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토불이 농산물 수출 확대…종자 IP 거래 활성화 나선 스타트업

박기영 기자 기사 입력 2025.07.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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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박창준 로버스 대표

박창준 로버스 대표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박기영 기자
박창준 로버스 대표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박기영 기자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존 쌀이나 밀이 아닌 대체식품이 유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탈리아 고대작물 '파로'다. 파로는 쌀이나 밀에 비해 당분이 적고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 건강식으로 꼽힌다. 건강식이 아니어도 새로운 맛을 선보인 사례도 있다. 일본에서 건너온 개량 포도인 샤인 머스캣은 높은 당도로 우리나라 과일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외국 농작물이 국내에 새롭게 등장하면 시장의 관심을 받지만 반대로 우리나라 농작물이 해외로 진출한 사례는 적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쌀을 포함한 농산물 수출액은 2023년 기준 4만달러로 수입액(4000만달러) 대비 1000분의 1수준에 그쳤다. 농업은 식생활에 큰 영향을 주는 근간 산업임에도 그간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와 S&P글로벌에 따르면 전 세계 종자시장 규모는 60조원을 넘고, 국내 시장도 8000억원 수준이다. 종자 IP(지식재산권)시장을 전문적으로 다루겠다고 나선 스타트업이 있다. 농업 IP 전문 스타트업 로버스다. 로버스는 국내에서 우수한 종자 IP를 확보해 외국에서 재배해 판매하는 사업을 한다. 현재 해외 공략을 추진 중인 IP는 미국 쌀시장을 겨냥한 토종쌀 '향미'다.

아울러 해외에서 유명한 종자를 확보해 국내에서 판매하기도 한다. 현재 이탈리아 고대 작물 '파로'를 수입해 국내 유통사에 판매하고 있다. 파로의 국내 생산도 추진 중이다. 트렌드에 맞는 외국 농작물을 들여와 식생활을 다채롭게 개선하겠다는 포부다.

박창준 로버스 대표는 "IMF 외환위기 당시 국내 5대 종자회사 중 4곳이 외국에 팔렸다"며 "농업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AI(인공지능)보다 훨씬 필수 불가결한 기간 산업임에도 역설적으로 혁신이 가장 더디기 때문에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UCI) 캠퍼스를 졸업하고 현지 철강회사에서 원자재 트레이딩을 경험한 박 대표는 관심이 많던 농업 분야에 트레이딩 시스템을 적용해보겠다며 창업을 결심했다. 이후 오랜 친구이자 공동창업자인 송하인 COO(최고운영책임자)와 함께 2023년 로버스를 설립했다.
로버스는 지난해에만 6억5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 이미 2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주요 매출은 파로로 월 3억원 규모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올해는 미국 현지에서 향미쌀 재배를 통해 본격적인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로버스는 사업성을 인정받아 9억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최근 18억원 규모 프리시리즈A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처음 계획은 15억원이었으나 3억원을 초과 모집했다. 주요 투자자는 한국투자엑셀러레이터, 벽산, 인포뱅크 등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AI를 통한 신품종 개발이다. 그간 다양한 품종 개발 과정에서 쌓인 데이터를 AI로 조합해 원하는 특정 형질의 농작물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41만종 이상의 품종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글로벌 품종 유통을 위한 B2B SaaS(기업 대상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플랫폼을 통해 농업 기업들이 직접 IP 등록 및 수출입 가능 여부를 검토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여러 종자회사와 교류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대부분 데이터를 종이문서로 보유하고 있는 종자회사에 DX(디지털 전환) 서비스도 제공한다. 박 대표는 "종자IP 사업은 M&A(인수·합병)와도 유사한 면이 있다"며 "거래가 활발해지면 한 나라의 식문화가 더욱 다채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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