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사진=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이하 에이티넘)가 8600억원 규모의 대형 펀드를 결성한 지 불과 2년여만엔 1800억원가량의 출자금을 투자자에게 배분했다. 통상 대형 펀드의 원금 회수기간이 5년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속도다.
23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이티넘은 운용 중인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3'의 출자자(LP)들에게 최근 중간 분배를 완료했다. 이 펀드는 2023년 9월 약정총액 8600억원으로 결성돼 당시 업계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총 세차례 캐피탈콜(Capital Call)을 진행해 약정액의 약 60%인 516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분배로 에이티넘은 실제 집행된 투자금의 약 35%를 LP에게 돌려줬다. 이를 최근 LP가 펀드 성과 지표로 측정하는 DPI(납입원금 대비 분배금)로 계산하면 0.35배가 된다. 에이티넘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데이터를 보면 2023년 결성 VC펀드 중 상위 10% 평균 DPI 수치가 0.02배 정도다"라며 "장기 성장 유망 기업에 대한 투자와 함께 2~3년 내 회수가 가능한 성장 단계 기업을 균형 있게 투자하는 전략이 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에이티넘이 조기에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크레이버코퍼레이션, 지투지바이오(66,700원 ▼1,500 -2.20%), 에이비엘바이오(187,000원 ▲1,600 +0.86%) 등 투자 포트폴리오 덕이다. 뷰티 브랜드 '스킨1004' 운영사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은 1년 반만에 약 4배의 회수 성과를 달성했다.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은 지난해말 구다이글로벌 컨소시엄에 약 2456억원에 인수됐다. 에이티넘은 DSC인베스트먼트가 보유했던 크레이버코퍼레이션 지분을 매입해 단기간에 자금을 회수했다.
약효지속성 주사제 플랫폼 기업 지투지바이오도 투자로는 10배가량의 투자금을 회수했다. 지투지바이오는 올해 8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에이티넘은 프리IPO라운드에 참여해 단기간에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상장사인 에이비엘바이오에 대한 그로스(Growth) 투자 전략도 적중했다. 에이티넘은 2024년 7월 에이비엘바이오의 전환우선주(CPS)에 투자했다. 이후 에이비엘바이오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3조7000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주가가 급등하면서 3배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에이티넘 관계자는 "펀드 성격상 비상장사뿐만 아니라 상장사라도 국내에서 스케일업이 가능한 분야라면 투자한다"며 "에이비엘바이오의 경우 BBB(뇌혈관장벽) 투과 셔틀이나 이중항체 ADC(항체-약물접합체) 플랫폼 기술의 우수성을 높이 평가해 투자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