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원지현 두어스 대표·김유준 CTO/사진=남미래 기자"언니, 원피스 정보 좀" "구매는 인스타 프로필서 가능해요."
인플루언서들의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에 자주 보이는 댓글이다. SNS는 단순한 소통과 콘텐츠 검색을 넘어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의 'SNS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SNS 이용자 절반 이상이 SNS를 통해 쇼핑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왓챠 공동창업자인 원지현 두어스 대표가 이 시장에 주목한 이유다. 두어스는 인플루언서와 브랜드를 연결하는 플랫폼 지비지오(ZVZO)를 운영 중이다. 인플루언서가 브랜드 제품을 직접 선택하니 팔로워들은 그 '진정성'에 반응한다. 원지현 대표는 "온라인 커머스의 중심은 기존 유통 채널에서 SNS로 이동하고 있다"며 "두어스는 인플루언서가 진심으로 소개하고 싶은 브랜드와 자발적으로 협업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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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의 '찐템' 홍보…1000명 팔로워도 5억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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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스 개요/그래픽=이지혜인플루언서 커머스라고 하면 흔히 '공구'(공동구매)를 떠올린다. 이때 브랜드사들이 인플루언서에게 공구 조건을 제안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른바 '공구템'(공동구매용 상품)도 유행하다보니 여러 인플루언서가 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는 콘텐츠의 신뢰도가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개그우먼 이수지의 인플루언서 패러디 캐릭터 '슈블리맘'이 인기를 끈 것도 이러한 실상에 바탕을 뒀다.
두어스 지비지오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는 지비지오를 통해 자신이 판매하고 싶은 상품을 브랜드사에 요청한다. 브랜드사의 승인이 떨어지면 제품 콘텐츠와 판매 페이지를 SNS에 공유한다.
그러자 팔로워가 적어도 큰 성과를 올리는 사례가 나온다. 원 대표는 "팔로워 1000명 이하인 인플루언서가 지비지오를 통해 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인플루언서가 진정성 있게 제품을 추천하니 소비자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원 대표는 "최근 인플루언서 커머스는 기존의 광고나 공동구매처럼 일방적으로 조건을 제시받는 방식이 아니라 인플루언서가 주도적으로 상품을 고르고 협업하는 방식"이라며 "지비지오에 입점한 브랜드사는 약 500개 이상으로, 실시간 데이터를 통해 판매 성과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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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속도에 투자자도 놀라…글로벌 진출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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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비지오는 지난해 5월 서비스 출시 후 월평균 거래액이 45%씩 성장했다. 지난 3월 100억원의 시리즈A 투자도 유치했다. 데이터 기반으로 경쟁력을 키운 게 주효했다. 일례로 인스타그램에서 댓글을 달면 DM으로 구매 링크를 자동 발송하는 기능을 자체 개발해 무료로 배포했다. 다이렉트 메시지(DM)을 활용하는 인플루언서의 실적이 더 높다는 데이터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원 대표는 "댓글이 많이 달린 콘텐츠는 알고리즘을 타고 조회수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알고 서비스를 바로 개발했고 재방문율이나 월활성이용자수(MAU) 등 핵심지표가 유의미하게 올라갔다"며 "투자자들도 빠른 실행력과 성장속도에 놀라워했다"고 말했다.
김유준 CTO는 "여러 자동화 툴을 빠르게 도입해 크리에이터의 수익화를 지원하고 있다"며 "크고 작은 실험들을 쉴 새 없이 반복하면서 지금의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두어스는 현재 집중하는 패션·잡화 외에 뷰티, 키즈, 인테리어, 식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장할 계획이다. 해외 진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원 대표는 "키즈, 먹방, 헬스 등 인플루언서들의 분야가 다양한 만큼 두어스도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며 "현재 미국, 일본, 대만 등 글로벌 파트너와 논의 중이고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