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홍승주 오웰헬스 대표/사진=남미래 기자"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불안은 사실 과장된 경우가 많아요. 최악의 상황에 집중하는 것이죠. 이럴수록 생각과 감정 사이에 거리를 두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홍승주 오웰헬스 대표는 "생각과 거리두기도 연습과 교육이 필요하며, 이는 약물이나 상담치료 없이 일상에서도 충분히 실천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대표가 이끄는 오웰헬스는 인지행동치료(CBT)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심리치료 프로그램 '디스턴싱(Distancing)'을 운영 중이다. 인지행동치료란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지와 행동을 변화시키는 치료방법이다.
홍 대표는 "디지털 기반 인지행동치료는 비용 대비 효과성이 뛰어나며 대면치료에 준하는 결과를 보이기도 한다"며 "디스턴싱을 통해 높은 심리치료의 문턱을 낮추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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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 학습지 '디스턴싱', 전문가 1대1 코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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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웰헬스 개요/그래픽=김지영홍 대표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자마자 창업 전선에 뛰어들며 '진료실 밖 의사'의 길을 걷고 있다. 의대시절 정신과 실습을 하며 '병원 밖 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깨달아서다.
홍승주 대표는 "우울증이 악화하면 입원하고 나아지면 퇴원하는 일상이 반복되는 환자들을 보며 마치 강 하류에서 환자를 건져서 다시 강 상류로 올리고 이들이 떠내려오는 과정이 반복되는 것 같았다"며 "일상 속에서 자신이 겪는 심리적 문제를 대처하는 방법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2021년 9월 오웰헬스를 설립하고 디스턴싱을 개발했다. 디스턴싱은 인지행동치료(CBT), 수용전념치료(ACT), 마음챙김 인지치료(MBCT) 등 인지치료 이론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디스턴싱은 △약 15명의 심리치료 전문가와 1:1 매칭 △기록, 명상, 행동과제 등 개인 맞춤형 프로그램 △매일 프로그램에 대한 전문가의 피드백 등을 제공한다. 사용자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기록하고 명상이나 행동 과제를 수행하는 게 골자다.
홍 대표는 "디스턴싱은 일종의 '정신건강 학습지'"라며 "매일 과제를 수행하고 안 되는 부분은 전문가가 하루 한 번씩 피드백하며 코칭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챗GPT를 이용한 비공식 심리상담이 늘고 있지만 홍 대표는 경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심리치료는 단순히 공감하는 것을 넘어 긍정적 행동은 강화하고 부정적 행동은 줄이는 '행동 수정'이 필요하다"며 "GPT 기반 상담은 공감은 잘하지만 부정적 생각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디스턴싱은 심리 전문가의 개입이 이뤄지는 '가이디드 셀프 헬프(guided self-help)'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며 혼자서 진행하는 챗봇 상담과 달리 치료 효과가 보다 검증된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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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1억서 13억 목표…"올해 성장 원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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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디스턴싱 유료 이용자는 약 1000명으로, 프로그램은 3개월 과정에 30만원 수준이다. 오웰헬스에 따르면 이용자들은 평균 7주 후 우울 34%, 불안 40%, 스트레스 23% 감소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 대표는 "약물이나 상담으로 효과를 보지 못한 분이 8개월간 디스턴싱을 이용하고 정신과 주치의로부터 '무슨 일이 있었냐'는 질문을 받을 정도로 호전된 사례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회사의 성장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 1억원이던 오웰헬스는 올해 5월 월 매출이 1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연매출 13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3분기 내 손익분기점(BEP) 돌파도 기대하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해까지 다양한 사업검증(PoC) 과정을 거쳤고 올해부터는 디스턴싱의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설 계획"이라며 "국내에서 서비스를 안정화시킨 후 다른 질환이나 해외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