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디지털' 글로벌 실증사업 첫해부터 성과…"세계서 실력 증명"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5.12.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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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NIPA·GDIN 첫 'AI·디지털전환 혁신기업 해외실증 지원사업'
로봇웨어AI·모닛·큐브세븐틴·틸다·코드프레소 등 딥테크 8개사 잇단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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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디지털전환(DX) 기술기업이 해외 현장에서 기술을 직접 검증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신규 지원사업이 벤처·스타트업 업계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으며 초기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글로벌디지털혁신네트워크(GDIN)는 올해 처음 추진한 '2025년 AI·디지털전환 혁신기업 해외실증 지원사업'에 △로봇웨어AI △모닛큐브세븐틴틸다코드프레소클라썸테트라시그넘 △트리플렛 등 총 8개 기업이 선정됐으며, 대부분 해외 수요기관과의 실증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사업은 교육, 농·축산, 디지털 헬스케어, 디지털 제조 등 4대 분야에서 혁신기술을 보유한 국내 딥테크(첨단기술) 기업이 해외기관과 협력해 현지에서 기술의 효과를 직접 검증하는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기술을 소개하거나 수출하는 데 그쳤던 기존 해외진출 방식과 달리 현지의 구체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술이 실제로 기여하는지를 입증하는 '글로벌 시장형 실증 모델'을 국내 정책사업에 처음 도입했다는 점에서 산업계 주목을 이끌었다.

특히 이번 사업의 특징은 기업이 해외 수요처를 일일이 발굴할 필요 없이, GDIN이 사전에 선정한 전 세계 29개 기관의 실증 수요 리스트 중 원하는 과제를 선택해 바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한 '지정 공모형' 방식이라는 점이다. 스타트업의 해외 네트워크 한계를 보완하고, 실증 실패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구조적 장치라는 설명이다.

선정 기업들은 최대 1억원 규모의 실증 비용을 받아 기술을 현장에 직접 적용해본다. △인건비 △시제품 제작 △데이터 구축 △항공료 등 실증 수행에 필요한 대부분의 항목이 포함됐다. GDIN 측은 "이번 사업은 단순한 해외 홍보 프로그램이 아니라 해외 기관의 실제 운영 환경 속에서 기술을 시험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평가·계약·실증 전 과정을 정부와 GDIN이 함께 동행하기 때문에 국내 디지털전환 기업의 글로벌 진출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해외 실증 지원사업은 첫해임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실증 프로젝트가 추진되며 "K-디지털 기술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참여 기업 가운데 로봇웨어AI는 말레이시아 디지털경제공사(SDEC)와 손잡고 AI(인공지능)·IoT(사물인터넷) 기반 무인 양계 스마트농장 플랫폼 실증에 착수했다. 사료 관리와 환경 제어, 질병 예측, 데이터 기반 보고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자동화 기술을 동남아 특유의 고온다습한 기후 조건에서 직접 시험하는 단계다.

조용준 로봇웨어AI 대표는 "말레이시아는 1인당 가금 소비량이 세계 상위권이며 10만수 이상을 키우는 대형 농장이 많아 자동화 수요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어 "말레이시아는 동남아 스마트축산 시장의 테스트베드이자 진출 관문"이라며 "이번 실증이 성공하면 아세안 전역으로 AI 축산 자동화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모닛은 싱가포르 공공병원에 환자를 대상으로 기저귀 배설 감지 센서(MECS) 실증을 시작했다. 이 기술은 배설 여부를 AI가 자동 감지해 간병인의 확인 부담을 줄여주고, 기저귀 방치로 생기는 피부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 요양시설 운영 효율성을 크게 높여준다.

AI 치과 솔루션 기업 큐브세븐틴은 미국·유럽에서 환자를 대상으로 AI 보철 설계·교합 분석 자동화 기술을 시험하기 시작했다. 보철물 디자인부터 교합 분석까지 대부분의 과정을 자동화해 치료 기간을 기존 며칠에서 당일로 줄일 수 있다. 이번 실증에서는 보철 정확도, 환자 만족도, 시간 단축 효과 등을 비교 검증한다. 큐브세븐틴 측은 "미국·유럽은 치과 선진국으로 규제가 까다롭지만, 검증에 성공할 경우 글로벌 치과병원 체인 도입 가능성이 열리며 해외 파트너십 확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제조 AI 기업 틸다는 독일·오스트리아 제조 현장에서 AI 공정 자동 최적화 플랫폼(ArgMax®)의 효율을 시험 중이다. 틸다 관계자는 "이번 실증에서 수율·생산성·에너지 사용량을 10~25%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데이터를 비교하고 있다"면서 "성과가 입증되면 유럽 생산라인 도입 속도가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다양한 실증 프로젝트는 향후 후속 투자와 현지 법인설립, 공동연구, 장기 공급계약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에 효과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김종갑 GDIN 대표는 "각 국가가 가진 서로 다른 문화·규제·환경 속에서 기술을 시험해보는 경험은 국내 스타트업에게 매우 큰 자산"이라며 "이번 프로그램이 'K-디지털'의 글로벌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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