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맞춤형 영양사료 '뚝딱', 입짧은 우리 댕댕이도 '꿀떡'

박기영 기자 기사 입력 2025.07.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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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김대운 펫누리 대표

김대운 펫누리 대표가 소변키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박기영 기자
김대운 펫누리 대표가 소변키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박기영 기자
#서울 서초구에 사는 A(37)씨는 최근 2살 반려견 때문에 고민이 많다. 반려견 영롱이가 사료를 먹지 않아서다. 좋은 성분이 많이 들었다는 광고를 보고 구입했지만 반려견이 먹지 않아 집 구석에 쌓인 사료도 적지 않다. 사료와 함께 눈 영양제와 피부 영양제를 고르니 10만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 나왔다. 언젠가 영롱이에게 꼭 맞는 사료를 찾길 바라며 결제를 한다.

KB금융지주 '2025 한국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반려동물을 둔 가구는 591만 가구로 2023년 말(585만 가구)보다 1.1%(6만 가구) 늘었다. 구성원은 총 1546만명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대비 29.9% 수준이다. 이중 가장 많은 것은 반려견을 키우는 가구로 총 455만가구로 나타났다.

전 국민 3명 중 1명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지만 대부분의 양육자는 반려동물에게 맞는 사료가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시중에 나와있는 수 많은 사료를 하나씩 먹여보고 잘 먹는 제품을 다시 구매한다. 국내 사료 시장은 일반 제품과 프리미엄 제품, 그리고 동물병원에서 처방해주는 처방사료로 나뉜다. 반려동물에게 '맞춤사료'는 특정 질병이나 건강상의 문제가 생겼을 때만 먹이는 셈이다.

반려가구의 사료 선택 고민을 1대1 맞춤형 사료로 해결하겠다고 나선 스타트업이 있다. 가입 시 무료로 제공되는 소변 진단키트와 20여종의 설문을 통해 반려동물의 체질 및 건강을 체크하고 AI(인공지능) 기반으로 최적화된 사료를 만들어 제공하는 '펫누리'다.
펫누리에서 만든 1대1 맞춤사료 이미지./사진제공=펫누리
펫누리에서 만든 1대1 맞춤사료 이미지./사진제공=펫누리
펫누리는 반려동물 이커머스 브랜드 '펫쭈'를 운영하는 김대운 대표와 서울대 수의학과 김명석 수의사가 의기 투합해 2023년 8월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동명의 반려동물 헬스케어 플랫폼 '펫누리'를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펫누리는 단순히 '건강이 나빠지면 병원에 간다'는 상식에서 벗어나 반려동물의 건강을 미리 진단하고 예방하는 플랫폼"이라며 "지난 1년간 반려동물들의 소변검사 데이터를 이용해 AI 건강진단 결과를 고도화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펫누리는 수의대 교수진와 함께 1년간 딥러닝을 통해 AI 진단 시스템을 확립했다. 이를 기반으로 10여종의 기본 레시피에서 반려동물 취향에 따라 습식과 건식으로 나누고, 33가지 영양제 중 3가지를 코팅해 완성한다.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에 따라 수십, 수백가지의 레시피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특히 필요 영양성분 코팅이 들어가기 때문에 추가로 영양제를 구입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생산은 처방전용 사료를 만드는 전문업체에 ODM(주문자상표부착 생산) 방식으로 진행해 재고 부담을 최소화했다.

진단키트는 소변을 통해 △방광·요도염 △요로결석 대사성 질환 △신부전 △당뇨·췌장암 △케톤산증 △간염 △간기능 이상 △신장질환 △요로감염 등 10여가지 이상의 질환을 검사할 수 있다.

펫누리는 오는 9월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해 소변검사와 1대1 맞춤사료 뿐만 아니라 △산책 거리 △인근 동물병원 △반려동물 동반 식당 △접종 시기 △커뮤니티 등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래픽=윤선정
그래픽=윤선정
펫누리는 사업성을 인정받아 설립 직후 10억원 규모 시드 투자를 유치했으며 현재 30억원 규모 프리시리즈A 라운드를 진행 중이다. 오는 9월 앱 런칭 후 본격적으로 진행할 마케팅과 사업 비용을 확충할 목적이다.

김 대표는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가장 불안한 순간은 아이가 아픈 순간"이라며 "앞으로 검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건강 이상 징후를 미리 감지해 알려주는 기능까지 확장해 반려동물 가구의 걱정을 덜어주는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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