춘 500대 기업 가운데 300여개가 CES에 참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의 고위급 임원들도 유레카파크를 돌아본다. 글로벌 시장 진출, 투자자 물색은 물론이고 잠재적 바이어를 찾는 데 이 만한 무대는 드물다.

결국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갈린다. 이동기 코엑스 고문(전 대표)은 "부스만 지키지 말고 다른 전시관을 돌아보라"고 조언한다. 참가기업은 우리 제품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CES에 가서 무엇을 얻고 싶은지 스스로 물어봐야 한다. 특히 유레카파크는 이미 제품을 완성해 수출만 앞둔 기업보다는 제품-시장 적합성(PMF)을 검증하려는 기업에게 더 어울리는 공간이다. 우리 제품이 당초 생각한 시장에 과연 맞는지 확인할 수 있다.

유레카파크에 참여하는 스타트업이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는 '이미 완벽하다'는 자기 확신일지 모른다. 많은 기업이 '우리 기술이 세계 최고'라고 주장한다. 혁신상 수상 이력도 내세운다. 그러나 혁신상은 초기기업의 '가능성'에 대한 평가이지 고객 관점에서는 극히 일부 요소에 불과하다. 혁신상을 받았다고 모두가 스케일업에 성공하지 않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CES에 대한 책 '피벗 오어 다이'를 쓴 게리 샤피로의 조언도 같은 맥락이다. 말하자면 F와 P 사이에 답이 있다. 피드백(F)을 듣고, 필요하다면 피벗(P·사업전환)하라는 것이다. 고객사의 냉정한 피드백을 들어야 한다. 외부 투자는 원하지만 조언은 듣고싶지 않다면 성공 가능성은 급격히 낮아진다.

요컨대 자리에 앉아만 있지 말 것. 열린 마음으로 듣고, 보고, 움직일 것. CES에 참가하는 기업이든 장래 참가가 목표인 예비창업가이든 이 점을 기억하면 좋겠다. 그럴 준비가 돼 있다면 CES 2026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비상장사)으로 가는 썩 괜찮은 출발선이 될 수 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유니콘팩토리]

'우보세' 기업 주요 기사

관련기사

이 기사 어땠나요?

이 시각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