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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진단치료기연구실 소속 연구원이 개인 맞춤형 정밀 진단기기 내부 시스템을 테스트하는 장면/사진=ETRI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민간기업이 '원팀' 방식으로 시장 개척에 나서며, 기업 단독으로는 어려웠던 기술사업화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연구기관이 보유한 원천기술과 기업의 제품 개발·시장 진출 역량이 결합하면서 협업 기반의 기술사업화 모델이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 산하 '공동사업화랩(1-TEAM LAB)'을 중심으로 민간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 최근 다양한 기술사업화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공동사업화랩은 기업과 ETRI 연구진이 동일한 공간에서 머리를 맞대고 시제품 개발부터 시험·검증까지 사업화 전(全) 주기를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설계된 개방형 산·연 협업 프로그램이다.
입주 기업은 최대 2년간 연구원 내 전용 공간을 제공받으며 △제품 디자인 △PCB·SMT 제작 △소프트웨어 시험·검증 △금형·사출 △해외 판로 개척 △NEP·NET 인증 등 사업화 패키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개발 기간 단축과 조기 시장 진입을 적극 뒷받침하는 구조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입주 기업들은 고도화된 기술 개발과 실증을 빠르게 진행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근적외선(920nm) 영역 펨토초 레이저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블루타일랩, 군용 종이드론 관제기술을 고도화한 더피치 등이 대표 사례다.
먼저 블루타일랩은 ETRI 진단치료기연구실과 협력해 반도체 발광소자 기반의 920나노미터(nm) 펨토초 광섬유 레이저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920nm 대역은 생체 투과성이 높아 고해상도 이광자 현미경 영상 구현에 필수적이다. 이번에 구현된 초고속 펨토초 펄스 기술은 세포 내부 자발형광을 활용해 형광염료 없이 인체 조직 심부를 관찰할 수 있어 독성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기업은 공동사업화랩을 기반으로 소산성 솔리톤 구조를 적용한 광원 분석 및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했다. 그 결과 △2025 연구개발특구 실증·스케일업 사업 선정 △미국 특허 2건 공동 출원 △SCI급 논문 발표 △전문 인력 확충 △누적 투자 97억 원 유치 △이노비즈 인증 △정부출연연 기업가상 △2025 대한민국 혁신창업대상 수상 등 다수의 성과를 거뒀다.
블루타일랩은 더 나아가 산업용 초고속 펨토초 레이저 국산화와 극초단파(펨토초·피코초) 레이저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김형우 블루타일랩 대표는 "국산 레이저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레이저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ETRI 에어모빌리티연구본부 소속 연구진이 DNA+드론 시스템의 실시간 자율비행 알고리즘 작동 상태를 점검하는 모습/사진=ETRI더피치는 ETRI 에어모빌리티연구본부와 함께 군용 종이드론(PapyDrone-800)에 최적화된 4K 영상·센서 기반 관제기술을 개발했다. 무선 기반 초저지연 4K 영상 스트리밍과 표준 센서 데이터 실시간 전송 기능을 통합해 실제 군 작전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용 가능한 다채널 관제 플랫폼을 구현했다.
여기에 드론의 4K 영상과 센서 데이터를 5G로 실시간 처리하고, 지상 객체를 AI로 분석하는 ETRI의 'DNA+드론' 기술이 결합되면서 실시간 정보처리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이는 글로벌 방산·작전 환경에서 요구되는 실시간 영상처리·상황인식 기술 확보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더피치는 공동사업화랩 지원을 기반으로 20km 비행, 4K 촬영, 고정익 기반 정찰 기능을 갖춘 국산화율 80%의 PapyDrone-800을 출시했다. 이미 UAE 등 해외 고객사와 수출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DSK 2025, ADEX Seoul 2025 등 주요 방산 전시회를 통해 시장성을 입증하고 있다.
방승찬 ETRI 원장은 "앞으로도 연구성과와 기업 성장을 긴밀히 연계하는 협력형 성과확산 체계를 강화해 기술사업화 속도를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