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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농가도, 투자자도 '웃음꽃'..."최종 목표는 한우 세계화"

김진현 기자 기사 입력 2025.10.1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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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안재현 스탁키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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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현 스탁키퍼 대표 /사진=김진현 기자
안재현 스탁키퍼 대표 /사진=김진현 기자

한우를 증권화해 일반인도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게 하고, 키운 소를 직접 가공해 판매까지 하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의 스타트업이 있다. 조각투자부터 판매까지 한우 밸류체인을 완성한 스탁키퍼다.

안재현 스탁키퍼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조각투자를 통해 농가에 사육 자금을 제공하고, 성장한 한우를 가공·판매하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며 "원료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한우 농가에서 나고 자랐다. 미국 UC버클리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한화 무역 부문에서 5년간 해외 육우 수입을 담당했다. 그에게 '소'는 가장 친숙한 가축이자 사업 아이템이었다.

직장 생활 중 번 돈을 부모님의 송아지 구입 자금으로 빌려주고 이후 수익 일부를 돌려받았던 경험은 조각투자 아이디어로 이어졌다. 안 대표는 "여러 사람의 자금을 모아 농가에 투자하고 발생한 수익을 나누면 농가의 자금난을 덜고 투자자의 수익 욕구도 채워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20년 설립된 스탁키퍼는 2021년 5월 한우 펀딩 플랫폼 '뱅카우'를 오픈한 이후 꾸준히 성장해왔다. 현재까지 13회차에 걸쳐 한우 조각투자상품(투자계약증권)을 발행했다. 조각투자 플랫폼뿐만 아니라 옥수, 용산, 역삼 등에 '솔직한우' 매장을 운영하면서 한우도 판매한다.


농가 자금난 해법 제시·폐사 위험 완화장치 마련도


농가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자금조달과 불안정한 수입이다. 안 대표는 "한우 100마리를 키우는 데 드는 비용으로 약 8억원이 필요하다"라며 "일반 농가에서 큰 액수를 저리로 융통하기 어렵다 보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만 한우를 키우고 있는 게 보통"이라고 말했다. 송아지 구매를 위한 대출상품도 없기 때문에 대부분 농가는 축사 부지를 담보로 대출받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스탁키퍼는 현재 12곳의 농가와 협력하고 있다. 하지만 2주마다 5~6곳의 농가가 협력 문의를 해올 정도로 관심이 높다. 그는 "농가가 대출로 자금을 조달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며 "투자방식을 활용하면 자금조달 문제를 해소하면서 안정적인 소득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우 조각투자의 가장 큰 우려는 폐사 리스크다. 스탁키퍼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도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구제역 등 1급 가축전염병으로 인한 폐사 시에는 국가에서 전액 보상이 나오며 보상금을 받을 때까지 약 60일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투자자 보호기금'을 만들어 먼저 지급하고 후에 수취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농가 부주의나 자연 폐사의 경우 인정 폐사율 초과 시 농가에서 배상하는 구조다. 인정 폐사율은 과거 10년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1% 정도가 적용된다. 김 대표는 "월간 사육비를 스탁키퍼가 지급하는 형태다 보니 폐사가 발생하면 그 손실분을 사육비에서 차감하고 지급한다"며 "농가들도 웬만하면 폐사가 안 나오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임종철
/그래픽=임종철


금융사 협업 및 '신뢰 구조 구축' 강점


최근 경쟁사들도 한우 조각투자에 뛰어들고 있지만 스탁키퍼의 선발주자 우위는 확고하다. 김 대표는 "투자계약증권 발행부터 투자 회수까지 4~5년이 소요된다"며 "경쟁사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진입장벽"이라고 자신했다.

올해 우리금융그룹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디노랩' 서울 6기에 선정된 스탁키퍼는 우리금융 계열사들과 다양한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 안 대표는 "금융업도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기 때문에 신종 증권이나 새로운 형태의 투자상품이 필요할 것"이라며 "스탁키퍼의 투자계약증권이 새로운 형태의 상품으로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중에선 신한투자증권과 NH농협은행이 현재 스탁키퍼의 계좌관리기관을 맡고 있다. 안 대표가 생각하는 플랫폼 기업의 가장 큰 위험은 고객 예치금을 보호하지 못하는 데 있다. 스탁키퍼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 예치금을 국내 은행 계좌를 거쳐 해외 금융기관에 예치되고 운용 지시할 수 있도록 구조를 짰다.

김 대표는 "현재 고객 예치금이 저희 쪽으로 들어오지 않고 은행 계좌를 거쳐 외국 금융사로 가는 구조"라며 "사업비 자체도 청약 완료 후 에스크로 계좌에서 운용 지시할 수 있어 중간에 문제가 발생해도 끝까지 사업을 이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팝·K드라마' 잇는 '한우' 글로벌 확장 목표


스탁키퍼의 최종 목표는 한우를 글로벌 투자상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 3~5년은 국내가 아니라 글로벌을 대상으로 한우 자산을 투자 형태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라며 "한우를 가공(F&B)해 수출하거나 가공식품으로 판매하는 꿈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나 일본 등 해외에서 거래가 가능한 토큰증권 발행(STO)도 계획하고 있다. 안 대표는 "해외 투자자가 국내 한우 시장에 투자하게 되면 한우 사육업에 국외 자본이 유입되는 의미 있는 일"이라며 "소는 어느 나라에서든 인지되고 가치 있는 자산으로 통용되기 때문에 해외 투자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한우는 22조원 규모의 거대한 시장이면서도 리얼월드에셋(RWA)으로서 토큰화하기에 적합한 자산이라는 것이 김 대표의 판단이다. 그는 "많은 사육 두수를 확보하고 직접 가공·유통해 국내 판매 체인을 구축한 다음, 해외로도 수출하는 체인을 만들 것"이라며 "진정성을 가지고 한우를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탁키퍼는 현재 시리즈B 투자유치를 진행 중이다. 투자금 유치를 통해 더 많은 농가와 협업해 투자계약증권 발행을 늘리는 방식으로 외연을 확장할 계획이다.

스탁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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