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특히 지난 1~4월 자동차 판매가 처음으로 1000만대를 돌파하는 등 중국 시장은 올해도 성장을 지속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관세 전쟁 등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하자 중국이 내수 부양을 위해 '이구환신'(노후가전·자동차 교체) 정책을 연장한 영향이 크다.
작년 8월부터 중국 정부는 기존 차량을 폐차하고 내연차로 교체시에는 1만5000위안(약 296만원), 전기차로 교체시에는 2만위안(약 394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전기차는 차량취득세 10%도 면제되기 때문에 중국인들은 대부분 전기차를 구매한다.
작년 7월 승용차의 전기차 침투율(신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이 50%를 돌파하면서 이미 전동화가 대세인데, 이구환신까지 더해지자 전동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또 BYD 등 중국 로컬 브랜드가 전동화에 힘입어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폭스바겐, 토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소비 시장의 이점을 살려 전기차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중국의 야심이 현실화되는 것 같아 두려울 정도다. 올해 중국 자동차 시장의 주요 현황을 살펴보자.
대세로 부상한 전기차…로컬화 빨라지며 독일·일본 점유율 급감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46.2% 증가한 430만대를 기록했으며 전체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은 42.7%로 상승하는 등 전기차가 대세다.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상용차·승용차를 통틀어 집계되며 해외 수출물량도 포함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2020년 불과 136만7000대에서 2024년 1286만대로 9배 이상으로 급증했으며 전기차 비중은 작년에 40%를 돌파했다.
승용차의 전기차 비중은 더 높다. 작년 7월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이 51.1%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내연기관차를 앞선 이래 전기차 비중은 계속해서 50%를 상회하고 있다.
특히 BYD, 지리차, 샤오펑, 리오토 등 중국 로컬 브랜드가 전동화를 선도하면서 중국 자동차 시장의 로컬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 1~4월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로컬 브랜드는 작년 대비 27.4% 늘어난 594만대를 판매하면서 성장을 지속했다. 로컬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68.7%로 작년 동기 대비 8.1%포인트 급등했다.

20%를 넘나들던 독일 브랜드 점유율은 13.2%로 하락했고 일본 브랜드는 9.4%, 미국 브랜드는 5.8%에 그쳤다.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은 1.7%, 프랑스 등 유럽 브랜드는 1.2%다.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4월 로컬 브랜드는 승용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이 72.8%에 달했으나, 폭스바겐·토요타 등 합자 브랜드는 6.8%에 그치며 점유율 격차가 확대됐다.
중국 자동차 시장 성장과 더불어 근래까지 성장세를 지속했던 폭스바겐, 토요타, GM 등 독일·일본·미국 완성차 업체는 경영 악화로 난리가 났다. 유럽 최대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독일 내 생산능력을 반으로 줄이고 인력을 3만5000명 감축키로 노조와 합의했으며 실적 부진에 빠진 닛산은 2만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기아는 이미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낮아져 영향을 받지 않았다.
2023년부터 자동차 수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특히 올해는 전기차 수출이 급증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1~4월 전기차 수출량은 64만대로 작년 대비 52.6% 증가했다. 전기차 수출이 7.9% 감소한 내연기관차 수출을 상쇄하고 올해 수출 성장을 견인했다는 얘기다.
작년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대 35.3%의 상계 관세를 추가 부과하는 등 전 세계적인 보호 무역 움직임에 작년 6.7%에 그쳤던 전기차 수출 증가율이 올해 52.6%로 반등한 사실에도 눈에 띈다. 중국 전기차의 영향력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올해 1~4월 중국 자동차 수출 상위 5개 업체는 체리자동차(34.1만대), BYD(29.3만대), 상하이자동차(27.1만대), 창안자동차(20.2만대), 지리자동차(14만대)로 상하이자동차만 빼면 민영 자동차 기업이 선도하고 있다.
BYD, 지리, 체리, 창안자동차 등 중국 전기차 업체는 이미 중국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CPC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68%를 중국이 차지했다. 전기차 침투율도 중국이 46%, 독일 24%, 노르웨이 75%에 달한 반면, 미국은 9.7%, 일본은 2%에 불과했다.
전 세계 1분기 전기차 판매 증가분의 84%를 중국 혼자서 차지했다. 전기차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BYD는 지난 4월 한국에서 높은 가성비를 내세워 '아토3' 단일 차종으로만 543대를 팔아치우는 등 한국도 중국 전기차 영향권 안이다. 향후 찻잔 속 태풍에서 벗어난 중국 전기차 산업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 기자 사진 김재현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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