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AI(인공지능) 칩을 사용해왔던 메타 플랫폼스가 구글이 자체 개발한 AI 칩을 사용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알파벳 최근 3개월간 주가 추이/그래픽=김지영
디 인포메이션은 24일(현지시간) 메타가 2027년에 구글이 자체 개발한 맞춤형 AI 칩인 TPU(텐서 프로세싱 유닛)을 수십억달러 규모로 도입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메타가 내년에 구글 클라우드에서 TPU를 임대해 사용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는 알파벳이 AI 칩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와 AI 칩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려고 애쓰는 AMD에 대해 위협적인 경쟁자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구글은 이미 AI 모델 개발회사인 앤트로픽에 최대 100만개의 TPU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메타까지 합류한다면 TPU는 엔비디아의 AI 칩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TPU는 10년도 더 전에 AI 작업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맞춤형 칩으로 복잡한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을 수행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 AI 칩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우려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TPU의 매력도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의 AI 칩인 GPU(그래픽 처리장치)는 원래 게임과 그래픽용으로 설계됐으나 대량의 데이터와 계산을 병렬 처리하는 능력 때문에 AI 학습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자리잡게 됐다.
한편,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 주가는 24일 정규거래 때 6.3% 오른 318.58달러로 마감한 뒤 시간외거래에서 2.6% 추가 상승했다. 구글은 지난주 공개한 제미나이 3가 크게 호평을 받고 있다. 구글은 제미나이 3 모델을 훈련하는데 자체 개발한 TPU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알파벳 주가는 올들어 68.3% 급등했는데 대부분의 상승이 최근 3개월 이내에 이뤄진 것이다. 알파벳 주가는 최근 3개월간 54.6% 올랐다.
지난 9월 초 반독점 소송에서 알파벳이 웹 브라우저인 크롬을 분할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나오며 악재가 사라진 가운데 구글의 제미나이 AI 모델과 TPU AI 칩의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14일 장 마감 후에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올 3분기에 알파벳을 약 1785만주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추가 상승의 모멘텀을 마련했다.
메타가 알파벳의 AI 칩을 쓸 수도 있다는 소식에 알파벳과 함께 맞춤형 AI 칩을 개발한 브로드컴도 이날 정규거래 때 11.1% 급등한데 이어 시간외거래에서 1.7% 더 올랐다.
네트워킹 장비회사인 셀레스티카와 광통신 부품회사인 루멘텀 홀딩스도 정규거래 때 15.2%와 17.1% 치솟아 오른데 이어 시간외거래에서 1%씩 추가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