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1일 서울시 강남구 디캠프 선릉점에서 열린 '마이데이터 정책 스타트업 간담회'/사진=코리아스타트업포럼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가 추진하는 '본인전송요구권' 확대가 스타트업·중소기업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기업 등에 정보가 편중될 수 있고 비즈니스 데이터가 경쟁사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본인전송요구권은 개인 등 정보주체가 기업·기관에 자신의 정보를 본인 또는 제3자에게 전송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개보위는 본인전송요구권을 의료·통신 분야에서 전 분야로 확대하고, 각 개인에게 대리권을 부여해 정부가 지정한 중개기관 등 제3자도 본인 동의하에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지난 21일 서울시 강남구 디캠프 선릉점에서 '마이데이터 정책 스타트업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본인전송요구권 확대가 가져올 영향과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간담회에서 발제를 맡은 김용희 선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개보위의 개정안이 주문 목록, 패턴 등 개인의 사생활과 기업의 핵심 영업정보 등 공익과 관계없는 민감 정보가 외부에 노출될 수 있다며 "고객들의 민감정보가 포함될 수 있음에도 전송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치명적 결함"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업들이 구축한 주문 패턴, 가격 정책, 고객 세분화 전략, 셀러 정보 등은 기업의 핵심 영업비밀"이라며 "이런 정보까지 전송하게 되면 스타트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벤처 업계도 우려를 표했다. 최지영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상임이사는 "스타트업의 경쟁력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그 결과로 산출되는 데이터"라며 "본인전송요구권 확대로 핵심 비즈니스 데이터가 경쟁사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스타트업의 창업 요인과 의지가 약화될 것"이라고 했다.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본부장은 "데이터 전송을 위한 시스템 구축 비용과 보안 리스크는 벤처기업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신규 창업과 혁신 서비스의 진입장벽을 높여 플랫폼 경제 전반의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대기업 또는 특정 중계전문기관들에게 정보가 편중화될 것이고 독과점화되어 기울어진 운동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지난해에 이어 개보위가 추진 중인 본인전송요구권 확대 관련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개인정보위원회는 규개위 권고와 전문가·스타트업 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이길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