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IN, 브라질에 첫 해외 민간거점 설립…파라나주 "한국의 판교를 이바이포라에서 재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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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남부 파라나 주에 한국 혁신기업을 위한 상설 거점 '코리안밸리(Korean Valley)'가 문을 열었다. 글로벌디지털혁신네트워크(GDIN)가 주관하고, 파라나주 정부와 현지 유관기관이 지원하는 해외 거점이다.
28일 GDIN에 따르면 코리안밸리는 '해외판 판교 테크노밸리'를 표방한 프로젝트다. GDIN이 지난 10여 년 간 한국 딥테크(첨단기술)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으며 쌓은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 정부·공공기관과 손잡고 만든 민간 주도형 혁신 허브라는 설명이다.
한국 스타트업은 이곳을 통해 브라질 기업 및 연구기관과 함께 기술을 연구·시험하고, 합작법인(JV)을 세워 중남미 시장에 특화된 솔루션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다. 이번 코리안밸리 사업을 주도한 GDIN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계된 국내 재단으로, 한국 ICT·딥테크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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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나주 이바이포라에 첫 거점…"라틴아메리카 첫 공식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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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IN은 27일(현지시간) 브라질 파라나주 이바이포라(Ivaipora)시에 첫 코리안밸리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 거점은 2023년 카를루스 마사 라티뉴 주니오르 파라나주지사 일행이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GDIN이 협력을 제안하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약 2년간의 준비 끝에 실제 개소로 이어졌다.
파라나주는 브라질 내에서 '가장 혁신적인 주'로 꼽히는 지역이다. 첫 사업지로 선정된 이바이포라는 애그테크(농업기술) 혁신이 활발한 곳이라는 점이 고려됐다. 파라나주는 이바이포라에 1호 코리안밸리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뒤, 주도(州都) 쿠리티바(Curitiba) 등 4개 주요 경제도시로 확산할 계획이다. 이바이포라 시는 코리안밸리 유치를 기념해 '코리아 광장'을 조성하고, 한-브라질 민간협력을 상징하는 기념비도 세웠다.
현지 정부와 GDIN은 코리안밸리에서 △농업기술 및 산업 4.0(스마트 제조) △정부기술(GovTech)·스마트시티 △헬스케어·생명공학 △지속가능 에너지·인공지능(AI) 등 4가지 분야를 집중 지원키로 했다. 농업·도시·의료·에너지라는 한 지역의 핵심 산업 전반을 한국 스타트업의 디지털 기술로 업그레이드하는 '테스트베드 도시'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파라나주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은 파라나 지역 기업과 합작법인을 세워 브라질·라틴아메리카 시장에 맞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여기서 검증된 모델을 다시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리안밸리에서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는 GDIN 김종갑 대표, 장석진 본부장/사진=GD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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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IN-파라나산업연맹 MOU…4만7000개 기업과 '직접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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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IN은 코리안밸리 오픈식에 앞서 지난 26일(현지시간) 한-브라질 기업 간 협업을 위해 파라나산업연맹(FIEP)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FIEP는 파라나주 4만7000여개 기업이 가입한 산업단체다. 이번 협약을 통해 GDIN은 FIEP 회원사와 한국 기업을 직접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맡는다. 양측은 FIEP가 운영 중인 디지털 플랫폼 'Parana4Business'를 활용해 공동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발굴하고, 기술·정보 교류와 사업화도 이어갈 계획이다.
구조는 단순하다. 브라질 기업이 한국기업과 손잡고 싶을 때는 FIEP가, 한국 기업이 브라질 현지 파트너를 찾을 때는 GDIN이 돕는 투트랙 체계다. 이를 통해 파라나의 중견·중소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한국 기술을 손쉽게 접하고, 한국 기업은 복잡한 브라질 시장 진입 관문을 보다 수월하게 넘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김종갑 GDIN 대표는 현지 행사에서 "코리안밸리를 통해 파라나와 한국이 함께 개발한 솔루션을 브라질과 라틴아메리카 시장에 맞게 다듬고, 다시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판교에서 시작된 혁신의 흐름을 브라질 내륙 도시까지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또 다른 특징은, 혁신의 무대를 '대도시'가 아닌 내륙 중소도시로 끌고 내려왔다는 점이다. 파라나주 혁신·인공지능 담당 국무장관 알렉스 칸지아니는 "쿠리티바나 론드리나 같은 대도시의 혁신을 얘기하는 건 쉽지만, 우리는 주 전체, 특히 작은 도시에도 기술혁신 기회를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바이포라 시는 코리안밸리와 연계된 '아그로테크 기술 인큐베이터'를 구축했다. 실험실, 코워킹 스페이스, 회의실과 함께 연구기관·협회·기업을 위한 전용 공간을 갖춘 일종의 '스타트업 캠퍼스'다. 파라나 주정부는 혁신·AI 부처 예산으로 실험실 장비와 드론, 가구 구매 등에 100만헤알(약 3억원)을 지원했다.
브라질 GDIN 홍보대사 알렉산드루 몬타냐는 "이바이포라는 브라질·파라나 지역 기업과 한국 기업을 잇는 첫 허브가 될 것"이라며 "이 모델이 성공하면 다른 주에서도 대표단이 찾아와 같은 구조를 도입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티뉴 주니오르 파라나주 지사는 "이바이포라는 한국 기업의 라틴아메리카 진출 관문이자, 파라나·브라질 스타트업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코리안밸리를 통해 더 스마트하고 역동적인 도시, 나아가 더 나은 삶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사진1> 브라질 파라나 주 청사 내 코리안 밸리 설립·운영에 관한 주지사 및 주 장관 협력회의 (왼쪽부터) GDIN 브라질 홍보대사 알렉산드루 몬타냐, 인베스트 파라나 국제 및 기관 관계 담당 이사 지안카를로 로코, GDIN 김종갑 대표, 파라나 주지사 카를로스 마사 라티뉴 주니오르, GDIN 장석진 사업본부장, 파라나 주 재무부 장관 노르베르토 오르티가라, 파라나 주 과학기술고등교육부 장관 알도 보나, 파라나 주 교육부 장관 조앙 지오나/사진=GDIN[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