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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영 옵토레인 대표/사진제공=본인 "반도체 기술이 스마트폰과 AI(인공지능) 등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냈듯 반도체가 앞으로 가장 큰 혁신을 만들어낼 차세대 분야는 바이오라고 판단했습니다."
2012년 설립된 반도체·바이오 융합 분자진단 기업 옵토레인의 이도영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옵토레인은 CMOS(상보형 금속산화물 반도체) 분자진단 플랫폼 하나로 감염병과 동물 질병, 농산물 품질관리, 암 정밀진단 등 다양한 바이오 응용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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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화일 엑시트 이후 두 번째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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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옵토레인 홈페이지 스크린샷
이 같은 구상은 반도체 분야에서 쌓은 경험에서 비롯됐다. SK하이닉스(1,919,000원 ▲89,000 +4.86%) 반도체 엔지니어 출신인 이 대표는 2002년 회사를 나와 스마트폰의 '눈' 역할을 하는 CMOS 이미지센서(CIS)를 개발하는 실리콘화일을 창업했다. CIS는 빛을 전기 신호로 변환해 이미지와 영상 정보를 만드는 센서다.
실리콘화일은 2008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이 대표는 회사를 매출 1320억원(2013년 기준) 규모로 키운 뒤 2014년 SK하이닉스(1,919,000원 ▲89,000 +4.86%)에 매각했다. 이후 이 대표는 이미지센서 기술과 반도체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두 번째 창업에 나섰다. 그렇게 설립한 회사가 옵토레인이다.
'옵토레인(Optolane)'은 '빛이 다니는 길'이라는 뜻이다. 회사는 처음 반도체 칩 사이를 빛으로 연결하는 광인터커넥트(Optical Interconnect)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핵심 연구인력의 합류가 무산되면서 광인터커넥트 사업을 더 이상 이어가기 어려워졌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했고, 이 대표가 주목한 분야는 바이오였다.
이 대표는 이미지센서를 개발하며 축적한 광(光) 신호 검출 기술이 분자진단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봤다. PCR(중합효소연쇄반응) 검사는 혈액이나 조직에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특정 DNA를 반복적으로 증폭해 검출 가능한 수준까지 늘리는 기술이다. 암 진단에서는 혈액 속 정상 DNA 사이에 섞여 있는 암 관련 유전자나 돌연변이 DNA를 증폭한 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형광 신호를 측정해 표적 DNA의 존재 여부를 확인한다.
PCR 검사의 성능은 DNA가 증폭될 때 나타나는 미세한 형광 신호를 얼마나 정확하게 읽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이 원리가 스마트폰 카메라의 이미지센서가 빛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방식과 본질적으로 같다고 판단했다. 반도체와 바이오는 전혀 다른 산업처럼 보이지만, 그에게는 '빛을 읽는 기술'이라는 하나의 공통분모로 연결돼 있었던 셈이다.
기존 PCR 장비는 DNA를 증폭하는 열제어 장치와 형광을 측정하는 광학 장치 등이 각각 분리돼 있어 장비가 크고 구조도 복잡했다. 옵토레인은 반도체 기술을 활용해 PCR 반응이 이뤄지는 카트리지와 형광 신호를 읽는 CMOS 기반 리더기를 하나의 소형 플랫폼으로 구현했다. 카트리지 안의 PCR 칩에서 DNA 증폭과 온도 제어가 이뤄지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형광 신호를 리더기의 CMOS 센서가 읽어 분석하는 방식이다. 별도의 대형 검사실 없이도 현장에서 곧바로 분자진단을 수행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사업화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옵토레인은 현재 전용 시약과 전용 카트리지, 리더기 (진단 기기)를 판매하고 있으며 올해 70억원대 매출을 전망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2028년 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옵토레인 기업 개요/그래픽=김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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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디지털 PCR 기술로 차별화…"혈액 한 방울로 암 조기진단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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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회사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조기 암 진단이다. 기존 액체생검은 혈액 속에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암 관련 DNA를 찾아내는 데 한계가 있다. 옵토레인은 CMOS 센서를 활용해 DNA 증폭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형광 신호를 실시간으로 읽어내는 '실시간 디지털 PCR' 기술을 구현했다.
암 초기에는 혈액 속 암 DNA(ctDNA)가 극미량만 존재해 형광 신호도 매우 약하다. 기존 디지털 PCR은 DNA 증폭이 끝난 뒤 형광을 한 번만 측정하는 방식이라 미세한 신호를 놓칠 수 있다. 반면 옵토레인은 CMOS 센서로 DNA 증폭 과정에서 발생하는 형광 변화를 실시간으로 연속 측정한다. 쉽게 말해 사진을 한 장만 찍는 것이 아니라 영상을 촬영하듯 변화 과정을 연속적으로 관찰하는 셈이다.
이처럼 형광 신호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까지 함께 분석하기 때문에 실제 DNA 증폭으로 발생한 신호와 배경 잡음을 보다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극미량의 암 DNA를 검출할 가능성을 높였다.
이와 함께 검사 결과를 자동 분석하는 AI 플랫폼 '카노푸스(CANOPUS)'도 자체 개발했다. 카노푸스는 옵토레인의 반도체 위 약 2만개의 초미세 웰에서 생성되는 형광 신호와 DNA의 녹는점(Melting Temperature) 변화를 종합 분석해 정상 DNA와 손상된 DNA를 구분한다. 기존에는 숙련된 전문가가 직접 판독해야 했던 결과를 AI가 자동으로 분석해 판독 편차를 줄이고 검사 속도와 일관성을 높였다. 이를 통해 의료진은 DNA 손상 정도와 변화 양상을 보다 빠르고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지금의 암 진단은 암세포가 충분히 생긴 뒤 발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우리는 암이 생겼는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DNA 손상이 얼마나 축적되고 있는지, 그 증가 속도가 정상적인 노화 과정과 어떻게 다른지를 측정해 암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조기에 포착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